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사진=tvN)
악마판사 (사진=tvN)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에서 그려지는 가상의 대한민국 디스토피아 배경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질감을 유발, 신선한 비주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직업 및 성격을 반영한 의상들이 보는 재미까지 얹어주고 있는 가운데 ‘악마판사’의 의상을 책임지고 있는 양현서 의상감독이 스타일 속에 감춰진 스토리 포인트를 짚어줬다.

1. 각 캐릭터들의 의상 콘셉트를 어떻게 잡았는가?

전체적인 콘셉트는 이 이야기가 끌고 가는 방향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했다. 즉, 의상이 너무나 비현실적이거나 배우만 보이는 콘셉트는 배제하고 현실과 다른 듯 같은 ‘악마판사’의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했다.

하여 강요한(지성 분)은 클래식하게 분위기를 잡고 판사라는 직책에 어울리면서 상속자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했다. 김가온(진영 분)은 성실하고 FM적인 신참 판사를 보여주고자 기본적인 사회 초년생으로 뼈대를 잡았다. 정선아(김민정 분) 또한 사회적 책임재단을 쥐락펴락하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이기에 장면과 설정에 맞도록 의상에도 반영했다. 또 윤수현(박규영 분)의 의상은 김가온을 향한 따뜻한 감성이 내비치게끔 유도했다.

2. 연출을 맡은 최정규 감독이 특별히 부탁한 포인트가 있다면?

감독님의 첫 번째 주문은 근미래라고 어설프게 사이버틱한건 하지 말자는 이야기였다. 외부의 모든 세팅과 출연자들 의상을 미술적으로 바꿀 수 없다면 오히려 낯설지 않게 현재 시점에서 조금 심플한 쪽으로 보여지는 게 좋다고 여겼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퍼진 무너진 사회에 대한 공포를 중무장한 공공기관 경비대와 경찰복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3. 판사들의 법복 콘셉트는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또 후반부에 등장한 검은색 법복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제일 고민이 많았던 의상이다. 기본적인 설정은 근미래라는 전체 미술 톤 앤 매너와 맞춰 사이버틱함 보단 중후하게 톤을 잡아 판타지적인 요소를 심었다. 또 ‘악마판사’에서의 판사란 신의 대리인, 선(善)을 추구하는 보통의 판사와는 좀 다른 뒤틀린 의미로 접근을 해서 권력자들에 대한 분노, 복수의 의미를 담았다. 검정 법복은 후반부로 갈수록 과격해지는 권력층과의 대치를 묵직하게 그려내고자 한 결과물이다.

4. 전반부와 후반부 욕망의 결이 달라지는 정선아 캐릭터 변화에 따른 스타일링 전략이 있다면?

정선아는 크게 사회적 책임재단 이사장의 비서일 때와 사회적 책임재단 이사장이 됐을 때로 줄기를 나눴다. 비서일 때는 전형적인 오피스룩 보다 디테일한 상황에 맞게 설정을 해서 다양한 룩을 연출했다. 이사장이 된 후로는 격식을 갖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선아 역을 맡은 김민정 배우가 워낙에 소화력이 좋고 스타일리스트가 알맞게 의상을 설정해준 덕분에 욕망의 집합체인 정선아가 잘 보여 진 것 같다.

5. 폭탄 테러 사건 이후 김가온이 강요한의 저택에 오래 머물곤 했는데 요한의 집에 머무는 가온의 의상과 자신의 집에서 머물 때의 가온의 의상이 차이가 있는지?

테러 이후 강요한 집에 머물 때 본인의 옷을 가져 올 수 없는 상황이라 강요한의 옷을 빌려 입은 걸로 설정했다. 해서 강요한과 비슷한 무드의 옷들을 입었고 낯선 곳에서 점점 익숙해져서 저택의 가족들과 같이 녹아드는 부분은 강요한이 신은 것과 비슷한 실내화를 신는 것으로 표현했다.

이렇듯 ‘악마판사’ 속의 옷들은 그 하나조차도 허투루 볼 수 없을 만큼 인물의 내면과 배경을 튼튼하게 뒷받침하며 극적인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과연 남은 2회 동안 인물들의 의상에는 또 어떤 비밀이 녹아들어 있을지 극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 하나 더 추가되며 다음 회를 기다려지게 하고 있다.

한편 끝의 끝에 다다른 악마판사와 권력 카르텔의 최종장은 오는 21일(토) 오후 9시에 방송되는 ‘악마판사’ 15회에서 이어진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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