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2%대 시청률
박보영·서인국 케미 '글쎄'
배우·대본·연출의 부조화
'멸망' 서인국 박보영/ 사진=tvN 제공
'멸망' 서인국 박보영/ 사진=tvN 제공


tvN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이 8회 만에 2%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보영, 서인국 등 흥행성을 가진 배우들도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2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멸망'은 전국 가구 시청률 2.8%로 최저 기록을 나타냈다. 방송 4주 만에 3%대 시청률도 무너졌다.

지난달 10일 첫 방송된 '멸망'은 4%대로 출발했다. 2회에는 전국 4.4%, 수도권 4.9%로 산뜻하게 시작했으나, 이후 3%대로 떨어지면서 현재까지 최고 기록으로 남았다.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오 나의 귀신님' 흥행에 성공한 박보영과 '쇼핑왕 루이', '주군의 태양', '응답하라 1997' 등을 히트시킨 서인국의 명성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당초 두 사람의 만남은 큰 기대를 모았고 방영 전부터 150개국에 선판매됐지만 별다른 케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작가·배우·감독으로 이어지는 3개 축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8회에서는 본격적인 쌍방 직진을 시작한 인간 동경(박보영 분)과 초월적 존재 멸망(서인국 분)의 모습을 담았음에도 초라한 결과를 안았다.

이날 멸망은 동경을 향해 커져버린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 참을 수 없는 감정을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니 그저 너라고 부를 밖에"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동경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힘껏 껴안았다. 이후 동경은 "내가 존재해서 네가 불행한 거야"라는 멸망의 말에 "너 때문 아니야"라며 그의 존재를 긍정해줬고, 멸망은 심장이 쿵 내려 앉은 듯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지어 심박수를 상승시켰다.

하지만 그 순간 동경은 사라지고 말았다. 소녀신(정지소 분)에 의해 소환된 것. 소녀신은 "보여주고 싶었어. 네 덕분이니까. 걔가 자기보다 남을 불쌍해 한 건 처음이거든"이라며 흙 밖에 없던 화분에 난 싹을 보여줘 멸망임을 예상케 했다. 이에 동경은 "너구나? 내 불행이 멸망 탓이라고 말한 거. 그렇게 말하지 마. 난 걔 때문에 불행한 적 없으니까"라며 당당하게 멸망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표출했다.
'멸망' 8화/ 사진=tvN 제공
'멸망' 8화/ 사진=tvN 제공
이때 멸망은 동경을 찾아다녔지만, 소녀신의 계략에 의해 그 누구도 동경의 존재 자체를 기억하지 못했다. 이에 동경과 다시 마주한 멸망은 "무섭더라. 아무도 널 기억 못해서"라며 진심을 전해 설렘을 불러왔다. 멸망은 소녀신을 향해 "다신 걔한테 손대지 마"라며 분노를 표했다. 소녀신은 "내가 틀렸더라. 너 걔한테 사랑받고 있더라"며 "헛된 희망도 희망이야. 헛된 사랑도 사랑이고"라며 멸망이 동경에게 줬던 노란 튤립 다발을 되살려 건넸다. 그러면서 멸망이 헛된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노란 튤립을 동경에게 선물했던 이유를 궁금하게 했다.

이윽고 동경과 멸망의 쌍방 로맨스가 시작돼 시청자들의 심장을 떨리게 했다. 동경은 "계속 같이 살자. 오늘도 같이 자고"라며 멸망에게 진심을 전하는가 하면, "잡고 싶어서"라며 그의 손을 잡는 등 사랑스러운 직진녀 매력을 폭발시켰다. 동경은 멸망을 향해 "좋아해. 좋아한다고 내가 널"이라고 고백했다.

멸망은 동경이 부모님과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언급하자 그 순간으로 시간이 되돌렸고, 행복해하는 동경을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이때 동경이 "나 죽으면 말야. 남은 사람들이 다 날 잊었으면 좋겠어. 나 때문에 너무 슬프지 않게"라고 말하며 소원을 쓰려고 하자, 멸망은 그의 말을 막으려는 듯 동경에게 입을 맞춰 보는 이들의 숨을 멎게 했다. 이어 멸망은 "남 위해서 네 소원 쓰지 마. 웬만한 건 내가 이렇게 다 해줄 테니까"라고 말했다.

멸망은 동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각오를 내비쳤다. 동경과 멸망의 계약 조건은 100일 시한부인 동경이 죽기 직전 '세상을 멸망시켜 달라'는 소원을 말하지 않으면, 동경이 사랑하는 사람이 대신 죽는다는 것. 이에 멸망은 "탁동경, 나 좋아해도 돼. 난 이제 너 말고 아무것도 상관 없어졌으니까. 그러니까 선택해. 세상과 너를"이라며 동경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감내할 의지를 내비쳤다.

이처럼 본격 로맨스 서사에도 시청률 하락을 맞은 '멸망'. 하지만 화제성 부문에서는 아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TV화제성 분석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2주 연속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등을 만든 권영일 감독과 '뷰티 인사이드' 등을 집필한 임메아리 작가의 진가가 드러나야 할 때다.

'멸망'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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