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유리, '보쌈' 종영 인터뷰
"오랫동안 기다렸던 캐릭터 만난 느낌"
"사극 대사 외우기 어려웠다"
"소녀시대 완전체 컴백? 기회 생긴다면 언제든"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멤버들이 저에게 쪽진머리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있냐고, 왜 이제야 사극을 했냐고 하더라고요. 너무 잘 어울린다고요. 그런 응원들에 기분 좋았죠. 다시 한번 사극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사극의 여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권유리가 MBN 토일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을 통해 배우로서 훨훨 날아올랐다. 다수의 예능에서 보여줬던 '깝율'의 이미지를 완벽히 벗어던진 그는 단아한 비주얼은 물론 기품과 기백을 오가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보쌈으로 인해 운명이 바뀌어버린 화인옹주 수경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냈다.

특히 권유리는 '보쌈'이 첫 사극 도전이었음에도 안정적인 발성과 곧은 자세, 우아한 눈빛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해내 배우로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에 권유리는 "작품과 잘 어우러진다는 말 한마디 듣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 했는데 너무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같이 작업을 했던 제작진분들이 주신 믿음 덕분에 몰입하면서 작품에 임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국한된다기보다 옹주 캐릭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는 권유리. 그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서사가 탄탄해서 몰입하는 건 쉬웠다. 소복을 입고 걸어가는 자세나 자태들에 대한 이미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극 대사를 외우는데 어려움은 없었냐고 묻자 권유리는 "진짜 어려웠다. 사극이라 평소 잘 쓰지 않는 어휘가 많았고, 생소한 단어가 많아 어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낯설었다"며 "사극이니 이렇게 발성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수경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말할까?'라는 접근방식으로 생각하니 조금 더 수월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어색한 대사들이 있으면 배우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현장에 계신 모든 분들이 내 연기 선생님이었다"고 말했다.

"사극이라는 장르만이 가지고 매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공간이 주는 힘, 분장이 주는 힘, 의상이 주는 힘이 분명하죠. 현대극은 일상에서 입는 의상과 대사 톤을 구사하며 연기해야 하지만, 사극은 장면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장치들이 있어서 제 연기가 좀 부족하더라도 캐릭터로서 일치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권유리는 승마부터 활쏘기까지 거친 액션 장면들도 훌륭히 소화했다. 그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캐릭터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 활동을 했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묻어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무대 위에서 춤을 많이 췄기 때문에 수월하게 액션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등산을 통해 열심히 체력을 키웠다는 권유리. 승마는 10년 전부터 배웠고, 무술도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배워놨다고. 권유리는 "활쏘기는 현장에 있던 무술 감독님들이 직접 알려주신 덕분에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소녀시대 '훗'(Hoot) 춤을 추던 태가 남아 있어서인지 비교적 짧게 시간에 습득할 수 있었다. 이런 사극 캐릭터를 만나길 꿈처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권유리는 "절벽 위에서 자결을 결심하고 인생에 마지막을 정리하는 장면"이라며 "해발 900m를 등산화 신고 올라갔는데 안개가 심해 촬영을 할 수가 없어 2시간 동안 절벽에서 기다렸다. 세찬 바람이 불어보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 감정선을 유지하는 게 큰 숙제였다. 다행히 현장에 계신 분들이 미묘한 감정선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줘서 운명을 받아들이는 수경의 모습이 잘 담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정일우, 신현수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사극 경험이 많은 상대 배우와 호흡할 기회가 생겼다는 거에 시작 전부터 기대가 컸다. 같이 작업하면서도 배울 점도 많았다. 정일우 배우는 현장에서 진취적인 사람이라 같이 호흡하기 수월했다. 신현수 씨도 극중 대엽이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매사 진중하고 같은 나이 또래라 말도 잘 통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본인의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주고 싶을까.

"시청자들이 보내준 사랑에 대한 만족도는 100점이지만, 제 연기는 100점이 아니에요. 늘 아쉬운 부분만 보이는 것 같아요."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의 말대로 '보쌈'은 첫회부터 전국 3.1%, 순간 최고 3.9%를 기록하며 MBN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후 시청률은 계속 상승세를 보였고, 13회에서 최고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MB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 엄청난 인기를 입증했다.

권유리는 "배우와 작가, 감독, 스텝의 좋은 합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며 "캐릭터들의 탄탄한 서사와 '보쌈'만의 슬로우한 템포의 아름다운 영상미가 힐링을 선사한 것 같다"고 인기 비결에 관한 생각을 털어놨다.

'보쌈'은 권유리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권유리는 "수경 옹주라는 캐릭터를 통해 권유리라는 사람을 반추해보게 됐다. 수경이라는 인물과 나의 연결고리가 어느 정도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연스레 나는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며 "수경이라는 캐릭터는 처음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인물이지만, 점차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알게 되고, 삶의 가치에 대해 깨닫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나 또한 무슨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게 뭔지, 앞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나의 존재감에 대해 깊숙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성장시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권유리에게 '보쌈'은 스스로에 대한 선입견을 깨게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하다. 권유리는 "시청자분들이 권유리가 이런 품위 있는 역할이 어울릴 줄 몰랐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 역시 그랬다. 내가 이 역할에 몰입한다 해도 시청자들이 잘 받아들여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 전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저보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해 먼저 발견해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현장에 있던 배우와 제작진분들이요. 그들의 믿음에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면서 캐릭터에 몰입하고 가까워질 수 있었죠. 덕분에 수경이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유리./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완전체 컴백에 대한 팬들의 기대 역시 높은 상황. 이에 권유리는 "멤버들 모두 각개전투로 각 분야에서 열심히 해내고 있다.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인사 드리고 싶다. 조만간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무대 좋은 음악,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욕심이기에 신중하게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계획을 묻자 권유리는 '유리의 식탁'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고. '유리한 식탁'은 소녀시대 유리가 게스트와 함께 특별한 식탁을 직접 준비하고 완성한 요리의 이름까지 정하는 프로그램. 권유리는 "부캐인 셰프로 복귀한다. 많은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전달해 드리고, 요리로도 좋은 레시피를 공유할 에정"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래 걸리지 않길 바란다. 연극부터 영화, 드라마까지 좋은 작품과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매체든 도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꾸준하게 배우 생활하는 게 저의 꿈이에요. 적절한 시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 그걸 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꾸준히 지속 되면 좋을 것 같고요.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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