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검은 태양' 박하선, 사망으로 분량 실종
김지은, 남궁민과 공조하며 메인 여주로 급부상
4회 남은 '검은 태양', 박하선 재등장할까
'검은 태양' / 사진 = MBC 제공
'검은 태양' / 사진 = MBC 제공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박하선 하차? '사망'으로 사라진 여주, 조연 만도 못한 분량'

드라마 여자 주인공이 6회 만에 '사망'으로 종적을 감췄다. 하차라고 하기엔 모호하게 사라진 상황 속 서브 여자 주인공은 어느덧 '메인' 여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의 현주소다.

지난 3월 박하선은 '검은 태양' 출연을 공식화했다. 그가 맡은 역은 한지혁(남궁민 분)과 국정원 임용 동기인 범죄 정보 통합센터 팀장 서수연으로, 한지혁과 적인 듯 동료인 듯 아슬아슬한 관계를 형성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메인 여주 캐릭터였다. 국정원 현장 요원이자 한지혁의 파트너인 서브 여주 유제이 역에는 김지은이 캐스팅됐다.

특히 박하선은 드라마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등에서 프로페셔널한 다둥이 맘부터 사랑스러운 새댁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왔기에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치 역시 뜨거웠다.
'검은 태양' 스틸컷./사진제공=MBC
'검은 태양' 스틸컷./사진제공=MBC
그러나 베일을 벗은 '검은 태양'에서 박하선의 존재감은 다른 의미로 뜨거웠다. 짧은 분량임에도 시종일관 굳어있는 연기톤과 잔뜩 힘이 들어가 경직된 몸은 극의 몰입을 떨어트렸고, 검은색 칼 단발 헤어스타일과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은 흑화한 캐릭터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듯 너무 과하고 억지스러웠다.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제 몸에 맞지 않는 듯한 어색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박하선의 연기력을 지적하기에 이르렀고, "박하선만 나오면 흐름이 끊긴다", "화내는 장면이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머리 좀 어떻게 했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검은태양' 사라진 박하선, 이쯤 되면 '여주 교체' 시그널? [TEN스타필드]
이런 상황 속 '검은 태양' 5회 방송 말미 박하선은 뜻밖의 총격으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CCTV에는 한지혁이 소음기가 달린 총을 꺼내 서수연을 저격하는 장면이 담겼지만, 6회서 이 모든 게 딥페이크 기술에 의해 조작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보통의 '여주'라면 방송 중반부 총을 맞아 부상을 입더라도 금방 깨어나는 게 일반적인 전개다. 그러나 '검은 태양'은 6회 방송 내내 누워있는 모습 두 장면을 보여준 것 외에는 어떠한 분량도 넣어주지 않았고, 방송 말미 "수연이는 몇 시간 전에 사망했다" 국장 강필호(김종태 분)의 말로 서수연의 사망을 공식화했다.

물론 6회서 서수연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된 바, 그가 정말로 사망한 것인지 누군가에 의해 빼돌려진 것인지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 그러나 최근 방송된 8회까지도 서수연은 회상 장면으로만 등장할 뿐 행방에 대해 어느 것 하나 밝혀지지 않고 있다. 회상 분량조차 한 회를 통틀어 5분 미만으로, 과거 비밀 연인이 국장 강필호(김종태 분)였다는 사실도 한지혁과 강필호의 대화를 통해 밝혀졌다. 서수연은 사진으로 나온 게 전부다.

이에 시청자들은 "연기 못해서 하차시킨거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 지난 7일 TV 화제성 조사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공개한 9월 5주차 '드라마 TV 검색반응/ 이슈 키워드 톱 10' 리스트에서도 박하선은 '원 더 우먼' 이하늬, '갯마을 차차차' 신민아를 제치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박하선의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크다는 뜻이다.
'검은태양' 김지은./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검은태양' 김지은./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이런 상황 속 서브 여주 김지은의 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남궁민과 본격적인 공조를 시작하며 뛰어난 능력치와 함께 미스터리한 모습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것. 여기에 '검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배후 세력으로 추정되는 인물 백모사(유오성 분)가 친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서사까지 더해지며 종잡을 수 없는 전개 속 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누가 봐도 '메인 여주'는 서수연이 아닌 유제이인 셈이다.

메인 여주가 뒤바뀐 듯한 상황은 비단 배우의 연기 문제뿐만이 아니다. 작가의 캐릭터 설정과 연출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과거의 서사는 베일에 쌓아둔 채 한지혁에게 조건 없는 적대감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만들어 놓고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풀어내지 못했기 때문.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하니 박하선의 연기가 어색해 보이는 건 당연한 결과다. 마지막 회까지 4회만을 남겨둔 상황 속 박하선이 재등장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박하선이 더는 메인 여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듯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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