《태유나의 듣보드뽀》

JTBC 새 월화드라마 '아이돌' 첫주 시청률 0.8→0.6%
;미생' 작가 드라마로 기대 모았지만…
소재와 분위기·연출의 엇박자, 타깃 시청층 잃었다
'아이돌' 포스터./사진제공=JTBC스튜디오, 미디어그룹테이크투, 트랜스페어런트아츠
'아이돌' 포스터./사진제공=JTBC스튜디오, 미디어그룹테이크투, 트랜스페어런트아츠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새로울 것 없는 '아이돌', '망돌' 다루는 '망드' 되나

탄탄한 필력의 '미생' 작가도 아이돌 소재 드라마는 살리지 못하는 걸까.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실 이야기를 그려내며 많은 공감을 얻은 '미생' 정윤정 작가가 JTBC 새 월화드라마 'IDOL [아이돌 : The Coup]'(이하 '아이돌')에서는 시청률 0%대라는 굴욕을 맛봤다.

'아이돌'은 '망돌'(망한 아이돌)로 불리는 걸그룹 코튼캔디가 해체 위기에 놓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당당하게 내 꿈에 사표를 던지는 청춘들의 성장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8일 베일을 벗은 1회에서는 데뷔 6년 차 코튼캔디의 처참한 망돌 현실이 그려졌다. 특히 코튼캔디를 알리기 위해 분투하는 리더 제나(안희연 분)의 모습은 EXID 멤버였던 하니(안희연)가 무명을 거쳐 '역주행의 아이콘'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엿보는 것 같아 과몰입을 유발했다. 무명 걸그룹으로 살아가는 멤버 각각의 사연과 캐릭터도 다양했다.
'아이돌' ./사진제공='아이돌' 포스터./사진제공=JTBC스튜디오, 미디어그룹테이크투, 트랜스페어런트아츠
'아이돌' ./사진제공='아이돌' 포스터./사진제공=JTBC스튜디오, 미디어그룹테이크투, 트랜스페어런트아츠
그러나 시청률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회 0.751%에 이어 2회는 0.648%로 더 추락한 것(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JTBC 드라마가 올해만 다섯 작품이 최저 시청률 1%대를 기록하며 뼈아픈 굴욕을 맛보고 있지만, 0%대 시청률은 처음이다.

정 작가가 '미생'에서 보여준 '짠내'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여전했지만, 다수의 사람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직장'이라는 공간에 비해, 아이돌의 이야기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여겨졌다. 아이돌판 '미생'의 탄생을 예고했지만, 오히려 '미생' 같이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는 밝고 희망찬 아이돌의 세계를 기대한 시청자마저 등을 돌리게 했다.

여기에 10대 시청층이 주를 이루는 마이너 소재임에도 밤 11시에 편성했다는 것 역시 시청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 월화드라마는 9시로 편성했던 JTBC가 11시로 편성했다는 점에서 시청률을 기대하는지조차 의문이다. 스트리밍 성적을 기대하는 듯하나 OTT에서 '아이돌' 반응 역시 미지근하다. TOP10 순위권에도 이름 올리지 못했기 때문.
사진=JTBC '아이돌' 방송 화면.
사진=JTBC '아이돌' 방송 화면.
안희연, 라붐 솔빈, 우주소녀 엑시 등 여자 아이돌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비해 남자 아이돌 '마스'를 연기한 배우들은 기대 이하. 특히 '아이돌'로 첫 주연을 맡은 김민규는 어색한 표정과 부자연스러운 제스쳐 등으로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이에 KBS2 드라마 '이미테이션'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는 상황. 같은 아이돌 소재를 다룬 '이미테이션'은 지상파임에도 1.0%로 시작해 최저 시청률 0.5%까지 찍은 바 있다. 이 작품 역시 오후 11시 20분에 편성됐다.

첫 주부터 '아이돌'의 한계는 명확히 드러났다. 소재와 분위기, 연출의 엇박자가 어떠한 타깃 시청층도 잡지 못하는 역효과를 냈고, 늦은 시간대가 시청률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 된다면 '이미테이션'의 최저 시청률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는 상황. '아이돌'이 '이미테이션'이 걸은 추락의 길을 따라가게 될지,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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