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눈빛
성장형 엘리트 형사
괴물 잡기 위한 선택?
'괴물' / 사진 = JTBC 영상 캡처
'괴물' / 사진 = JTBC 영상 캡처


배우 여진구가 괴물 같은 열연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써 내려 가고 있다.

27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 연출 심나연) 12회에서 한주원(여진구 분)의 진실 추적은 계속됐다. 여진구는 사건의 내막과 의혹의 실마리를 흔들림 없이 풀어나가는 한주원의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뜨거운 집념에 냉철한 판단까지 장착한 성장형 엘리트 형사 한주원과 혼연일체 된 열연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호평을 이끌었다.

이날 박정제(최대훈 분)를 향한 절친 이동식(신하균 분)의 믿음은 흔들렸고, 한주원의 의심은 깊어졌다. 21년 전 이유연(문주연 분) 실종 당일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박정제. 하지만 그날 이후 그가 4년 동안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되어 있었다는 사실과 조길구(손상규 분)의 통화 내역서에서 발견한 도해원(길해연)의 대포폰 번호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다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동식은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로 "요즘 내가 믿음이라는 게 한없이 하찮다는 생각이 드네"라고 나직하게 내뱉었다. 이에 "믿음은 감정의 문제니까요. 진실이 밀고 들어오면 언제든 깨져버릴 수 있으니까"라는 한주원의 대답은 두 사람의 엇갈린 심경을 대변하고 있었다.

한편, 한주원은 병실에서 도망쳐 나온 박정제를 데리고 이동식의 집으로 향했다. 사라진 기억을 끄집어내 봤지만 소용없었다. 박정제는 "사슴을 본 기억밖에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고통스러워했다. 이동식의 믿음과 박정제의 진술에도 한주원은 여전히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남상배(천호진 분) 소장의 죽음으로 깨달음을 얻은 한주원은 섣불리 나서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한주원은 "박정제 씨도 하루빨리 기억을 찾아요. 살아있는 게 지옥인 악몽에서 빠져나와서 이동식 씨에게 모든 걸 털어놨으면 합니다"라고 진심으로 부탁했다.

한주원은 박정제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동식의 집 지하실에 그를 머물게 했다. 하지만 이동식은 자신과 약속된 바 없는 이야기에 정색했다. 지하실은 이유연의 사체가 발견됐던 장소, 게다가 박정제의 불안정한 상태도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갈등을 지켜보던 유재이(최성은 분)는 "이젠 기억해내야지"라며 "정말 기억이 없으면 누구보다도 기억해내고 싶은 사람이 정제 아저씨 본인 아닐까? 우리 어설픈 동정 같은 것 하지 맙시다"라고 한주원에게 힘을 실었다. 그런 가운데 오지화(김신록 분)는 도해원이 조길구에게 돈 대신 땅을 증여한 사실을 밝혀 이들 사이의 수상한 거래 정황을 짐작게 했다.

조길구의 고백은 충격적이었다. 조길구는 도해원의 지시대로 기타 피크 감정서를 바꿔치기했고, 이에 상응하는 대가로 21년 동안 뒷돈을 받아 챙겨왔다. 물론 감정서 원본의 진짜 결과는 도해원만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길구는 "당신이나 나나 자식이 웬수"라는 그의 말로 미루어보아 기타 피크에서 박정제가 범인인 증거가 나왔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한마디는 이동식의 마지막 남아있던 믿음을 저버리게 했다. 박정제를 향한 이동식의 시선은 울분으로 가득 찼다. 이동식은 박정제를 집요하게 추궁했고 극한으로 몰아세웠다. 그러자 박정제는 그날의 일들을 떠올렸다. "내가 쓰러진 유연이를 차로 죽였어"라는 그의 처절한 절규는 이동식을 혼란에 빠트렸다.

한주원이 박정제의 자백 소식에 달려왔지만, 이미 그는 떠나고 없었다. 제 손으로 박정제를 보냈다는 이동식의 담담한 목소리는 한주원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한주원은 "아직도 박정제를 믿어요? 진실을 알게 됐는데도 그딴 믿음이 왜 깨지지 않는 거냐고!"라며 분노했다. 이에 이동식은 한주원에게 다가서며 "한주원 경위 당신도 그래요? 당신 가족이 당신이 생각지도 못한 일을 저질렀다면 말이야. 손잡을 겁니까?"라고 의미심장하게 되물었다. 여기에 21년 전 박정제 이전에 이유연을 향해 돌진하는 차량 속에서 한주원의 아버지 한기환이 등장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한주원은 완벽한 진실 앞에 믿음도, 관계도 아무런 힘이 없다고 믿어왔다. 이는 그가 마지막까지 박정제와 도해원을 불신했던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의심의 화살은 한주원 자신과 경찰청장 자리에 올라선 아버지 한기환에게로 되돌아왔다. 위험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그가 선택할 정의는 과연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정말 한기환이 이유연을 죽인 것인지, 이는 이동식과 한주원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이목이 쏠린다.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한주원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극한의 심리 변화를 풀어낼 여진구의 믿고 보는 열연이 더욱 기다려진다.

한편 '괴물'은 매주 금, 토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신소원 객원기자 newsinf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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