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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드라마로 소개된 '편의점 샛별이'
고등학생 키스신·성매매 장면으로 뭇매
"보기 불편"VS"현실 반영" 갑론을박
논란에도 시청률은 6%대로 '준수'
'편의점 샛별이' 첫 방송/ 사진=SBS 제공
'편의점 샛별이' 첫 방송/ 사진=SBS 제공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안기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SBS 금토드라마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9일 SBS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 금토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며칠째 언급되고 있다. 단 2회가 전파를 탄 초반이지만 드라마를 향한 불필요한 잡음이 잇따르는 상황. 전작 '더 킹: 영원의 군주'가 초반 과도한 PPL, 왜색 논란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떠나보냈던 악몽이 떠오른다.

'편의점 샛별이'는 똘기 충만 4차원 알바생과 허당끼 넘치는 훈남 점장이 편의점을 무대로 펼치는 코믹 로맨스를 담는다. 배우 지창욱과 김유정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드라마 '열혈 사제'를 연출한 이명우 감독의 복귀작으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편의점 샛별이' 1, 2회에서는 3년 전 골목에서 우연히 만난 여고생 정샛별(김유정 분)이 최대현(지창욱 분)의 편의점 알바생으로 취직한 이야기가 담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부 장면이 나왔다. 특히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담배를 사달라고 부탁하며 애교를 부리더니 급기야 입을 맞췄고, 오피스텔 성매매, 성인 웹툰 작가의 나체 그림 등 다소 민망한 장면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앞서 동명의 성인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편의점 샛별이'가 드라마 제작 소식을 전하자 웹툰 팬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원작이 워낙 수위가 센 탓에 각색을 거치더라도 지상파 방송국에서 방영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첫 방송을 앞둔 이명우 감독은 이를 겨냥하며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향했다"면서 "원작에서 우려되는 지점과는 거리가 먼 가족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샛별이' 포스터/ 사진=SBS 제공
'편의점 샛별이' 포스터/ 사진=SBS 제공
하지만 이 감독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편의점 샛별이'가 15세 이상 관람가임을 꼬집으며 그에 비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비판했다. 대체로 "가족 드라마라고 하더니 아이들, 부모님과 어떻게 함께 보느냐"는 반응이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즉각 방송을 중단하고 폐지하라"는 취지의 글도 올라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인데 드라마에 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자"는 목소리도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여성과 남성으로 나뉘어 드라마를 향한 첨예한 온도차를 보이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이명우 감독은 "드라마가 이제 시작했을 뿐"이라며 "제작진의 진정성을 믿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별개로 '편의점 샛별이'는 1회 6.3%, 2회 6.8%를 기록하며 준수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지난 2월 최고 시청률 19.1%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1회 시청률이 5.5%, 2회가 7.8%였던 걸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SBS는 그간 금토드라마로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화려한 시작을 알린 '열혈 사제'를 비롯해 '배가본드',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등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전작인 '더 킹: 영원의 군주'가 그랬듯, 드라마를 둘러싼 부정적인 잡음은 작품 자체를 외면하게 만들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시청자를 붙잡아야 할 방송 초반일수록 더욱 그렇다. 과연 '편의점 샛별이'는 논란을 털어내고 SBS 금토드라마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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