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너는 나의 봄', 지난 24일 종영
윤박, 투자사 대표 채준 연기
신경외과 전문의 이안 체이스 役
1인 2역에 호평 "되게 감사하다"
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에서 투자사 대표 채준이자 신경외과 전문의 이안 체이스로 1인 2역을 맡은 배우 윤박.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에서 투자사 대표 채준이자 신경외과 전문의 이안 체이스로 1인 2역을 맡은 배우 윤박.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너무 과분한 관심을 줘서 앞으로 연기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좋은 자극제와 원동력이 됐어요. 저에게는 앞으로 더 전진할 수 있는 큰 힘을 준 작품이죠. '너는 나의 봄'이라는 작품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고 감사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은 스릴러적인 분위기를 가미한 힐링 로맨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윤박이 있다. 그는 1인 2역을 통해 순정 직진남의 매력을 드러내는가 하면, 서늘한 소시오패스의 면모로 아찔한 긴장감을 끌어냈다. 이렇듯 같은 얼굴에 전혀 다른 사람의 인물을 탁월하게 표현하며 호평을 받았다.

'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의 일곱 살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윤박은 극 중 투자사 대표 채준이자 신경외과 전문의 이안 체이스 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1인 2역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점에 관해 "두 인물은 어릴 때 불우했지만 각자 살아온 청소년기의 삶이 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말만 쌍둥이지, 아예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채준은 한 여자를 사랑하고 애정표현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오로지 그것만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을 위하고 힘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후반부에는 체이스 만의 대본이 많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가지가 뻗으면 맞춰서 흘러갈 수 있게 여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 봤을 때는 외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 채준의 경우 헤어스타일도 유하고 부드럽게 했고, 눈도 또렷하게 보였으면 좋겠어서 서클렌즈를 준비해 착용했다"며 "체이스는 채준과 차별화를 두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흔히 소시오패스는 은연중에 사람들에게 가스라이팅도 하고 반사회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그래서 옆에 있을 만한 사람처럼 채준이 정장을 입었다면, 체이스는 캐주얼적인 의상을 입었다"고 알렸다.

이어 "예전에도 체이스처럼 어두운 역할을 한 적 있다. 하지만 그때는 특별 출연으로 1~2회 나온 게 전부였다. 근데 이번에는 긴 호흡을 갖고 연기했어야 했다"며 "조금 더 단순하지만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너는 나의 봄' 현장 스틸컷
/사진='너는 나의 봄' 현장 스틸컷
가장 기억에 남은 반응으로 '외모 칭찬'을 언급한 윤박. 그는 "작품이 방영된 이후 '윤박이 연기를 잘했었네?', '왜 이렇게 잘생겼어?'라는 댓글이 많았다. 그렇게 집중적으로 (칭찬 댓글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되게 감사했다"며 "부끄러웠지만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았다. 누구든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너는 나의 봄'은 명품 배우들의 힐링 로맨스라는 타이틀에 비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윤박은 "요새는 또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이슈라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을 봤을 때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했다. 다양한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그걸로 봤을 거라 생각한다. 부디 시청자들의 마음 한편에 '너는 나의 봄'이 재밌는 드라마로 기억에 남길 바란다"고 털어놓았다.

채준은 좋아하는 이성에게 스스럼없이 애정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실제 윤박의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그는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채준처럼 다 표현을 하는 편이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뚝뚝해진다는 말을 들어서 의문이다. 원래 무뚝뚝한 사람인데 애정을 표현하는 척한 게 아닌가 싶더라"라고 말했다.

서현진, 김동욱 등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호흡에 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박은 "워낙 연기를 잘하는 선배들이라 처음에는 겁을 먹고 들어갔다. 그 사이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부담감이 컸다"며 "막상 현장에서 부딪혀보니까 워낙 시너지가 좋아서 편하게 잘 찍었다. 액션도 잘 주는 선배들이라 나도 이런 부분을 잘 배워서 조금 더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박은 제작발표회에서 "김동욱과는 데뷔하기 전부터 대학교 동문으로 수업을 같이 들었다. 그때 김동욱 형은 이미 스타였고 나는 그냥 학생이었다"며 "나도 데뷔를 하게 되면 김동욱 형과 같은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었다. 그게 12년 만에 꿈을 이루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윤박은 "너무 신기했다. 연기를 지망했던 학생이 같이 하고 싶었던 선배 배우와 한 작품에 같이 호흡하면서 꿈을 이뤘다. 대사와 감정을 주고받는 게 항상 재밌었다. 장면 내내 대치하는 장면만 있어서 아쉽더라. 이번 작품을 통해 다른 관계로 만나고 싶은 풀리지 않는 꿈이 생겼다"며 "서현진 누나랑은 만날 때마다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맨날 연기할 때 웃음 참느라 고생했던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박은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로 애니메이션 더빙을 꼽았다.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윤박은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로 애니메이션 더빙을 꼽았다.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윤박은 올해로 데뷔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는 2012년 MBC에브리원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로 데뷔해 드라마 '굿 닥터', '가족끼리 왜 이래', '돌아와요 아저씨',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리갈하이',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써치', '산후조리원' 등에 출연했다.

"서툴렀던 순간이 너무 많았어요. 조금 더 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때보다 지금이 좀 더 낫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지난 10년의 세월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됐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저에게는 감사하고 소중했던 시간이에요. 앞으로는 서툶의 갭을 줄여가면서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윤박은 쉼보다는 일이 더 좋다고 했다. 그는 "쉴 때 잘 쉬지 못하는 편이다. 오히려 일할 때가 더 재밌고 살아있는 것 같다. 어차피 배우들은 공백기가 있어서 그때 쉬면 된다. 내가 준비한 것을 촬영장에서 충분히 보여주고 좋은 결과물로 나타냈을 때 힘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윤박은 내년 상반기 처음 방송되는 JTBC 새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극 중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을 연기한다. 윤박은 "일적으로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만, 실생활은 찌질하고 비겁할 수 있는 인물이다. '너는 나의 봄'에서 봤던 비주얼을 많이 기대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그런 모습을 기대하면 어쩌지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근데 그런 생각이 갖고 연기에 임하니까 작품에 못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좀 내려놓으니까 편해지더라. 윤박이라는 배우가 한순간에 찌질하고 못나질 수도 있다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윤박은 "여든 살까지 연기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평상시에 잘 살아야 한다"며 "그때까지 연기하기 위해 조금씩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그게 내 목표다. 일단 차기작 촬영을 잘 마치고 '너는 나의 봄' 때보다 더 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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