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펜트하우스' 종영 인터뷰
"기대보다 많은 관심 얼떨떨"
"내가 천서진 가장 미워할 것"
'펜트하우스' 김소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펜트하우스' 김소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배우 김소연이 SBS '펜트하우스3' 천서진과 1년 넘게 함께한 시간을 되돌아봤다.

'펜트하우스3'는 지난 10일 방송된 최종회를 끝으로 1년 넘게 이어온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온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렸다.

김소연은 극 중 유명 소프라노이자 청아재단의 타고난 금수저 천서진 역을 맡았다. 천서진은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손에 넣는 여자로, 다른 사람의 꿈이든 사랑이든 모두 빼앗는 욕망녀로 '펜트하우스'를 이끄는 중심 인물이었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를 통해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이후 약 20년 만에 악녀 도전했다. 그는 "그때는 21살이었다. 돌아보면 너무 부족한 게 많았고 솔직히 잘 모르고 연기했다"며 "마흔살이 넘은 김소연이 20년 동안 생긴 경험으로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 큰 각오를 하고 시즌1 제작발표회때 희대의 악녀를 만들어보겠다고 얘기했는데 이렇게 천서진으로 기대보다 1억배 이상 관심을 받아서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천서진은 '희대의 악녀'였지만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이유를 묻자 김소연은 "천서진이 갖고 있는 짠함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시청자분들이 봐주신 것 같다. 공감은 안 되지만 그가 어떻게 될 지가 궁금해서 관심 있게 보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한 번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치로 이용해보자고 생각했다. 서늘한 표정을 지었을 때, 목소리를 깔았을 때 나오는 내 모습을 총집합해서 악역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브의 모든 것'은 주위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천서진은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천서진의 서사가 탄탄해서 악행을 저지를 때 그의 성장과정을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됐다. 하기 전에는 벅차고 두려웠는데 한편으론 이런 걸 언제 연기해볼까라고 생각했다."

김소연은 시즌1에서 광기의 피아노 연주신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는 "15회차 대본을 촬영 두 달 전에 받았는데 눈물이 콸콸콸 쏟아졌다. 읽을 때마다 목이 메어서 어떻게 연습할지 걱정했다"며 "리허설도 못 했다. 목이 너무 메어서 대사를 못하겠더라. 결국 감독님이 풀샷을 준비하다가 다른 컷부터 찍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피아노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지금도 (손을) 솔과 도에 갖다만 놓으면 그렇게 친다. 그 정도로 남다르게 준비했던 회차였다."

그는 또 "소리 지를 때 내 목소리가 가늘고 찢어지는 소리가 나서 콤플렉스가 있었다. 이번에 연습을 많이 해서 극복한 거다.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고 트라우마를 극복해서 기쁘다"며 "체력적으로 안 힘드냐고 많이 묻는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이 그렇게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고 괜찮았다. 노동법이 바뀌고 시대가 너무 좋아져서 다들 너무 힘들었지만 이렇게라면 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내가 얼굴살이 빠지면 안 되는 얼굴이다. 소리지는 장면도 워낙 많아서 촬영하면서 일부러 많이 먹었다. 감기도 걸리면 안 되니까 한여름에 전기장판을 켜고 목에 항상 스카프를 두르고 잤다."
'펜트하우스' 김소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펜트하우스' 김소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천서진은 살인 등 각종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다. 몰입할 때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내 일상과 촬영장이 분리되지 않고 연동된 기분이었다. 예전엔 쉬는 날이 많이 없어서 친구들을 볼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배반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량 분배도 잘 되고 시즌이 길어서 그동안의 연기패턴과 다르게 살았다. 결혼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쉴 때 남편과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녔다. 예전에는 일상을 즐기면 몰입을 못 할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좋더라. 왜 그동안 배우병에 걸려서 그랬을까. 연기할 때 몰입이 잘 돼서 다행이었다(웃음)"

그러면서 "천서진은 천서진이다. 그의 모성애가 정말 공감이 1도 안 되고 이해가 안 됐다"며 "아무리 가족사가 있지만 그럼에도 안 그러는 사람이 많은데 왜 이렇게 삐뚤어졌는지 안타까웠다. 하지만 나만큼은 그게 맞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 모성애가 맞고 내가 주는 사랑이 가장 따뜻하고 도움될 거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대신 다 끝나면 내가 천서진을 1등으로 미워하기로 결심했다. 그전까지는 늘 그가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 악역 중 천서진이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시즌2까지는 주단태가 제일 나쁘다고 굳게 믿었는데 시즌3에서 천서진이 자기 딸을 구해준 친구를 절벽으로 미는 걸보고 악행 1등이라고 생각했다. 로건리한테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도 쇼킹했다"

'펜트하우스'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주연배우로서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봐도 정말 자극적이었다. 연기하면서도 느끼는 게 많았다"며 "한편으로 이러지 말아야 된다고 늘 생각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하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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