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철인왕후, 오는 12일 첫 방송
신혜선, 데뷔 첫 사극 도전
윤성식 감독 "신혜선X김정현 만남 자체가 신선"
김정현 "신혜선 덕에 기대어 촬영 중"
배우 신혜선(왼쪽부터), 윤성식 감독, 배우 김정현이 9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된 tvN 새 토일드라마 ‘철인왕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tvN
배우 신혜선(왼쪽부터), 윤성식 감독, 배우 김정현이 9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된 tvN 새 토일드라마 ‘철인왕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tvN
이보다 유쾌할 수 없다. 데뷔 이래 첫 사극에 도전하는 신혜선이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인 김정현이 합세해 폭발적인 코믹 시너지로 웃음 폭탄을 선사한다. tvN 새 토일드라마 '철인왕후'다.

9일 오전 '철인왕후'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윤성식 감독과 배우 신혜선, 김정현이 참석했다.

'철인왕후'는 불의의 사고로 현대의 자유분방한 영혼이 깃든 중전 김소용(신혜선 분)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 ‘화랑’, ‘왕의 얼굴’, ‘각시탈’ 등을 연출한 윤성식 감독과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감격시대’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 영화 ‘6년째 연애중’을 쓴 최아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윤 감독은 작품에 관해 "기상천외하고 발칙하다. 시대가 다르고 성별이 바뀐다. 기존의 퓨전 사극과는 차원이 다른 설정"이라며 "엉뚱함 속 거침없는 전개가 예상치 못한 웃음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혜선, 김정현과의 호흡에 엄지를 치켜세운 윤 감독. 그는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신혜선은 이미 캐스팅된 상황이었다. 캐릭터가 소화하기 어려워서 누가 할까 했는데, 신혜선이 나온다기에 하겠다고 했다"면서 "김소용은 어떤 사극에서도 본 적 없는 캐릭터다. 상상만 해도 너무 재밌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신혜선의 놀라운 연기력이 가미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됐다.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만큼 신박한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현은 연기의 깊이가 다르다. 철종이 복잡하고 난해한 감정을 표현해야 해서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김정현이 연기 고수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며 "촬영 전 미팅에서 나에게 1시간 동안 작품에 대한 질문을 해서 진땀을 뺐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자세가 진중하고 깊이가 있다. 신혜선과 김정현의 만남 그 자체가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현은 "궁금한 게 많아서 내가 계속 생각했던 걸 쏟아냈다. 당시 고깃집에서 만났었는데 얘기하느라 두 점밖에 못 먹었다"며 웃었다.
신혜선(왼쪽)과 김정현이 '철인왕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tvN
신혜선(왼쪽)과 김정현이 '철인왕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tvN
'철인왕후'는 중국드라마 '태자비승직기'의 리메이크작이다. 이에 윤 감독은 "원작의 판권을 가지고 기획할 때는 현대 남성의 영혼이 중전에게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지고 왔다. 나머지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며 "원작 자체가 B급 섹시 코미디에 중점을 뒀다면 우리는 15세 관람가 수준으로 완화했다. 쇼윈도 부부로서의 케미, 철종의 비밀과 꿈 등에서 비롯된 재미들이 있다"고 밝혔다.

연출하면서 중점을 둔 점으로는 "코미디에 강점을 둔 작품이라 표현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며 "우리 드라마의 장점이 찰지고 맛깔스러운 대사에 있다. 두 배우들이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경쾌하고 리듬감이 있는데, 그걸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극 중 김소용의 몸에 들어간 영혼 장봉환 역은 최진혁이 맡았다. 윤 감독은 "드라마에서 호흡을 한 번 맞춘 바 있다. 갑작스럽게 출연하게 돼 많이 바빴을 것"이라며 "말이 특별출연이지, 거의 주연급 촬영이었다. 힘들었을 텐데 열심히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배종옥과 신혜선의 경쟁 구도를 관전 포인트로 꼽은 윤 감독. 그는 "배종옥을 정말 어렵게 모셨다. 뻔할 수 있는 악역을 때로는 귀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줬다. 순원왕후(배종옥 분)의 변신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혜선은 '철인왕후'에서 현대의 자유분방한 영혼이 깃든 중전 김소용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tvN
신혜선은 '철인왕후'에서 현대의 자유분방한 영혼이 깃든 중전 김소용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tvN
신혜선은 현대의 자유분방한 영혼이 깃든 중전 김소용으로 분한다. 그는 "사극을 처음 해본다. 한복을 입고 사극 말투를 쓰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며 "한복을 입는 로망은 성취했다. 겉모습과 달리 조선 시대 사람들의 입장에서 발칙하게 행동하는 게 재밌더라"라고 말했다.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대본을 받고 두 가지 감정이 들었다. 내가 하지 않았을 때는 엄청 재밌을 것 같았다. 그만큼 대본이 잘 읽혔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내가 하게 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을 때는 너무 어려웠다. 말 한마디 내뱉는 거나 숨 쉬고 걷는 게 힘들 것 같더라"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작품을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나 자신이 속상할 것 같더라"라며 "나를 버려보고 싶었다. 설정상 성별을 비롯해 상당 부분이 다른데, 그런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첫 사극인 만큼 표현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신혜선. 그는 "같이 촬영하는 배우들이 많이 도와주고 응원하며 촬영했으나, 어려운 점이 너무 많았다"며 "퓨전도 퓨전이지만 캐릭터 자체가 표현하는 데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도 연기하는 게 즐거웠다. 정말 힘들게 촬영했는데 유쾌한 분위기 덕분에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아무래도 여자의 몸 안에 남자의 영혼이 들어가 있는 만큼 시청자들이 불편하게 느낄까 봐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내 캐릭터를 봤을 때 거부감이 덜 들 정도로 귀엽게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철인왕후'에서 김정현은 허허실실 미소 뒤에 비밀을 숨기고 있는 두 얼굴의 임금 철종을 연기한다. /사진제공=tvN
'철인왕후'에서 김정현은 허허실실 미소 뒤에 비밀을 숨기고 있는 두 얼굴의 임금 철종을 연기한다. /사진제공=tvN
김정현은 허허실실 미소 뒤에 비밀을 숨기고 있는 두 얼굴의 임금 철종을 연기한다. 그는 "사극에 대한 향수가 있을 때 이 작품을 만났다. 이를 계기로 사극에 또 다른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신혜선이 연기를 안정적으로 잘한다고 생각한다. 신혜선이 하는 연기에 한 번 기대어 가보고 싶더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본에 중점을 두고 연기에 임했다는 김정현. 그는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것들을 준비했다. 말투나 자세 등 대본을 보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며 "기존의 왕들과 다른 점을 찾기보다는 현장에서 유연함을 두고 연기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사극이라 규격화된 말투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할 때 뇌를 거쳐서 나가야 하는 게 어려웠다. 일상은 그냥 말하면 되는데 사극 말투는 형식을 차려서 말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코믹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김정현은 "연기에 대한 두려움과 맞닿아있는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종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고 만들어내냐에 따라 다르다. 그 점에 중점을 두기 위해 대본을 집중해서 해석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혜선은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코미디를 특별히 정의하기보다는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잘 표현하고 전달할 것인가?'가 제일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신혜선과 김정현이 '철인왕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tvN
신혜선과 김정현이 '철인왕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tvN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신혜선은 "낯을 가릴 때 중전과 비슷하다. 편하지 않은 상황에는 조용한 편"이라며 "편한 상황에서는 장봉환과 가까운 것 같다. 널부러져있는 거 좋아하고 답답한 거 싫어한다"며 웃었다.

김정현은 "실제로 상황에 따라 냉철해지는 부분이 닮았다. 예전에는 인정하기 싫었는데 어떤 지점에서는 냉정할 때는 냉정하더라"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뒷통수도 몇 번 맞아보고 하니까 나를 아껴보자는 마음이다. 이제는 '때리기 전에 피하자'는 마음을 가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떨까. 김정현은 "극 중 캐릭터와는 다르게 애교도 많고 현장을 아우르는 능력이 있다. 그 덕에 기대어 촬영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신혜선은 "극 중 남자 대 여자로서의 멜로보다는, 남자 대 남자로서 승부를 보는 장면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찐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혜선은 김정현을 '애드리브 천재'라고 정의했다. 그는 "현장에 올 때 준비를 정말 많이 해온다. 연기를 해석하는 데 있어 따라올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함께 연기하면서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더라.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인데도 집중을 잘 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유연하게 미꾸라지처럼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대단해 보였다. 1인 2역같이 온도 차를 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파트너로 만나서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김정현은 "신혜선이 안정감 있게 중심을 잘 잡아준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배려를 많이 받으면서 촬영하고 있다. 그 덕에 뛰어놀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신혜선은 "컷을 하기 아까울 정도로 애드리브가 많다. 시청자들도 애드리브인 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내가 대본을 놓친 줄 알고 봤더니 아니더라. 그만큼 시적인 표현이 술술 나온다"고 전했다.

윤 감독은 "'철인왕후'는 아주 쉬운 드라마다. 그만큼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코로나 시대로 우울한 상황에 시원한 웃음을 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혜선은 "우리 드라마가 편안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철인왕후'는 오는 12일 밤 9시 처음 방송된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