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모범택시', 매회 시청률 경신
'학폭 논란' 이나은, 상당 회차 촬영한 뒤 하차
표예진, 재촬영 승부수로 만든 신의 한 수
학폭부터 갑질까지, 사회적 이슈 전달 '공감'
사이다 액션으로 대리만족
/사진=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메인 포스터
/사진=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메인 포스터
≪박창기의 흥청망청≫
흥행 드라마의 성공의 비결과 망작 드라마의 실패 요인을 시청자의 눈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사견은 덤입니다. 시청률부터 등장인물, 제작의도까지 더욱 낱낱이 파헤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드리겠습니다.


'24일 16%'

지난주 토요일 방영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의 시청률이다. 19세 이하 관람 불가라는 악조건을 뚫고 얻은 드라마 시청률 1위라는 타이틀. 호성적의 비밀은 무엇일까.

'모범택시'는 살인, 성폭행, 학교 폭력, 직장 내 갑질 등 실제로 있었던 사건들을 모티브 삼아 작품에 녹여냈다. 극의 구성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울분을 쏟아낼 수밖에 없을 만큼 몰입도가 높다. 매회 이어지는 시원한 사이다 결말은 마치 시청자가 극의 주인공인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만족감을 준다.

'모범택시'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첫 방송 당시 10.7%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매회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탄탄한 구성은 연출을 맡은 박준우 감독이 이끌고 있다. 박 감독의 이력은 범상치 않다. 그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오랜 기간 담당했던 시사PD 출신이다. 오랜 기간 사건 사고 현장에서 쌓아 올린 경험치가 드라마를 통해 폭발하고 있는 것. 이런저런 이유로 현실에서 답답하게 막혀있는 사건들이 극에선 시원하게 해결되니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밖에.

박 감독은 "시사 프로그램에서 많이 봤던 소재들이 있다. 현실에서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은 사건들을 위주로 다뤘다"며 "조두순 사건 같은 에피소드를 과감히 녹여냈다. 경찰과 검찰이 노력하지만 완전한 정의가 풀어내지 못한 울분을 넣었다. 범죄 피해자들의 억울한 고통에 대한 묘사와 설명을 작품에 넣었다"고 전했다.
배우 차지연(왼쪽부터), 이솜,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사진제공=SBS
배우 차지연(왼쪽부터), 이솜,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사진제공=SBS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 것은 놀랍게도 갑작스레 투입된 표예진이다. 천재 해커 안고은 역을 맡은 표예진은 대체 투입된 배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이 역할의 주인은 걸그룹 에이프릴의 이나은이었다. 이나은이 상당 회차를 촬영한 뒤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학폭 논란이 '모범택시'를 덮쳤다. 주연배우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 제작진의 선택은 전면 재촬영이라는 초강수였다.

간절함이 통한 걸까. 이 카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박 감독은 "배우부터 제작진까지 다들 한마음으로 한뜻으로 임했다"며 "똘똘 뭉쳐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고 생각했다. 재촬영을 하니까 더 잘 찍을 수 있겠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표예진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나은과 표예진의 연기력을 놓고 비교하는 일이 벌어졌다. 동일한 대사를 놓고 소화하는 두 사람의 연기에 갑론을박이 일며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사진='모범택시' 티저 포스터
/사진='모범택시' 티저 포스터
주연 배우들의 섬세한 열연도 한몫 거들었다. 배우 이제훈을 시작으로 이솜, 김의성, 차지연 등이 탄탄한 연기력을 통해 극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흥행에 일조했다. 더불어 조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다.

16부작인 '모범택시'는 6회차까지 방영됐다. 이런 가운데, 표예진이 과거 피해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반환점을 앞둔 '모범택시'가 어떤 에피소드와 액션을 통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을지 기대된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