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만의 강점 제대로 살지 않는 시즌4
신파적 에피소드 가득, 강권주만의 청력 추리력 떨어져
초청력 이규형X이하나, 본격적인 게임은 언제?
/사진=tvN 금토드라마 '보이스: 심판의 시간' 포스터
/사진=tvN 금토드라마 '보이스: 심판의 시간' 포스터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뻔한 신파는 그만, '보이스4'만의 강점이 드러나야 할 때'

애초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매 시리즈 쫄깃한 긴장감과 강력한 빌런들의 등장으로 화제를 모은 '보이스'가 시즌 4에 들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주인공과 같은 초청력 능력을 지닌 역대급 빌런의 탄생과 한정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신종 범죄, 시즌과의 연계성 등을 강조했지만, 정작 두드러지는 건 신파적인 요소뿐이기 때문이다.

'보이스4'는 앞선 시즌들과는 다르게 대도시에 벗어나 가상 섬으로 무대를 바꿨다. 사건들 역시 '가족'으로 한정해 가족 안에서 벌어졌다는 이유로 은폐되는 가족 폭력, 아동 학대 등을 주로 다뤘다.

그래서 '보이스4' 속 사건들은 모두 가족과 맞물려 있다. 아이들의 분노를 이용하고 부추겨 복수를 대신해준다는 명목으로 존속살인으로 위장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서커스맨,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들 목소리를 듣기 위해 사기꾼에게 기꺼이 돈을 건네는 엄마, 아버지의 학대와 고통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 사료까지 먹다 동물 망상증에 걸린 남자. 손녀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생각에 흉기까지 빼든 할머니, 꽃상여 업체에 돈을 주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유기한 아들, 양부모에게 학대받다 비행 청소년으로 자라난 고등학생까지. 피해자 혹은 가해자들 모두 가족과 관련한 각자만의 이유가 존재했다.

문제는 명백한 가해자조차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만들어 주며 불쌍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동물 망상증 남자는 사냥개들을 풀어 여자를 납치, 개 철창에 가두는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경찰인 데릭 조(송승헌 분)는 체포 당시 “사실 외로웠던 거잖아요”라며 그를 달랬다.
사진=tvN '보이스4' 방송 화면.
사진=tvN '보이스4' 방송 화면.
해녀 고순례(성병숙 분)는 바닷속 무쇠솥 안에 있는 시체가 자신의 손녀라고 착각, 심증만으로 어촌계장이 범인이라 생각해 무작정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 그러나 시체는 손녀딸이 아니었고, 고순례는 사라진 손녀딸을 찾는다는 목적하에 체포되지 않았다. 이후 손녀딸을 찾은 뒤에도 사건은 마약 범죄로 옮겨가며 그의 상해 사건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단지 손녀딸을 꼭 껴안고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아들에게 유기된 아버지가 실은 가정폭력범이었다는 설정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자식이 부모를 버리는 현대판 고려장 사건이 중심이었는데 여기에 아버지를 문제 많은 사람으로 묘사하니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모를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 그러면서 부자의 죄책감과 원망의 눈물만이 강조되며 사건이 일단락돼 찝찝함을 남겼다.

'보이스'가 시즌 4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강권주(이하나 분)의 뛰어난 청력과 그를 이용해 피해자를 찾아내는 내용이 추리력을 자극하고 긴장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동 코드로만 이루어진 '보이스4'에서 강권주만이 들을 수 있는 청력으로 사건을 해결하거나 남자 주인공과의 공조 느낌은 현저히 떨어졌다.

여기에 '보이스4'만의 가장 특별한 점은 강권주의 특별한 청력을 똑같이 지닌 살인마의 등장이었다. 초청력을 선하게 쓰는 자와 악하게 쓰는 자의 막상막하 대립에 시청자들의 수많은 기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사진=tvN '보이스4' 방송 화면.
사진=tvN '보이스4' 방송 화면.
베일을 벗은 연쇄살인마 서커스맨 동방민(이규형 분)은 다인성 망상 장애를 가진 캐릭터로, 주체가 되는 본래 인격인 동방민은 선한 인물이지만, 내면에는 서커스맨으로 칭하는 살인자 인격과 자신을 강권주 센터장의 샴쌍둥이라고 우기는 초청력을 가진 센터장 인격, 이들과 함께 살인을 도모하는 마스터 인격 등 총 4가지 인격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초청력 살인마라는 강점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규형의 선과 악을 오가는 다중인격 열연이 섬뜩함을 자아내고는 있지만, 1회에서 초청력을 이용해 강권주와 데릭 조를 폐차장으로 유인하고 뒤통수를 쳤던 것 같은 동방민과 골든타임팀의 심리전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 초반 이후로 동방민은 대안 가족 마을 소낭촌을 설립한 동방현엽(장항선 분)의 손자로서 바른 인성과 성품으로 주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한 몸에 받는 모습과 납치한 공수지(채원빈 분)을 살해하고 서커스 삐에로 게임 커뮤니티에서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나서는 살인마의 모습만 보인다.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6회만을 남겨둔 '보이스4'. 이제는 신파적인 에피소드에 집중하기보단 시즌 4만의 차별점을 강조할 수 있는 빌런의 활약을 더욱 부각해야 할 때다. 시청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건 초청각, 다중인격 살인마와 골든타임팀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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