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경이로운 소문', 지난 24일 종영
조병규, 카운터 특채생 소문 役
캐릭터 위해 10kg 감량
"2021년, 쉬지 않는 해 되길"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카운터 특채생 소문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병규.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카운터 특채생 소문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병규.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주변에서 노파심 섞인 말로 '휴식을 갖는 게 어떠냐?'고 물어봐요. 연기를 시작하면서 인간 조병규의 모습이 많이 없어진 거 같아서 속상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인간 조병규와 배우 조병규의 모습이 일체화돼서 가는 것 같아요. 저에게 있어 에너지 충전의 순간은 촬영 이후에 장면을 회상하면서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게 휴식이라는 단어와 같다고 생각하죠. 촬영하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그 이상으로 무언가 얻어지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실로 경이로운 행보다. 어느덧 출연한 작품만 해도 80개에 임박하는 배우 조병규. 올해로 데뷔 6년 차에 접어든 그는 끊임없는 노력 끝에 3연타 흥행을 일궈내며 대표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조병규에게 있어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조병규는 극 중 카운터 특채생 소문 역으로 열연했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읜 데 이어, 한쪽 다리를 쓸 수 없는 장애를 갖게 됐는데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조병규는 악의 무리와 맞서며 성장하는 캐릭터의 서사를 탁월하게 소화해 호평받았다. 눈을 뗄 수 없는 액션과 폭발적인 감정 열연이 압도적인 시너지를 일으키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2015년 KBS 2TV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로 데뷔한 조병규는 2019년 JTBC 드라마 'SKY 캐슬'에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통해 남자 신인상을 받으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조병규는 3연타 흥행에 관해 "잘 포장해서 나온 말인 것 같다. 너무 좋은데 부끄럽다"면서 "요행에서 온 결과다. 대본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결과로 도출할 것인지다. 그 과정에서 감독님,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게 잘 어우러져야 흥행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확신이 들었다"며 "'나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다. '경이로운 소문'은 배우 조병규에게 큰 뿌리로 작용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고 털어놓았다.

"생각보다 너무 좋은 성적을 끌어낸 작품이라 좋은 힘을 얻었어요. 우리 드라마가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갖고 있어서 사이다 같은 장면들이 많았죠. 악귀와 악인들을 타파하는 부분에서 대중들이 좋게 느낀 것 같아요. 이러한 부분으로 마음을 움직여서 호평받은 것 같습니다."
'경이로운 소문' 스틸컷. /사진제공=OCN
'경이로운 소문' 스틸컷. /사진제공=OCN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경이로운 소문'은 매회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OCN 개국 이래 첫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다. 이를 통해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과 함께 OCN 역사를 새로 썼다.

조병규는 "드라마가 잘 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 건 OCN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 1등 찍었다는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작품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 게 'S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는데, 그때 OCN에서 SNS 계정을 통해 축하 게시물을 올렸다"면서 "거기에 많은 채널의 대통합이 이뤄졌다. 다양한 채널이 소문이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해 줘서 경이로웠다. 그때 '다른 채널에서도 소문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주고 있구나' 싶어서 열심히 촬영하게 됐다"며 웃었다.

캐스팅 이전부터 원작 웹툰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는 조병규. 그는 "초인적인 힘을 가진 인간의 삶,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등 웹툰을 통해서 나오는 요소들이 너무 좋았다"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웹툰을 다시 보게 됐는데, 나는 소문이가 가진 선함에 못 미치는 인간이다. 그렇지만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일어나려고 하는 부분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웹툰 속 소문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 다르게 하려고 연습했다. 그 노력이 영상으로 그려지면서 잘 동화된 것 같다"며 "요즘 많은 사람이 답답하고 어려운 시기일 거라 미루어 짐작한다. 그 과정에서 많이 주눅 들고 그랬을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고 싶다는 다짐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학원물에 대한 갈증은 '경이로운 소문'이 끝나면 없을 줄 알았다. 근데 더 열망이 생기더라. 다음 작품에서 교복을 입을 것 같진 않지만,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입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조병규는 이번 작품을 위해 10kg을 감량했다. 그는 "유준상 선배가 '액션신을 수월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체중감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말에 나도 동의했고 흔쾌히 승낙했다"면서 "초반에는 캐릭터 특성상 유약한 모습이 필요했다. 그래서 10kg을 감량했는데, 살이 잘 안 찌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 중 액션이나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이 많다 보니까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찐다. 결국 종영할 때는 13kg이 빠진 상태였다. 촬영이 끝난 후에는 많이 먹고 있다"고 전했다.
조병규는 최근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나에게 유재석 선배는 유느님이다. 함께 하는 순간이 감지덕지였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조병규는 최근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나에게 유재석 선배는 유느님이다. 함께 하는 순간이 감지덕지였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은 두말할 거 없이 행복했어요. 유준상 선배 같은 경우, 연기 공부하면서 선배 공연을 많이 찾아봤죠.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유준상 선배가 아닐까 싶어요. 그만큼 극의 중심에서 대들보였고 든든했죠. 김세정은 저와 동갑이에요. 다재다능한 재능에 두손 두발 다 들었죠. 촬영하면서 잘하는 게 많은 친구라 너무 부러웠고 의지했어요. 염혜란 선배는 다른 작품에서 몇 번 만났는데,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죠.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원 없이 함께하게 돼 좋았어요."

'경이로운 소문'은 집단 폭행, 금품 갈취 등 학교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다뤘다. 이에 조병규는 "학교 폭력이라는 게 그 친구들이 나쁜 게 아니라, 영향을 주는 어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볼 게 아니라 어른들이 그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고민하게 됐다"면서 "나중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조병규는 극 중 이지원, 김은수와 함께 절친한 친구로 호흡을 맞췄다. 세 사람 모두 제각각 나이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찰떡 케미를 유감없이 뽐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조병규는 'SKY 캐슬' 이후 약 2년 만에 이지원과 다시 만났다. 그는 "10, 20, 30대가 친구인 만큼 '어떻게 하면 동갑내기 친구처럼 동화돼서 보일 수 있을까?' 싶어 회의를 많이 했다"면서 "김은수가 '아무래도 현재 고등학교에 가까운 건 이지원이니 분위기를 맞춰가자'고 했다. 그때부터 이지원이 하는 행동에 같이 어우러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즌1에서는 미성숙한 소년이 초능력을 얻게 되고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라면, 시즌2에서는 카운터로서 성장하고 악귀를 잡아내는 어엿한 성인으로서의 소문이 보여지길 기대합니다."
조병규가 물 공포증을 고백하면서 "뉴질랜드에 혼자 유학 갔을 때 물에 빠져서 죽을 뻔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조병규가 물 공포증을 고백하면서 "뉴질랜드에 혼자 유학 갔을 때 물에 빠져서 죽을 뻔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다작 배우로 알려진 만큼 조병규에게 있어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한 작품을 소화하는 데 정신적인 소모가 크다. 그 과정에서 항상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좋은 호흡으로 최상의 장면을 만들었을 때"라며 "그때의 쾌감은 정신적인 소모보다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조병규는 학창 시절, 축구를 배우기 위해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부딪히고 밀리는 몸싸움이 싫어서 축구를 포기하게 됐다. 이후 우연히 연기의 꿈을 갖게 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그때로 돌아가면 연기는 안 할 거 같아요. 저는 재능이 충만한 배우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배우로 크는 과정에서 느꼈던 자격지심, 실패, 열등감이 저를 뜨겁게 만들어주는 동력이었죠. 물론 그 시간이 있었기에 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행복하게 친구들과 보내도 되는 나이에 너무 부정적인 상황에만 치우쳤던 것 같아요. 그 과정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죠.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할지는 미지수일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선택한 결과에 후회는 없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제가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요. 갈 수 있는 데까지는 끝까지 가봐야죠."

올 한 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조병규는 "쉬지 않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쉬려고 안주하지 않고 좋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 조병규가 되고 싶다"면서 " 인간 조병규는 많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관계를 만드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배우라는 직업이 항상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제작사, 채널, 감독님께 선택을 받아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은 일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뗄레야 뗄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래서 차기작도 지금 시기에 어떤 연기와 작품으로 인사하는 게 맞을까 싶어서 심도 있게 고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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