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장인'의 품격
고밀도 감성 열연
역시 '믿고보는 배우'
'미씽: 그들이 있었다' / 사진 = OCN 영상 캡처
'미씽: 그들이 있었다' / 사진 = OCN 영상 캡처
'미씽' 허준호가 더욱 깊어진 관록의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26일 방송된 OCN 토일 오리지널 '미씽: 그들이 있었다' 7회에서는 장판석(허준호 분)의 15년 전 그 날이 그려지며, 딸의 시체라도 찾고 싶은 그의 애틋한 마음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여느 가정처럼 행복했다. 15년 전 장판석은 지금과는 달리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이었고, 딸 현지의 생일을 맞아 놀이공원을 간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잠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사이 현지가 사라지며 장판석의 지옥 같은 현실이 시작됐고, 그렇기에 현재의 장판석은 딸의 생사 조차 알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더욱 비관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사무친 그리움에 하늘을 원망하는 장판석의 공허한 울림은 다분히 현실적이면서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절한 연민을 느끼게 했다. 이어 딸 현지를 떠올리며 "현지야 아빠 안 보고 싶어? 아빤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네"라며 흐느끼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감추고 있었지만, 누구보다 애타는 장판석의 속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했다.

반면, 장판석과 김욱(고수 분)은 자연스레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김욱의 엄마가 김현미(강말금 분)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장판석은 그 비밀을 지켜줬고, 김욱은 장판석을 은근히 신경 쓰며 그만의 방식으로 상처를 어루만졌다. 여기에 이종아(안소희 분)까지 합세해 짜릿한 케미를 발산, 사연을 풀기 위한 콤비 플레이 활약을 펼치며 이야기 전개를 흥미롭게 이끌었다.

이처럼 극 중 장판석은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을 쉽게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캐릭터이기에 허준호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짙어지는 그의 연기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여운을 남기며 7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흔들리는 시선 속에 딸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담아내고, 촉촉한 눈가로 아픔을 드러내는 허준호의 열연은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구수한 아저씨로 단숨에 변신하는 한편, 긴박한 상황에서는 초조한 행동과 어조로 극의 분위기를 탁월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한편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신소원 객원기자 newsinf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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