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여신강림', 지난 4일 종영
임세미, 임주경 친언니 임희경 役
오의식과 유쾌한 로맨스 '호평'
"작품 통해 주량 늘었다"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에서 임주경(문가영 분)의 친언니이자, 무브엔터테인먼트 신인 개발팀 임희경 역으로 열연한 배우 임세미. /서예진 기자 yejin@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에서 임주경(문가영 분)의 친언니이자, 무브엔터테인먼트 신인 개발팀 임희경 역으로 열연한 배우 임세미. /서예진 기자 yejin@
"새침하다", "건들면 안 될 것 같다", "거리감이 느껴진다"…그동안 다수의 작품에 나왔던 배우 임새미를 향한 주변의 반응은 이러했다. 그러나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에 출연한 이후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180도 바뀌었다.

'여신강림'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임주경(문가영 분)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이수호(차은우 분)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 중 임주경의 친언니이자, 무브엔터테인먼트 신인 개발팀 임희경 역으로 열연한 임세미는 솔직하고 당당한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한준우(오의식 분)와의 유쾌한 로맨스는 웃음과 설렘을 동시에 선사하며 호평을 끌어냈다.

임세미가 연기한 임희경은 예쁜 외모 속에 숨겨진 반전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대외적으로는 완벽한 커리어우먼으로 보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재고 따지지 않을 만큼 저돌적이다.

임세미는 "임희경은 겉과 속이 똑같은 사람 같다. 뇌에서 나오는 말을 필터 없이 말한다. 연기하면서 조금은 부러웠다"고 밝혔다.

2004년 의류 브랜드 모델로 데뷔한 임세미는 다음 해 KBS 2TV 드라마 '반올림2'를 통해 연기에 발을 들였다. 이후 드라마 '호박꽃 순정', '넌 내게 반했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사랑만 할래', '오늘부터 사랑해', '쇼핑왕 루이', '투깝스', '내 뒤에 테리우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등에 나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임세미에게 있어 '여신강림'이 주는 의미는 특별했다. 그는 "늘 악역만 해서 그런지 욕을 정말 많이 먹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 '웃겨요', '멋져요' 등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힘이 됐다.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여신강림' 현장 스틸컷. /사진제공=tvN
'여신강림' 현장 스틸컷. /사진제공=tvN
이번 작품을 통해 걸크러시한 역할을 처음 맡았다는 임세미. 그는 "대본을 봤을 때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면서 "요즘은 연기가 아닌 진짜 같이 보이는 연기를 추구한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나오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준우에게 적극적인 모습이 멋있어서 임희경을 닮고 싶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 연애에 있어서 엄청 조심스럽고 겁쟁이 같죠. 30대가 되면서 연애 성향이 조금씩 바뀐 것 같아요. 지금은 '여자가 먼저 고백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데이트를 신청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임세미는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관해 "매 순간이 에피소드"라며 웃었다. 그는 "오의식 선배와 문가영을 빼고는 다 처음 만났다. 김민기가 정말 연기를 잘했는데, 알고 보니 신인이더라. 우리 중 유일한 미성년자였는데 작품을 하면서 성인이 됐다.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정말 친동생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장 분위기가 늘 열려있었다. 감독님도 우리가 뭘 하든 다 수용해줬다. 그 덕에 작품을 즐겁게 찍을 수 있었다"면서 "다들 '오랜만에 이렇게 재밌는 걸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만큼 다들 호흡이 좋았던 게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오의식에 관해서는 "선배가 연기를 너무 잘한다. 나중에 캐스팅 소식을 듣고 '웃음 참다가 촬영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극 초반에는 임희경이 대사를 치면 한준우가 리액션을 하는 역할이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역할이 바뀌었다. 이후 점점 웃음 참기가 너무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극 중 임주경, 이수호와 임희경, 한준우가 더블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있다. 당시 오의식 선배가 한쪽 쌍꺼풀이 짙어진 채 나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더라. 그러다가 갑자기 본인 입을 확 틀어막는데 숨을 못 쉴 정도로 웃겼다. 본 방송을 보니 내가 웃음을 참고 있는 게 다 보이더라"라고 털어놓았다.
임세미는 이상형으로 착하고 맑은 사람을 꼽았다. /서예진 기자 yejin@
임세미는 이상형으로 착하고 맑은 사람을 꼽았다. /서예진 기자 yejin@
자신이 찍은 작품을 즐기면서 본 게 정말 오랜만이라는 임세미. 그는 "적어도 10회까지는 본 방송을 챙겨본 것 같다. 후배들이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촬영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극 중 임희경은 폭탄주 10잔도 끄떡없는 애주가로, 회식을 밥 먹듯이 즐기는 인물이다. 이에 임세미는 "내 실제 주량은 맥주 한 캔이다. 그것만 먹어도 잠을 잘 잔다"면서 "촬영하면서 주량을 늘리기 위해 술을 좀 마시다 보니 두 캔 정도는 넉넉히 마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세미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페스코 베지테리언(육류는 먹지 않고 생선, 동물의 알, 유제품은 먹는 채식 유형)의 삶을 공개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완전히 소비하지 않은 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갔을 때"라면서 "어미 소와 새끼를 보면서 고통도 행복도 아는 존재라는 걸 느끼고 완전히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팬들과 더욱 친밀한 소통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한 임세미. 그는 "아직은 꿈나무다.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내가 베일에 싸여있는 캐릭터는 아니라서 소소하게 삶을 나누는 게 어떨까 싶어서 개설했다"면서 "특별한 것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공유하고 싶었고, 내 일상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자몽(오의식 분)과 딸기(임세미 분) 커플을 응원해 줘서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주저 없이 용기 내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드라마가 끝난 게 실감 나지 않아 멍할 따름이죠. 하지만 나중에는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 재밌었지' 하면서 말이죠."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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