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이진욱 인터뷰
"결말 내용, 정확한 정보 없이 촬영"
"고윤정과 로맨스? 멜로 아닌 치유"
'스위트홈'에서 편상욱 역을 맡은 배우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서 편상욱 역을 맡은 배우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10부작이라는 정해진 시간 안에 표현하지 못한 게 너무 많아요. 등장인물 모두 너무 매력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거든요. 시즌이 거듭된다면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배우 이진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제작을 소망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스위트홈'은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욕망에 잠식된 인간들이 괴물로 변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낡은 아파트 그린홈을 배경으로, 내 옆에 동료 혹은 나 자신이 괴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은 채 살아남으려 분투하는 주민들의 생존기를 그렸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진욱은 "웹툰 원작을 봤는데, 전개도 빠르고 개인의 욕망이 괴물로 발현된다는 설정도 신선했다. 개인주의 사회로 변해가는 요즘, 자신의 욕망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진욱은 "원작보다 깊이 있는 서사를 가진 캐릭터로 변화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사진제공=넷플릭스
이진욱은 "원작보다 깊이 있는 서사를 가진 캐릭터로 변화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사진제공=넷플릭스
이진욱이 연기한 편상욱은 원작에선 그린홈에 거주하는 전직 형사였지만, 드라마에선 전직 살인청부업자로 설정이 바뀌었다. 성격도 쾌남에서 고독한 남성으로 변했으며 얼굴의 절반을 화상 흉터로 덮는 분장으로 원작과는 다른 음침한 느낌을 자아냈다.

이에 이진욱은 "웹툰을 드라마로 만드는데 있어 캐릭터의 극적인 변화를 준 것 같다. 원작보다 깊이 있는 서사를 가진 캐릭터로 변화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며 "시청자들도 원작의 싱크로율보단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된 편상욱 캐릭터가 극중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화 같은 걸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상욱은 괴물의 등장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다. 이진욱은 "극에서 자세히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편상욱은 어린 시절 방화범에 의해 가족 모두가 죽임을 당했다. 이후 방화범을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뻔뻔한 방화범에 태도에 그를 살해했다. 이후 편상욱은 인간의 범주에서 벗어난, 괴물 같은 삶을 살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신에 가까운 화상을 입었으니 고통에도 무감각해졌을 거예요. 그래서 외부의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았던 거죠. 지금 당장 죽어도 미련 없는 삶을 살기에 공포도 없을 거고요. 그래서 괴물을 봐도 침착한 자세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으로 '지하실 승합차 장면'을 꼽은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으로 '지하실 승합차 장면'을 꼽은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대사나 표정이 적은 인물이라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이진욱은 "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대사나 표정이 없다고 해서 전달해야하는 감정이 없는 게 아니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며 "표현 없이 전달해야 하는 감정들은 마음속으로 새기며 연기를 했다. 내 감정에 대해 내가 확실히 정해놓지 않으면 보는 사람들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액션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이진욱은 "편상욱은 특별한 무기나 기술 없이 강한 힘 하나로 덤빈다. '너는 죽인 뒤에 내가 죽는다'는 정신으로 악을 마주하는 인물이라 투박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펼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진욱은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으로 승합차 신을 꼽았다. 그는 "현수를 구하러 지하실에 갔다가 작은 승합차에서 단체로 괴물들과 싸우는 장면이 있다. 덩치가 있다 보니 좁은 공간에서 액션 하는 게 어렵더라. 망치를 크게 휘두르기 보단 빨리 여러 번 때리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편상욱이 그린홈에 온 이유는 아동 연쇄살인마 최윤제(고건한 분)를 죽이기 위함이었다. 최윤제는 아동 사회복지사라는 가면을 쓴 채 아이들을 납치, 죽어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는 괴물 보다 더 괴물 같은 악인이었던 것. 편상욱은 그를 망치로 내려 쳐서 죽인 뒤 스위트홈 밖으로 내다 버렸고, 스위트홈 밖에서 죽음을 맞이한 차진옥(김희정 분)의 딸과 군인 이수옹(안동구 분)의 시체를 데리고 들어왔다. 이진욱은 이 장면을 인간으로 태어나 괴물로 살다간 편상욱의 인간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편상욱이 셔터를 내리는 건 스스로에게 사형성고를 내리는 겁니다"./사진제공=넷플릭스
"편상욱이 셔터를 내리는 건 스스로에게 사형성고를 내리는 겁니다"./사진제공=넷플릭스
"그린홈 밖에서 셔터를 내리는 건 스스로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편상욱의 내면을 정재헌(김남희 분)은 읽었던 거죠.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했다면 받아들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요? 그 사건 이후 편상욱은 변화하기 시작했고,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고 반응하기 시작하잖아요. 결국 편상욱은 본인 안에 괴물과 싸우는 인물이었던 겁니다."

편상욱은 박유리(고윤정 분)와 묘한 로맨스 기류도 포착됐다. 이진욱은 "멜로의 느낌보단 위안이자 치유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박유리는 편상욱이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일깨워주는 인물이다. 편상욱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그중 치유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게 박유리다. 인간에게 그러한 따뜻함을 느껴본 적 없는 편상욱이 박유리를 통해 치유해 주는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말을 두고 편상욱의 정체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죽은 줄 알았던 편상욱이 마지막 회에서 다시 살아나 멀끔하게 등장했기 때문. 이를 두고 정의명(김성철 분) 몸에 있던 액체 괴물이 편상욱 육체에 기생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전과 달리 얼굴의 화상 흉터가 말끔히 사라졌다는 게 그 이유다.

이진욱은 "나 역시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정확한 정보 없이 찍었다. 확실한 건 편상욱은 아닌 건 같다. 화상 자국이 없어지지 않았나"며 "시즌2가 제작되어 내가 출연하게 된다면 악역이 아닌 좋은 역할, 도움이 되는 역할이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진욱은 고민시에 대해 '천상 배우'라고 칭찬했다./사진제공=넷플릭스
이진욱은 고민시에 대해 '천상 배우'라고 칭찬했다./사진제공=넷플릭스
이진욱은 같이 연기한 배우들의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송강은 배우로서 좋은 눈과 외모를 가지고 있다 현수 캐릭터와도 너무 닮았다고 생각한다. 이도현(이은혁 역)은 나보다 연기 잘 하는 것 같다. 현장에서 집중력 있게 준비하고, 진지하게 임한다. 몸도 잘 쓴다. 이시영(서이경 역)은 닮고 싶은 배우다. 에너지와 열정이 대단하다. 박규영(윤지수 역)은 여성스러울 것 같은 느낌인데 영민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 유약하다고 생각했는데 화면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고민시(이은유 역)는 천상 배우다. 극중 고민시가 나에게 욕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대사가 진짜같이 들려서 '너 나한테 감정 있는 거 아니지?' 라고 할 정도였다. 고윤정은 이번 작품이 세 번째인 신인 배우였는데, 놓치지 쉬운 집중력도 잃지 않고 에너지를 유지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덧붙였다.

'스위트홈'을 통해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인 이진욱. 도전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그는 "평생 배우를 하면서 만족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좋은 평가를 받아 감사하고 뿌듯하지만 만족은 못할 것 같아요. 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거든요. 너무 장르물에 전념하는 거 아니냐고요? 로맨스물도 잘 할 자신 있습니다. 하하."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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