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빈센조', 지난 2일 종영
곽동연, 바벨그룹 회장 장한서 役
"송중기, 항상 배려해줘서 감사"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바벨그룹의 회장 장한서 역으로 열연한 배우 곽동연.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바벨그룹의 회장 장한서 역으로 열연한 배우 곽동연.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배우 곽동연에게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는 연기 활동의 원동력이 된 작품이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보다 설렘을 느낀다는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 모아왔던 연기 소스를 마음껏 사용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곽동연은 극 중 바벨그룹의 회장 장한서 역으로 열연했다. 어린 나이에 총수가 돼 죄의식 같은 건 전혀 없는 타고난 악당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복형 장준우(옥택연 분)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인물이다.

곽동연은 복합적인 심리를 가진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극악무도한 빌런에서 빈센조(송중기 분) 바라기로 성장하는 과정을 능청스럽게 살려내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장한서가) 너무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빌런 같지만 아예 허당인 모습도 있어요. 그걸 연기할 때 어렵기보다는 즐거웠죠. 장면마다 핵심 포인트를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곽동연은 캐릭터의 성장 과정이 그대로 그려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알렸다. 그는 "장한서는 시작과 끝이 다른 인물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고 많이 성장했다"며 "나 스스로 장한서는 성장형 캐릭터라고 표현한다. 대본에 장한서의 일대기가 잘 명시돼 있어서 연기할 때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깐 헷갈린다고 느낀 부분은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바로바로 해소했다. 내가 의도한 대로 시청자들이 장한서들 보면서 어느 정도 연민을 가지고 공감해주길 바랐다"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는 장한서가 일생의 억압 속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살아남으려는 독기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곽동연은 롤모델로 배우 조진웅을 꼽았다.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곽동연은 롤모델로 배우 조진웅을 꼽았다.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영화 '대부'를 보면서 자란 대부 키드라 마피아에 대한 동경심이나 소재의 매력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흥미로웠죠. 장한서의 장점은 성장하는 서사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거에요. 대한민국 최악의 총수가 귀엽다는 말을 들을 만큼 변화를 이뤄냈으니 말이죠."

곽동연의 연기 열정은 시청자들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을 향한 폭발적인 관심을 두고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 훌륭하신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해 존경하는 수많은 선배와 현장에서 호흡을 함께 맞추며 배우 인생에 전환점이 돌았다"며 "뛰어난 선배들이랑 연기하면서 진짜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송중기 선배를 보면서 '정말 좋은 에티튜드가 저런 거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또한 "송중기 선배는 항상 나를 배려해줬다. 뭘 하든지 다 받아줄 테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더라. 그 덕에 내가 더 재밌게 연기할 수 있었고 좋은 케미가 나온 것 같다"며 "옥택연 형은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장준우에게 애정이 하나도 없는 캐릭터를 맡아서 너무 많이 친해지는 건 경계했다. 그게 방송에서 안 보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극 중 관계에 신경을 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빈센조' 현장 스틸컷
/사진='빈센조' 현장 스틸컷
곽동연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13회 중 '장준우의 돼지 피 세례' 엔딩을 꼽았다. 그는 "장준우가 돼지 피를 맞는 모습을 장한서가 지켜보는 장면이다. 장한서가 환하게 웃는 것이 처음이라 인상적이었다"며 "당시 그 장면을 찍을 때 몇 배는 더 과하게 연기를 했다. 진짜 기괴해 보일 정도였다. 장한서 인생 처음으로 장준우를 꺾고 살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긴 것 같다. 결과물이 너무 잘 나와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17회차 엔딩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극 중 장한서가 장준우를 배신하고 빈센조에게 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회장 자리를 얻은 장한서는 빈센조를 배신하고 왼쪽 가슴에 총을 쐈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시청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빈센조가 짠 계획으로 밝혀졌다.

곽동연은 "시청자들을 잠깐 혼란에 빠뜨렸다. 17회 대본을 보는데 장한서가 빈센조에게 총을 쏘고 끝나서 나도 속았다"며 "감독님께 전화해서 '얘는 대체 뭐 하는 인간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감독님이 잠깐의 페이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시청자들이 17회를 보고 혼란스럽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디렉션을 줬다. 빈센조에게 정말 큰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가도 계열사를 맡아보라는 장준우의 말에 속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어려우면서도 재밌는 과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18회 중 장한서가 장준우에게 반기를 드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찍을 때는 저도 쾌감을 느꼈죠. 총 쏘는 것보다 더 통쾌했어요. 당시 감독님에게 진짜 세게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래서 넥타이도 쪼아주고, 어깨도 두드려보고, 안아주기도 하고 그랬어요. 이 사람을 무시할 수 있는 행동은 다 넣은 것 같아요. 마지막에 수갑을 쪼는 것까지 내가 원하는 거였기에 너무 짜릿했죠."

곽동연이 상상했던 '빈센조'의 결말은 무엇일까. 그는 "장한서가 빈센조의 조언을 따라 유능한 CEO가 돼서 바벨그룹을 정상화한다. 이후 수많은 자금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결말을 상상했다"며 "전혀 그렇게 흘러가진 않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납득할 만한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말이라고 장담한다"고 자신했다.
곽동연은 '빈센조' 16회 엔딩 이후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로부터 스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곽동연은 '빈센조' 16회 엔딩 이후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로부터 스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
곽동연은 2012년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모던파머', '돌아와요 아저씨', '구르미 그린 달빛', '쌈, 마이웨이', '다시 만난 세계', '라디오 로맨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복수가 돌아왔다', '닥터탐정', '두 번은 없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과 영화 '여교사', '대장 김창수',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야구소녀' 등에 출연했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에 접어든 곽동연은 "시청자들에게 질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데뷔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막연하게 들이댔다. 지금은 내가 이 직업을 하는 이유와 뭘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생각하고 알게 됐다"며 "최근 들어서는 인간으로서도 전반적인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년 전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지금은 많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10년 차가 되었다는 게 놀랍고 부끄럽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좋은 연기와 작품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곽동연은 "그동안 독특한 캐릭터를 생각보다 많이 보여드렸다. 나는 아픔이 있고 어딘가 결핍이 있는 인물에 좀 더 끌리는 것 같다"며 "장한서도 그렇고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권기도도 그렇다. 결핍이 채워지고 나면 많은 분에게 위로가 되는 부분을 목격하고 나니까 더 그런 것 같다. 연기하기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곽동연은 배우를 직업으로 둔 것에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하는 이유는 제일 잘하는 일임과 동시에 제일 잘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가 항상 100%가 되지 않는다"며 "갈 때까지는 가보고 싶다. 내가 하는 연기에 재미를 느끼고 힘을 받고 위로가 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걸 보고 난 후 이 직업에 대한 매력을 끊지 못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영화 '6/45' 출연을 확정 짓고 촬영에 들어간 곽동연은 "군인 역할을 맡았다. 굉장히 코믹하고 밝은 분위기의 작품"이라며 "촬영이 벌써 시작됐는데 유쾌한 분들이 많아서 재밌게 찍고 있다"고 알렸다.

"'빈센조'가 훗날 답답함을 날려줬던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게 '코로나19 때문에 답답했을 때 '빈센조' 되게 재밌지 않았냐?'는 말을 듣고 싶죠. 저희 드라마를 통해 통쾌함을 느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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