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백미경 작가./사진제공=tvN
'마인' 백미경 작가./사진제공=tvN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낸 강인한 여성들의 엔딩으로 막을 내린 tvN 토일드라마 ‘마인’에서 백미경 작가의 종영 소감을 공개했다.

지난 27일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1.2%, 최고 12.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린 ‘마인(Mine)’에서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 스토리의 주역 백미경 작가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 대장정을 마무리 지은 소회를 전했다.

백미경 작가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한 내 능력의 한계를 느낀 작품이다. 그럼에도 사랑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마인' 스틸컷./사진제공=tvN
'마인' 스틸컷./사진제공=tvN
‘마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묻자 그는 “새엄마, 싱글맘, 성 소수자, 예인 출신 수녀 등 편견에 갇힌 여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편견을 깨고 세상을 새롭게 보는 시각을 가지는 드라마를 쓰고 싶었다. 친모에게 학대받아 괴물이 된 캐릭터 한지용(이현욱 분), 생물학적인 아버지의 존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양아들의 행복을 사수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계모 서희수(이보영 분)를 비롯해 이 드라마는 온통 편견의 허들을 넘어야 했다”는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에 그 허들을 모두 뛰어넘은 서희수, 정서현의 빛나는 미소로 마지막 회 엔딩을 장식해 뭉클함까지 안겼던 바, “서희수의 ‘마인’은 드라마 16회 엔딩에 나온 것처럼 ‘나 자신’이었고 정서현(김서형 분)의 마인은 6회에 나왔던 수지 최(김정화 분)다”라며 “서희수에게 한하준은 지켜야 할 존재이며 정서현이 지켜야 할 존재는 효원이다. 그 가운데 두 주인공은 자신의 마인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이 드라마는 그것을 찾아가는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마인’은 서희수, 정서현을 비롯해 모든 등장인물이 저마다의 서사와 매력을 가져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에 남다르게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는지 묻자 “모든 인물이 소중하고 애틋하다”면서도 “특히 엠마 수녀는 내 드라마의 주제인 ‘편견’이란 키워드에 정통으로 대입된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엠마 수녀를 한지용의 생모이거나 음모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트루기(dramatugy, 극작술)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편견을 깨야만 하는 인물이었다”고 꼽았다.
'마인' 스틸컷./사진제공=tvN
'마인' 스틸컷./사진제공=tvN
계속해서 이러한 인물들에 숨을 불어넣으며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아끼지 않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은 명장면으로는 “하나를 뽑기는 힘들지만, 7회 엔딩에 희수가 유산하고 서현이가 그런 희수를 감싸 안는 장면은 작가인 내가 썼지만 보면서 다시 울었던 장면이다. 최고의 연기자들”이라며 극찬했다.

‘마인’은 그들만의 시크릿 리그를 형성한 상류층 효원家를 주 무대로 한다. 재벌가를 소재로 한 다른 드라마들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마인’에서 재벌은 주제를 관통하기 위한 설정과 배경일 뿐, 재벌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그래서 거기서 오는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라는 게 차이점이라고들 주변에서 말씀하시더라”고 답했다. 재벌가의 두 며느리가 적대하는 것이 아닌 끈끈한 연대를 보이고, 스스로의 것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들에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는 통속극의 틀을 부수며 새로운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극 중 효원가 사람들이 유달리 농도 짙은 산소를 마시고 공작새를 키운 설정에 대해서는 “산소를 마시는 건 실제 어느 재벌가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소재다. 그렇지만 취재를 하면서 느낀 건 ‘사람 사는 건 다 비슷비슷하다’는 거였다. 그리고 공작새는 작가의 상상력이다. 동물원에 가면 공작은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새장에 갇혀있는데, 그 모습이 성안에 갇힌 백작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마인’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라는 지에 대해서는 “드라마를 쓰면서 나 역시 나만의 ‘마인’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고민을 많이 한 작품이다. 강렬하고 더 자극적인 서사를 달렸으면 더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은 내가 원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잘 전달되지 못하는 딜레마에 놓였던 작품이었다. 이런 내 선택이 후회되지 않을 만큼 편견에 맞선 도전에 유의미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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