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 (사진=tvN)
더 로드 (사진=tvN)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지진희가 다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으며 막을 내렸다.

어제(9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더 로드 : 1의 비극’ 12회에서는 백수현(지진희 분), 서은수(윤세아 분), 차서영(김혜은 분)을 비롯해 최준영(남기원 분)의 죽음에 죗값이 있는 인물들이 마침내 비극의 길 끝에 도착, 저마다의 선택과 함께 엔딩을 맞이했다.

앞서 가족 앞에서 외도를 저질렀던 제 잘못을 고백했던 백수현은 이혼서류를 받았다. 하지만 절망한 그에게 서은수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고, 백수현은 “더 이상 속이고 싶지 않아”라며 어린 시절 과오부터 모든 걸 털어놓으며 눈물로 속죄했다. 함께 눈물로 얼룩진 서은수는 “기다려왔어. 당신이 지금처럼 진실된 얼굴을 보여주는 순간을”이라는 말과 함께 그를 품에 안았다. 모든 걸 잃은 서로에게 한 줄기 구원이 찾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서은수는 스스로 생을 끊으려 했다. 오랫동안 백수현의 사랑을 기다려왔지만, 그가 진실로 사랑한단 말을 내뱉자 자신이 숨긴 거짓의 무게를 견딜 수 없던 것. 그리고 말하지 못한 비밀은 미니어처 속에 담았다. 백수현의 차 모형 트렁크 안에 넣어둔 시신은 최준영을 의미했고, 그는 그제야 자신이 죽은 아이를 싣고 다닌 운반책이었음을 깨닫고 절규했다.

마침내 밝혀진 그 날의 진실은 더욱 참혹했다. 이날 서정욱(조성준 분)과 최세라(이서 분)의 마약 파티를 보고 도망친 최준영은 황태섭(김뢰하 분)의 차에 치였다. 그는 상처투성이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질책이 무서워 괜찮다고 말했고, 백연우(김민준 분)의 집을 찾아와 “너네 아빠가 내 친아빠라고!”라는 불편한 비밀을 밖으로 꺼냈다. 이를 듣고 경악한 서은수는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 백연우를 감싸며 최준영의 말을 부정, 위태로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차서영의 학대로 약을 먹어오며 뇌부종이 생긴 최준영은 이미 한 차례 교통사고로 몸이 좋지 않았던 상황. 이곳에서 나가달라는 서은수의 말에 난간을 붙잡고 섰지만, 고장 난 난간이 열렸고 그대로 최준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때 서은수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그 아이만 없어진다면’하고 속삭이는 어두운 내면의 목소리에 그대로 멈춰버리고 말았다. 이미 제 완벽한 세상을 깨트리는 최준영의 출생 비밀을 알고 괴로워했던 것.

결국 최준영은 숨이 끊어졌고 오장호(강성민 분)가 패닉에 빠진 서은수를 대신해 시신을 수습했다. 이를 안 서기태는 배경숙(강경헌 분)이 윤동필(이종혁 분) 시신을 숨겼다는 걸 이용, 두 사건을 엮어 판을 짰다. 오직 서은수를 사건에서 숨기기 위함이었다. 결국 최준영의 죽음은 백수현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위선과 죄악이 쌓여 벌어진 참혹한 비극 그 자체였다.

모든 걸 알게 된 백수현은 “지금까지 내가 서 있던 곳은 어디였을까”라며 허망해했고 남겨진 아들을 품에 안았다. 옅은 빛이 둘을 비추며 끝난 엔딩은 묘한 여운을 더했다.

이렇듯 ‘더 로드 : 1의 비극’은 범인을 밝히는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닌, 비극의 문을 열고 들어가 길 위에 선 모든 인물들의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한 꺼풀씩 벗겨진 비밀, 드러난 민낯은 충격 반전을 안기며 소름을 선사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나지 않은 길 위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의미를 남겼다.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연기와 존재감을 펼친 지진희(백수현 역), 흑과 백의 두 얼굴을 보여준 윤세아(서은수 역), 강렬한 에너지를 터뜨린 김혜은(차서영 역)의 열연은 높은 몰입도의 일등공신이었다. 천호진(서기태 역), 안내상(최남규 역), 김뢰하(황태섭 역), 백지원(권여진 역), 강경헌(배경숙 역), 김성수(심석훈 역), 강성민(오장호 역) 그리고 특별출연 이종혁(윤동필 역), 손여은(이미도 역), 조달환(박성환 역)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연기 시너지를 입증했다.

이렇듯 매회 예측불가의 전개와 소름 돋는 반전, 배우들의 명연기로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선사한 ‘더 로드 : 1의 비극’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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