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보쌈' 종영 인터뷰
"러닝, 요가 통해 체력 키웠다"
"아버지 손에 죽음 맞는 결말 슬퍼"
"대엽 통해 외로움 기준 생겼다"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죽는 장면 찍는 날 너무 슬펐어요. 죽는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MBN 토일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에 출연한 배우 신현수의 말이다. '보쌈'에서 수경(권유리 분)을 향한 일편단심 외사랑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신현수는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 죽음을 맞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근 서울 중림동에 위치한 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난 신현수는 시종일관 해맑은 미소로 '보쌈'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연기 호평에 겸손함을 잃지 않으면서 감독님과 배우들을 향한 애정은 아낌없이 드러냈다.

'보쌈'은 광해군 치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펼쳐지는 로맨스 사극. 극중 신현수는 정치적 밀약으로 좋아하던 수경이 자신의 형과 혼약을 맺게 되지만, 이후 청상과부가 된 수경을 여전히 바라보며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보이는 이대엽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신현수는 "작년 11월부터 7개월간 촬영하며 대엽이라는 인물로 살았다. 대엽이의 아픔을 연기하며 나 역시 속상하고 안타까웠다"며 종영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대엽이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이유가 '외로움'이었다는 신현수는 "이렇게까지 서사가 슬픈, 외로움을 다루는 인물을 해본 적도 없었기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았다. 이 캐릭터가 왜 외로운지 시청자들에게 이해시켜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권석장 감독님과 처음 미팅을 했을 때 이대엽을 연기하는 배우가 실제로 착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웃음이 가식적이지 않고 환하면서도 그 안에 슬픔이 있었으면 한다고요. 그런 모습이 저에게 느껴졌다고 해서 너무 감사했죠.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묻자 신현수는 "대엽의 수경을 향한 맹목적 사랑이 단순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며 "대엽은 자라면서 사랑이나 따뜻함을 받아 본 적이 없다. 형들은 이유 모르게 나를 싫어하고, 어머니와 아버지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고, 궐에서는 어린 세자들이 내친다. 유일하게 수경 옹주만이 자신을 편견 없이 바라봐줬기에 대엽의 세계는 그때부터 온통 수경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전사가 1회부터 드러나는 게 아니라 극 중간중간에 나오기 때문에 나는 1회부터 수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전사를 다 녹여내야 했다. 수경을 향한 대엽의 마음이 왜 이렇게까지 맹목적이었는지 나중에 전부 설명되게끔 말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시청자들이 대엽이가 사랑으로 수경이를 너무 몰아붙이는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러한 내막이 공개될 걸 알기에 나중에는 이해해 주리라 믿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엽의 상황이라면 사랑을 포기했을 것 같냐고 묻자 신현수는 "물론 윤리적으로는 포기하는 게 맞다. 그러나 대엽의 상황은 수경이 과부가 된 이후 자살시도까지 한 걸 알지 않나. 그 이후부터는 사랑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수경을 지키기 위해 움직였다. 더이상 죽음을 선택하지 못하게, 다른 사람을 사랑해도 상관없었을 거다. 존재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게 느꼈을 테니까. 실제 나였어도 사랑하는 이가 죽음을 선택하려고 한다고 어떻게든 말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가족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캐릭터인 만큼, 연기지만 실제로 외롭거나 쓸쓸함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이에 신현수는 "각오는 했지만 너무 외로웠다"며 웃었다.

"대엽이라는 인물의 외로움은 원초적인 외로움이잖아요. 바우(정일우 분), 수경과 셋이 있을 때 제일 외로웠어요. 둘은 사랑을 키워나가는 반면 대엽은 외사랑인 상황이니까요. 배우들에게 대놓고 제 외로움을 피력한 적도 있어요. 하하. 그래선지 대엽의 외로움을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대엽이를 표현하는데는 외로움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액션 촬영이 많았음에도 큰 부상 없이 작품을 마무리했다는 신현수는 촬영 전부터 액션을 위해 러닝과 요가를 하며 유연성과 체력을 높였다고. 그는 "'군주'라는 사극을 찍으며 기초적인 액션들을 배워놨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초 체력을 높여서 지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정일우 형도 워낙 액션을 잘해서 합 맞추는 게 즐거웠다. 말들도 다 온순해서 승마 장면도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현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대엽의 출생이 비밀이 밝혀진 17회 엔딩부터 18회 초반까지를 꼽았다. 해당 방송분에서 대엽은 이이첨이 아닌 선조의 장자인 임해군의 아들임이 밝혀진 이후 이이첨에게 칼을 겨누고 친모인 해인당 이씨(명세빈 분)에게 원망을 쏟아내고, 수경에 대한 마음을 접는 등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의 서사를 드러냈다.

약 20분의 분량을 위해 1주일 동안 촬영을 헀다는 신현수는 "짧다면 짧은 20분이 내가 이 작품에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했기에 가장 집중하며 1주일을 보냈다. 다행히 현장에서 감독님도 만족했고, 호흡을 맞춘 명세빈 선배님도 훌륭하게 잘 대엽이를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해주셔서 행복하고 뿌듯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쌈' 마자믹회에서 수경을 지키려다 아버지 이이첨 손에 죽음을 맞이하며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신현수는 "대엽은 이이첨을 아버지로 알고 30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결국 죽이지 못했다. 그런데 그 칼로 이이첨이 대엽을 찔렀다. 그때 대엽이 이이첨에게 한 번이라도 나를 아들이라고 생각한 적 있냐고 하는데 이이첨은 대답 없이 갔다. 대엽의 스토리는 새드엔딩이지만, 수경과 바우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니 저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보쌈'은 첫회부터 전국 3.1%, 순간 최고 3.9%를 기록하며 MBN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나타내며 심상치 않은 인기를 보였다. 이후 시청률은 계속 상승세를 보였고, 13회에서 최고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MB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일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신현수는 "친척 어르신들과 부모님 친구분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어머니, 아버지도 근래에 봤던 드라마 중 제일 재밌다고 하더라. 즐겁게 봐줘서 뿌듯했다"고 밝혔다.

"퓨전 로맨스도 섞여 있지만, 정통사극의 매력을 오랜만에 보여주는 작품이지 않았나 싶어요. 전개도 빨랐고,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도 자주 일어나서 젊은 세대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신현수./사진=조준원 기자.
'보쌈'은 신현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배우로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 신현수는 "예전에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를 물어보면 멜로나 로맨스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경험해보지 못한 장르를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쌈'을 통해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할 것들을 표현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현수는 "'보쌈'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즐겁고 설렜던 작업의 연속이었다. 매회 대본이 나올 때마다 신선했고 설렜다. 사극이 처음이 아닌데 처음인 것 같은 생경한 느낌이다. 시청자분들의 사랑에 너무 행복하고 따뜻했던 날들이었다"고 말했다.

"대엽이라는 인물은 앞으로 제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외로움의 기준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만큼 힘든 서사를 가진 인물이었으니까요.(웃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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