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마우스' 종영 인터뷰
"이승기 진범인 것 알고 촬영"
"할머니 죽인 사람이라 생각하니 연기하기 힘들어"
'마우스'에서 오봉이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마우스'에서 오봉이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이승기(정바름 역)와 가족 같기도 하고 애인 같기도 해야 하는데 자꾸 저 사람이 우리 할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하니까 연기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같이 촬영하다가도 정말 나쁘다 못됐다 하면서 울고 웃고 했습니다."


배우 박주현이 '괴물 신인'의 저력을 보여줬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에서다. 극중 어린 시절 얻은 트라우마를 딛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오봉이 역으로 열연한 그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마우스'는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 분)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 분)가 사이코패스 중 상위 1퍼센트로 불리는 프레데터와 대치 끝, 운명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모습을 담은 작품. 박주현이 연기한 오봉이는 아동 성범죄 피해자를 당한 피해자이자 할머니를 살해한 프레데터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박주현은 "주요 인물들 중에 내가 가장 어리고 미성년자 신분이라 미성년자를 연기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며 "내가 고등학생 때 겪었던 감정적인 부분들 위주로 접근했다. 봉이는 과거 트라우마가 깊은 친구라 아픔, 상처를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겪은 친구이기에 내 마음대로 정의 내려서 캐릭터를 만들기 보단 감독님과 깊은 이야기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마우스'에서 이승기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인 프레데터였다는 진실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박주현은 "이것 때문에 '마우스' 촬영이 힘들었다. 이승기 오빠가 진범인 걸 알고 촬영했다"며 "모르는 선배님들도 있었는데, 나는 프레데터와 직접 싸우는 장면을 찍었어야 해서 알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극중 오봉이는 이승기 팔에 난 상처를 보고 그가 할머니를 죽인 프레데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박주현은 "범인을 추리한 게 아니라 감각적으로 갑자기 추워지는 느낌에 이끌려 확인했는데 흉터가 있을 때의 그 당혹스러움을 다양한 버전으로 연기했다. 점점 경악하는 버전과 한순간 입을 틀어막는 버전, 눈물부터 차오르는 버전까지 가장 분위기가 잘 맞고 가장 오봉이다운 걸 감독님이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 분위기에 대해 묻자 박주현은 "드라마 자체가 장르물이고 어둡고 캐릭터들이 사연을 가지고 있어서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과묵한 분위기인데. 그 와중에도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챙겨주려 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승기, 이희준과의 호흡을 어땠을까. 박주현은 "함께해서 너무 든든했던 두 분이었다. 호흡은 너무 좋았다. 많이 배려 해줘서 나이 차도 경력차도 있었지만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조언 느낌도 아니고 늘 대화를 많이 했다. 뭐가 더 좋을까 물어보시기도 하고, 서로 이런 건 어떨까 물어보며 자유롭게 대화의 장이 열렸다"고 고마워했다.

박주현은 '마우스' 연출을 맡은 최준배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이 그리는 그림과 내가 생각하는 그림에 대해 의논을 나누는데, 항상 감독님은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하라고 해주셨다. 박주현이라는 배우는 마음 가는 대로 연기할 때 조금 더 빛이 나는 것 같다고 말해줘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항상 봉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봉이야, 넌 충분히 행복해도 돼.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2019년 tvN '드라마 스테이지-아내의 침대'로 데뷔한 박주현. 그는 26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했음에도 1년 만에 넷플릭스 '인간수업'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차며 '괴물 신인'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마우스'는 '인간수업', KBS2 '좀비탐정'에 이은 세 번째 주연 작이다.

최근 개최된 '2021년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까지 꿰찬 그는 "많은 사람들이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다. 이러한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은 연기에 더 집중해서 좋은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박주현은 "부담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나라는 사람 자체가 부담을 느낄 때 작아지기 보단 이걸 딛고 일어나고 싶어 하는 성격"이라고 밝혔다.

"'인간수업'을 2년 전에 촬영했는데, 그 후 일주일 이상 쉰 적이 없어요. 제가 체력이 좋은 편인데, 이렇게까지 좋은 줄 몰랐죠.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힘든 것 보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주는 원동력이 더 커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하고 싶은 장르와 캐릭터가 너무나 많다는 박주현. 그는 "악역도 해보고 싶고, 가슴 절절한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 난 대본을 받았을 때 와 닿는 게 크고,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내가 조금 더 빛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을 때 의욕이 가장 넘친다. 도전해서 성취할 수 캐릭터라면 망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주현은 자신만의 연기 비결은 대본 읽기라며 "시도 때도 없이 대본을 보다보면 놓쳤던 게 보일 때도 있고, 다른 각도에서 대본이 느껴질 때도 있다. 대본이라는 게 참 신기한 것 같다. 같은 글자인데 내가 어떤 상태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수많은 느낌 중 하나를 정해 연기를 하고 그걸 전달하는 게 배우의 몫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주현./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박주현의 차기작은 영화 '사일런스'로, 촬영은 이미 다 마친 상태다. 그는 "첫 영화이기도 하고, 평소에 존경하던 선배님도 많이 나와서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선균 선배가 학교 선배인데 친척 오빠 같은 느낌으로 챙겨줬다. 주지훈 선배님도 맛있는 거 많이 사줬다. 예수정 선배님도 너무 따뜻한 선배님이다. 더 없이 편하고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차기작은 계속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좋은 시나리오, 잘 할 수 있는 혹은 내가 조금 더 성장 할 수 있는 대본을 만나고 싶어서 신중하게 보고 있어요,"

'괴물 신인' 박주현이 앞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는 무엇일까. 박주현은 "너무 감사한 수식어지만 언제까지 신인일 수는 없지 않나.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시청자들에게 실망 끼쳐 드리지 않고 늘 발전하고 성장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마우스'는 데뷔 이후 가장 긴 호흡으로 연기한 작품이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특히 힘겨운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며 노력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 앞으로 제가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줄 것 같네요. 나도 살아가는데 너도 살아가라고 말이죠.“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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