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면 죽는다' 제작발표회
감독 "다른 불륜물과 달라"
고준 "코로나 백신 같은 드라마되길"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조여정(왼쪽)과 고준/ 사진=KBS2 제공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조여정(왼쪽)과 고준/ 사진=KBS2 제공
배우 조여정이 1년 만에 KBS 수목극으로 돌아왔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고준은 2일 오후 열린 '바람피면 죽는다' 제작발표회에서 "조여정은 진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흥행한 드라마 '99억의 여자'에 이어 조여정이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써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느껴진 대목이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으며 김형석 감독과 배우 조여정, 고준, 김영대, 연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범죄 소설가 아내와 '바람피면 죽을 것'이란 각서를 쓴 이혼 전문 변호사 남편의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다. 죄책감을 안고 나쁜 짓을 하는 어른들에 대한 파격적이고 강렬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황금빛 내 인생' 등으로 연출력을 뽐낸 김형석 PD와 지상파 첫 시즌제로 큰 사랑을 받았던 '추리의 여왕'의 이성민 작가가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화려한 연기자 군단이 캐스팅돼 2020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김형석 감독은 이날 작품에 대해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인데 제목만 듣고 기존의 불륜물을 생각하셨다면 그것과는 많이 다르고 신선한 드라마"라며 "굉장히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작품에 끌렸던 이유를 묻자 "시장이 어렵다 보니까 성공 공식, 기존의 드라마를 차용하는 기획안이 많았는데 이 드라마는 달랐다"며 "기존의 드라마와 차별성이 분명히 있었고, 그러면서도 재밌어서 저한테는 도전이었다"고 답했다.

네 배우의 캐스팅 기준을 묻는 질문엔 "여주라는 캐릭터가 처음에 상이 떠오르는 캐릭터는 아니었다"면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해낼 수 있는 연기자를 생각했을 때 조여정 씨가 처음으로 생각났다. 다행히 수락해줘서 함께 했는데 화면을 보면서 깜짝 놀라고 있다. 보시면 아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바람피면 죽는다' 김형석 감독/ 사진=KBS2 제공
'바람피면 죽는다' 김형석 감독/ 사진=KBS2 제공
이어 "우성은 바람을 피면서도 시청자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특이한 캐릭터"라며 "고준 정도의 내공과 이미지면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영대가 연우가 연기하는 역할이 "판타지 같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호가 가장 어려운 캐스팅이었다"며 "김영대가 연기도 잘하지만 멋있었다. 연기 이외의 면을 보고 캐스팅한 게 처음이다. 우리 드라마가 완벽한 현실은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잘 어울렸다"고 설명했다.

연우에 대해선 "미래 역할을 오랫동안 머리 속으로 생각했고 여러 가지 이미지, 느낌, 연기를 봤다"며 "많은 배우들을 봤는데 마지막까지 잘해낸 배우였다. 그리고 너무 예쁘다"고 칭찬했다.

외도, 불륜을 다룬 최근의 드라마와 차별점을 묻자 김 감독은 "기존 드라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는데 제 취향에선 그런 게 스트레스였다"며 "우리도 물론 불륜이라는 장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다양한 재미가 있다. 비현실적인 환상에서 불륜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장치일 뿐이고,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다. 보시면서 스트레스는 안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대본에 대해선 "도전처럼 시작했다"며 "코믹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크리스마스에 받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를 듣던 고준도 "재료가 굉장히 많이 들어간, 정성이 많이 담긴 하나의 요리"라며 "새로운 맛을 내지만 예전부터 유지해온 맛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조여정/ 사진=KBS2 제공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조여정/ 사진=KBS2 제공
조여정은 살인 범죄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 강여주로 분한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조여정은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제목이었다"며 "무엇보다 강여주 캐릭터가 제 안에 가지고 있는 차가운 면과 비슷했고, 그걸 강여주는 겉으로 다 드러내는 여자라 반갑기도 하고 설렜다"고 말했다.

이어 고준과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처음에 같이 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저보다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오빠여서 놀랬다"며 "고준 씨가 나온 작품을 많이 봤는데 다 똑같은 사람인 줄 모르고 봤다. 강한 역할을 많이 했지만 저는 오빠가 고소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고 만났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귀엽고 편하고 좋았다"고 밝혔다.

작품을 위해 준비한 점이 있냐는 질문엔 "요리는 잘 못하지만 칼질은 잘하는 여자라 연습을 조금 했다"면서 ""작가라는 직업을 늘 존경해왔는데 드디어 해보게 됐다. 작가의 일상과 삶은 어떨지 상상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KBS 드라마로 복귀한 소감으로는 "정확하게 1년 만에 KBS 수목극으로 돌아왔고, 첫 방송 날짜도 비슷해서 되게 신기했다"며 "작년 이 때 했던 드라마가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좋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맡은 것에 대해선 "세다고 느껴서 고른다기보다는 내가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역할을 자꾸 선택하게 된다. 무슨 심리인지는 모르겠다"며 "사실 이번에도 첫 미팅 때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여정이 저런 모습도 있었어?', '저런 것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잘 해냈다가 최고의 칭찬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준은 "처음엔 조여정이 국위선양을 하고 돌아오셔서 높은 장벽을 느꼈는데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서로 허물 없고 거짓말을 안한다는 점이었다"며 "이렇게 공식석상에서 두려움을 말하는 걸 보고 이게 대배우의 자태구나라고 또다시 느꼈다"고 칭찬했다.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고준/ 사진=KBS2 제공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고준/ 사진=KBS2 제공
고준은 극 중 신체 포기 각서를 쓰며 강여주와 결혼한 이혼 전문 변호사 한우성 역을 맡았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대본을 읽을 때 바쁜 스케줄이었는데도 몰입감을 느꼈다"며 "조여정 씨가 한다는 말을 듣고 결정했다. '기승전 조여정'이다. 조여정은 진리"라고 말했다. 또한 "감독님을 처음 뵀을때 내공이 엄청난 고수를 만난 느낌이었다"며 "이 아우라와 눈빛은 믿고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여정과 호흡에 대해선 "여태껏 출연한 작품 중에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배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며 "배려심이 많고 모든 배우를 아우르고 배려하는 게 느껴지는 훌륭한 성품을 가지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현장에서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인데도 그걸 북돋아준다"며 "힘이 나서 장난을 많이 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첫 주연을 맡은 소감을 묻자 고준은 "재능이 별로 없어서 노력으로 메우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도 쥐어 짜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KBS 별관에 내 사진이 걸려 있는 게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내가 바로 길 건너 대방동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이 건물을 보고 자랐는데 내 얼굴이 붙어있으니까 정말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여정 씨한테 업혀가고 싶다"고 말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엔 "육체적 강도가 높은 작품이었다"며 "액션 드라마를 많이 해봤는데 가장 강도가 심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긴장되고 한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현장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을 얻고 싶은 평가를 묻자 고준은 "코로나 블루(우울감)가 사라지기까지 우리 드라마가 정서적 백신, 치료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김영대/ 사진=KBS2 제공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김영대/ 사진=KBS2 제공
김영대는 꽃미남 편의점 알바생 차수호로 분한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목부터 강렬했다"며 "바람도 강렬한데 죽는다는 단어가 있어서 강렬하면서도 끌리고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호라는 캐릭터도 애국심이 투철한데 반전이 있어서 더욱 궁금했고, 다른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장르였다"며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영대는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조여정 선배님은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편안했다. 항상 밝게 웃어주셔서 감사했다"며 "고준 선배님도 동네에서 많이 본 형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친화력이 좋고 분위기를 환하게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또한 김영대는 스포일러가 될까봐 말을 아끼면서도 "수능 보시는 분들은 다음주 3부부터 확인해달라"며 "수호의 디테일한 정황은 3부에서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연우/ 사진=KBS2 제공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연우/ 사진=KBS2 제공
연우는 청순 미대 여신 고미래를 연기한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신비롭고 비밀이 많은 캐릭터"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반전이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연우는 "강렬한 제목 때문에 어떤 무섭고 섬뜩한 내용이 담겼을까 궁금했는데 대본을 읽어보니 코믹, 로맨스도 있어서 반전 매력을 크게 느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선 "고준 선배님과 촬영을 많이 했다. 현장에 긴장을 많이 하고 가는데 그걸 아시는지 풀어주기 위해 장난도 많이 쳐주기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며 "여정 선배님도 너무 예뻐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연우는 또 "촬영을 준비하면서 미래라는 역할이 저와는 달리 다운 돼 있고 비밀스럽고 신비스러운 느낌이어서 전사에 대해 분석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배우들은 연인이 바람을 핀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공통 질문을 받았다. 연우는 "바람피면 죽는다"면서 "사실 혼쭐을 내줘야하는데 아직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모르는 척할 것 같다"며 "그게 더 무서울 것 같다. 저도 모르게 차가워질텐데 본인 발이 저리게 느껴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고준은 "실제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며 "사랑하는 마음과 소유하려는 마음 중 어떤 게 큰 지를 느껴보니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다. 굳이 내 사람이 아니어도 사랑하겠다는 선택을 한 적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돌려보려고 하기보다는 온전히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여자 분들은 수동적이어서 싫어한다"며 웃었다.

김영대는 "배신감이 들 것 같아서 정리를 할 것 같다"며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겠다고 약속한 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김영대(왼쪽부터), 조여정, 고준, 연우/ 사진=KBS2 제공
'바람피면 죽는다' 배우 김영대(왼쪽부터), 조여정, 고준, 연우/ 사진=KBS2 제공
끝으로 배우들은 실시감 검색어 1위 공약으로 김영대, 연우의 포스터 촬영을 약속하고 시청률 10% 돌파시 조여정, 고준이 각각 고미래, 차수호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우는 "여름부터 다같이 열심히 촬영했다" 꼭 본방사수 해달라"고 당부했고, 김영대는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촬영하겠다"고 말했다.

고준은 "모든 제작진이 굉장히 에너지를 많이 쓰는 작품이라고 느꼈다"며 "그 에너지가 헛되지 않기를 저도 기도하면서 시청하겠다. 실시간 댓글 많이 남겨주시고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조여정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드라마를 보면서 즐거워지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며 "저희 드라마를 보며 어두운 마음을 잠깐이나마 잊으셨으면 좋겠다"고 시청을 독려했다.

김형석 감독은 "제목만 보시면 막연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하며 "젊은이들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노력했으니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오늘(2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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