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미치지 않고서야', 매주 수·목 방송
격변하는 사회 속 중년 직장인의 치열한 분투기
지상파 드라마 구원투수 될까
/사진=MBC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2인 포스터
/사진=MBC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2인 포스터


≪박창기의 흥청망청≫
흥행 드라마의 성공 비결과 망작 드라마의 실패 요인을 시청자의 눈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사견은 덤입니다. 시청률부터 등장인물, 제작의도까지 더욱 낱낱이 파헤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드리겠습니다.



'공감대 높은 에피소드에 주역들의 열연은 덤'

중년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갓 들어온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어느덧 번듯한 회사의 구성원이 된다 한들, 현실은 각박하기 그지없다. 원치 않는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는가 하면,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을 가기도 한다. 이직을 꿈꾸지만 격변하는 사회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 가정의 기둥으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MBC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가 말하는 중년 직장인의 모습이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격변하는 직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n년 차 직장인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담은 작품이다. 곳곳에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퇴사와 이직, 해고 등의 소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작은 사업부 매각으로 권고사직을 받은 직원들의 면담에서 비롯된다. 뜻하지 않게 회사를 떠나게 된 중년 남성의 절규에서 낯설지 않은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현실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정리해고로 인해 복직 투쟁을 펼치는 중년들이 있지 않은가.

권고사직에서 살아남은 연구원 최반석(정재영 분)은 창인사업부로 새롭게 발령받았고, 나이 어린 팀장 한세권(이상엽 분)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 만남이 불편하고 어색하기만 하다. 최연소 팀장으로 겉멋이 잔뜩 베어 있는 한세권에게 있어 최반석은 나이 많은 아저씨에 불과했기 때문인 것. 같은 팀의 부하 직원들도 최반석이 마냥 부담스럽기만 하다. 갖은 핑계를 대며 첫날 점심도 회피할 정도니 오죽할까.
/사진='미치지 않고서야' 캐릭터 포스터
/사진='미치지 않고서야' 캐릭터 포스터
이러한 상황은 최반석만 그런 게 아니다. 그의 회사 동료인 노병국(안내상 분), 팽수곤(박원상 분), 공정필(박성근 분)도 젊은 세대에게 외면당한 신세인 것. 어느 순간 원치 않는 거리두기를 하게 된 중년 직장인의 씁쓸한 현실이 마음 한편을 쿡쿡 찌른다.

'미치지 않고서야'를 보다 보면 tvN 드라마 '미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두 작품 모두 '애환'이라는 키워드 아래 일맥상통하기 때문. '미생'이 장그래(임시완 분) 같은 청년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줬다면, '미치지 않고서야'는 비참한 현실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중년들의 끈기를 보여준다.

배우들이 너무 잘해줘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한 최정인 감독의 말대로 연기에 빈틈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 정재영과 문소리의 조합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지 않겠나. 그 외에도 안내상, 박원상, 박성근, 차청화 등 맛깔나는 감초 연기의 대가들이 극의 재미를 더하면서 생동감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가 환기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지상파 드라마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꾸준한 시청률 하락세로 굴욕을 맛보고 있는 것. 케이블, 종합편성채널보다 못하다는 평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MBC 미니시리즈는 과거 명성이 무색할 만큼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지 오래다. 그렇기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연 '미치지 않고서야'가 중년 직장인들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비참한 기록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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