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구두' 제작발표회
감독 "최명길, 역대급 악역"
소이현 "최명길에 얹혀가겠다"
'빨강구두' 소이현(왼쪽)과 최며길/ 사진=KBS2 제공
'빨강구두' 소이현(왼쪽)과 최며길/ 사진=KBS2 제공
배우 최명길과 소이현이 모녀 사이에 일어나는 복수극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5일 오전 KBS2 새 일일드라마 '빨강구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됐으며 박기현 감독, 최명길, 소이현, 박윤재, 신정윤, 정유민이 참석했다.

'빨강 구두'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혈육의 정을 외면한 채 사랑과 욕망을 찾아 떠난 비정한 엄마와 그에 대한 복수심으로 멈출 수 없는 욕망의 굴레에 빠져든 딸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날 박기현 감독은 "황순영 작가의 전작보다 더 센 역대급 악역이 나온다. 최강의 빌런이 있다"며 "대본도 그렇지만 매주 연기를 보면서 압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빨강구두'의 차별점에 대해 "복수가 다면적이고 복합적으로 진행돼서 보시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모녀간의 대결이 엎치락 뒤치락한다. 스릴러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페이지가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캐릭터에 빠질 거다. 재밌게 보실 수 있는 스토리와 구성, 페이지터너가 있다"고 자신했다.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묻자 박 감독은 "복잡한 심리를 연기해야 돼 연기력을 많이 생각했는데 여기 계시는 분들을 좋은 인연으로 만났다. 내가 이 분들을 만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기쁜 마음으로 연출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큰 행운이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관전포인트에 대해 "모녀 사이의 대결이 예측불허다. 나도 대본 100회까지 보지 못했지만 그 과정이 스릴 있다"며 "더운 여름에 더위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구마는 절대 없다. 얼음 넣고 마시는 탄산수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빨강구두' 최명길/ 사진=KBS2 제공
'빨강구두' 최명길/ 사진=KBS2 제공
최명길은 구두 패션 브랜드 CEO 민희경 역을 맡았다.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그는 "출연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대본이었다. 지금껏과는 달리 깊이가 있고 짜임새도 많았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힘들지만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 배우들을 만난 게 나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스태프들도 너무 좋아서 기분 좋게 촬영하고 있다. 주변에서 잘해주니까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간 '매운맛' 캐릭터를 연기한 최명길은 "(이전과는) 상대가 안 된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내가 센 역할을 많이 했는데 민희경은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는 연약한 여자, 성공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다 보여준다"며 "연기하는 입장에서 심심하지가 않다. 너무 힘들지만 재밌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기할 때 힘든 점을 묻자 최명길은 "예전에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연기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배우로서 작품을 임하는 느낌이 달라졌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하고 있다"며 "이 여자의 생각이 워낙 확실하기 때문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크로율에 대해선 "실제 모습과 전혀 다르다. 드라마상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새롭고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박기현 감독은 "캐스팅 때문에 최명길을 처음 만났다. 강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좋더라. 나중에는 극악무도한 악역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궁금했다"며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내서 '역시 클래스가 다른 연기자구나'라고 매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명길은 소이현과의 호흡에 대해 "이번에 처음 만났다. 지나가다가도 못 봤다. 작품을 안 하면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똑같았다. 화면으로 소이현 부부를 본 적이 있는데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직접 보니까 똑같더라. 함께 연기할 때도 호흡이 잘 맞는다. 서로 눈빛만 봐도 느낌이 있다.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 좋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빨강구두' 소이현/ 사진=KBS2 제공
'빨강구두' 소이현/ 사진=KBS2 제공
김젬마 역으로 2년 만에 복귀한 소이현도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 대본을 꼽았다. 이어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스토리였다. 멜로도 있지만 모녀 사이의 감정을 갖고 있는 대본이 매력적이었다"며 "최명길 선배님이 하신다고 해서 믿고 얹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꼭 만나뵙고 싶었다.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했다.

소이현은 "줄거리도 세고 캐릭터도 세서 건강한 캐릭터가 맞서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엄마에 대한 애증을 잘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이런 감정을 느껴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조금 더 섬세해지려고 노력했다. 건강한 연기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명길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소이현은 "내 인생을 짓밟은 상대라 현장에서 보기 싫어야 되고 마음이 다쳐야 하는데 선배님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끝나면 항상 안아주셔서 감정 잡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안아주시다가도 슛만 들어가면 민희경으로 돌변하신다. 나도 순간적으로 몰입이 되게 하신다. 그래서 연기하기도 편하고 기댈 수 있다. 처음 뵀을 때부터 '내가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서 저런 아우라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셨다"고 칭찬했다.

함께 호흡한 박윤재에 대해선 "굉장히 능숙하다. 연기도 그렇지만 갖고 있는 인성이 다정해서 연기에도 묻어난다"며 "할배미가 있다. 젊은이같은 느끼보다는 할아버지처럼 따뜻하게 기댈 수 있다. 첫 인상부터 그랬다"고 했다.

박윤재는 소이현을 두고 "현장에서 잘 이끌어가고 있다. 너무 노련해서 기대서 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며 "'시청률은 당신이 책임져라. 기대서 가겠다'고 말했다. 총대는 소이현 씨한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볼 때 결혼도 하시고 두 아이의 엄마인데 굉장히 청량하다고 생각했다. 저럴 수 있나 놀라웠다"고 칭찬했다. 이에 소이현은 황급하게 "저도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해 웃음을 안겼다.
'빨강구두' 제작발표회/ 사진=KBS2 제공
'빨강구두' 제작발표회/ 사진=KBS2 제공
소이현은 또 남편 인교진의 응원을 받았냐는 질문에 "2년 만에 복귀라 응원 많이 해줬다. 멜로를 잘하고 오라고 하더라"며 "아이들도 이제 커서 엄마 드마를 응원해주고 대본도 같이 봐준다. 기쁜 마음으로 응원을 받으면서 촬영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아직 유치원생이라 못 볼 거다. 보게 된다고 해도 보호자가 있을 텐데 (드라마 속 인물이) 엄마가 아니라고 잘 설명해야 한다"며 웃었다.

최명길도 남편 김한길의 반응을 전했다. 그는 "대본을 받고 이때까지 다른 역할이라 대사할 때도 조심하고 걱정하니까 같이 있는 분이 '할라면 세게 하라'고 조언했다. 그게 민희경의 매력이라고 강하게 하라고 했다.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거침 없이 하라게 해서 거침 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 시청률을 묻자 박기현 감독은 "전작 '미스 몬테크리스토'도 잘 됐고 훌륭한 드라마지만 그 이상의 시청률이 나오면 좋겠다"며 "날씨도 더운데 저녁은 '빨강구두'가 책임지겠다. 하루의 피로를 날려보내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이현은 "손에 땀을 쥐게 할 거다. 고구마는 없다. 시원한 사이다 한 방이 있으니까 여름밤 시원하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빨강구두'는 오늘(5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