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그 자체'로 변신한 서인국의 극한 온도 차
죽음의 관조자에서 인간 모먼트까지
사진=tvN '멸망' 방송 화면.
사진=tvN '멸망' 방송 화면.


배우 서인국이 유려한 감정 변주를 통해 멸망의 서사를 완성해가고 있다.

서인국은 tvN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에서 한 치의 온기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멸망 캐릭터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서인국이 마성의 온도 차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멸망’의 순간들을 꼽아봤다.

◆‘죽음의 관조자’ 멸망의 비정한 면모
서인국은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며 자신의 소멸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멸망의 면모를 그려냈다. 지난 3회 멸망(서인국 분)은 ‘세상의 멸망’을 걸고 자신과 계약한 동경(박보영 분)을 찾아가 극한의 고통을 선사, “넌 나 때문에 울게 될 거야. 그래서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어질 거야”라며 경고했다. 그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동경을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분위기를 차갑게 얼어붙게 했다.

지난 4회에서는 지나가던 행인들의 이기적인 속마음을 엿들은 뒤, 동경에게 휩쓸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듯 “인간은 하찮다. 너라고 다를 바 없다”고 독백했다. 비정한 ‘죽음의 관조자’ 멸망에 완벽히 동화된 서인국은 단호하게 굳은 표정과 묵직한 음성으로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묘하게 균열 일기 시작한 멸망의 내면
서인국은 균열이 일기 시작한 멸망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난 5회에서 멸망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고, 세상을 이해시키기 위해 ‘김사람’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는 동경을 보며 그녀의 감정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그녀의 주변을 맴돌던 멸망은 때로는 능청스러운 장난을, 때로는 사소한 배려를 내보이며 인간미를 조금씩 드러내기도. 서인국은 입체적인 매력으로 멸망의 변화를 유연하게 그려내며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또한 멸망은 동경의 진심 어린 위로에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하며 요동치는 마음을 드러냈고, 그녀에게 “날 사랑하는 최초의 인간이 돼”라며 고백했다. 달콤한 말과 달리 쓸쓸한 그의 낯빛은 아슬아슬한 로맨스에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 다정하고 설레는 서인국의 ‘인간 모멘트’
지난 25일 방송된 6회에서 서인국은 동경에게 한 걸음 다가선 멸망의 ‘인간 모멘트’를 선보였다. 그는 꽃을 사 들고 동경을 찾아가는가 하면, 비 내리는 날씨에 우울해하는 그녀와 손을 맞잡고 빗속을 뛰어가며 아름다운 명장면을 완성하기도. 동경과 티격태격하던 순간에는 “사랑해. 대신 죽어 줄게”라며 능청스레 말했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무심하게 내뱉은 말에는 애틋함이 담겨있어 많은 이들의 설렘을 자아냈다. 서인국은 짧은 대사에 멸망의 미묘한 내면 변화까지 섬세하게 녹여내 모두를 빠져들게 했다.

방송 말미에는 동경이 멸망에게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소원을 비는 반전 가득한 전개가 펼쳐졌다. 멸망은 무거운 표정으로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이내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뜨겁게 입을 맞추기 시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저돌적으로 직진하는 그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심박수를 높였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소녀신(정지소 분)의 계획으로 인해 멸망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시한부 동경과 목숨 담보 로맨스를 싹틔운 그의 앞날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멸망’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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