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악마판사', 매주 토·일 방송
지금은 다크히어로 전성시대
가상의 디스토피아에 국민 재판 접목
신선한 콘셉트에 주역들의 열연 시너지
/사진=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 메인 포스터
/사진=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 메인 포스터


≪박창기의 흥청망청≫
흥행 드라마의 성공 비결과 망작 드라마의 실패 요인을 시청자의 눈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사견은 덤입니다. 시청률부터 등장인물, 제작의도까지 더욱 낱낱이 파헤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드리겠습니다.

'신선한 다크히어로, 통쾌함과 찝찝함의 경계선'

악당들을 무찌르는 영웅들의 형태가 바뀌었다. 정당한 방법이 아닌 '사적 복수'를 통해 정의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다크히어로'라고 부른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답답함을 겪고 있는 안방극장에 대리 만족을 선사하며 흥행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OCN '경이로운 소문'을 시작으로 SBS '모범택시', tvN '빈센조'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흔히 말하는 '대박'을 쳤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다.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에 전 국민이 참여한 라이브 법정 쇼를 통해 악의 무리를 직접 처단한다.

'악마판사'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신성한 재판을 담당한 판사에게 '악마'라니. 상반되는 의미가 묘한 거리감을 준다. 극본을 맡은 문유석 작가는 전직 판사 출신으로, 2018년 JTBC '미스 함무라비'를 집필했다. 법정의 현실을 담았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완전히 다른 색깔의 분위기를 지녔다. 같은 작가가 쓴 대본이 맞나 싶을 정도다.

최정규 PD는 기존의 다크히어로와의 차별점으로 주제 의식과 세계관을 꼽았다. 더불어 시청자들이 왜 다크히어로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진='악마판사' 스틸컷
/사진='악마판사' 스틸컷
'악마판사'는 기존에 봤던 다크히어로들과 '확연히' 다르다. 시범재판부 재판을 이끄는 판사 강요한(지성 분)은 정치와 정의 사이에서 저울질을 한다. '신성한' 재판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너무나도 많이 등장한다. 이는 마치 국민들을 우롱하는 '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의심이 무색할 만큼 속 시원한 판결이 갑갑했던 심장을 뻥 뚫어준다. 마을 주민을 병들고 죽게 한 폐수 방출 사건의 주범인 대기업 회장에게 금고 235년형을 주는가 하면, 폭행 및 갑질을 일삼는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분)의 아들에게 태형 30대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의문이 든다. 과연 강요한은 정말 히어로가 맞는 걸까. 아니면 사악한 얼굴에 정의로움이라는 가면을 쓴 '빌런'일까.

극 중 대한민국은 가상의 디스토피아라는 배경답게 많이 거칠고 어둡다. 범죄가 막연하게 일어나고, 국민들은 가난에 찌들어 길거리를 나돌아다닌다. 보는 내내 영화 '다크 나이트'의 고담 시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강요한은 배트맨보다는 흡사 조커에 가깝다. 어린 시절, 지독한 가정 폭력의 피해자로 일반적으로 겪는 감정에 너무나도 메말라 있기 때문인 것. 지극히 현실적인 세상에 환멸을 느끼고 직접 세상을 바꿔나가기 시작한다.

곳곳에서는 강요한의 소시오패스 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범죄자를 향해 거침없이 총구를 겨누는가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피고인의 눈을 볼펜으로 찌르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이러한 신선함에는 통쾌함과 찝찝함이 동시에 든다. 악의 무리를 직접 처단하는 모습이 시원하면서도 짜릿하지만, 그 방법이 굉장히 잔혹하고 끔찍하기에 뭔지 모를 찝찝함이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현시대에 대한 무기력함 때문은 아닐까. 상반된 두 감정 아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이뤄질 수 없는 현실을 대신해 피해자들의 염원을 대신 이뤄주기 때문이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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