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니. tvN '화양연화'서 과거 윤지수 役
첫 주연작으로 이보영과 2인 1역 도전
1990년대 감성 담은 풋풋함으로 깊은 여운 선사
"첫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어 행운이었죠"
tvN 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에서 과거 윤지수(이보영 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전소니. /서예진 기자 yejin@
tvN 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에서 과거 윤지수(이보영 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전소니. /서예진 기자 yejin@


"제 인생에서 화양연화(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였던 순간을 꼽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힘들었던 시간과 좋았던 시간 모두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시간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화양연화'를 찍고 난 후 확신이 생겼어요. '화양연화'를 했던 순간이 저에게는 화양연화로 남을 것 같습니다."

1990년대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첫사랑의 추억. 전소니가 그려낸 tvN 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은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화양연화'는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한재현(유지태 분)과 윤지수(이보영 분)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소니는 극 중 과거 윤지수 역으로 열연했다. 그가 연기한 윤지수는 연희대학교 음대 피아노과 93학번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철딱서니 없는 부잣집 공주님일 것 같지만, 당차고 씩씩하며 원하는 걸 위해 직진하는 인물이다.

이보영과 함께 2인 1역을 맡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인물의 서사를 살린 전소니. 그는 풋풋한 사랑부터 가슴 아픈 이별까지 첫 주연작이 무색할 만큼 탄탄한 연기력으로 작품의 매력을 더했다. 과거 한재현 역을 맡은 갓세븐(GOT7)의 박진영과는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며 보는 이들의 설렘 지수를 높였다.

2014년 단편영화 '사진'으로 데뷔한 전소니는 영화 '촉법소년', '여자들', '찌르다', '죄 많은 소녀', '악질경찰', '밤의 문이 열린다' 등에 나오며 얼굴을 알렸다. 전작이었던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는 김진혁(박보검 분)을 짝사랑하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등장하며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멜로물로 첫 주연작에 도전한 만큼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주연에 대한 생각보다는 작품 속 캐릭터에 집중하자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멜로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고, 두 명의 배우가 하나의 역할을 만드는 게 신기했다"고 밝혔다.

"현재를 살면서 1990년대에 대한 선망이 있었어요. 꼭 한 번은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닿아서 너무 좋았죠. 불편하고 어려운 것에서 오는 애틋함이 있는 것 같아요. 옛날 느낌이 나는 세트장에서 삐삐를 만지고 버스를 타니까 신기했죠. 촬영이 없을 때는 세트장에서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전소니는 극 중 캐릭터와 닮은 점으로 솔직함을 꼽았다. 그는 "모르고 부족한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점이 비슷하다"면서 "윤지수는 모름을 인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며 최선을 다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당당하고 부끄러움 없이 전하는 게 부러웠다"고 설명했다.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현장 포토. /사진제공=tvN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현장 포토. /사진제공=tvN
앞서 진행된 '화양연화' 인터뷰에서 박진영은 전소니에 관해 "내가 무언가를 할 때마다 거기에 맞춰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굉장히 물 같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전소니는 "너무 고마운 말이다. 나도 박진영을 볼 때 비슷했다"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던 건 맞춰줄 수 있는 상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촬영이 촉박하지 않아 서로의 관계를 이해하고 만들어갈 수 있었다. 박진영의 배려와 소통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박진영은 열려 있는 사람이다. 대본에 쓰여 있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조언을 구하기에 가장 든든한 상대"라고 설명했다.

"'화양연화'를 통해 처음으로 키스신을 찍었어요. 하기 전까지만 해도 '키스신도 연기할 때랑 똑같겠지?'라고 생각했죠. 과거 장면을 예쁘게 담으려고 하다 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서 박진영 선배와 감독님에게 물어봤는데 '연애 안 해본 사람이냐?'고 놀리더라고요."

극 중 한재현과 윤지수의 바닷가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전소니. 그는 "첫 방송을 앞두고 예고편으로 한재현과 윤지수가 해를 바라보는 장면이 나왔다"며 "시청자들에게 처음 인사한 장면이라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리허설도 없이 촬영을 시작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NG 없이 한 번에 하려고 노력했다"며 "장난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두 번 정도 물에 빠졌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추웠다"고 밝혔다.

극 중 윤지수는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의 유가족이다.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는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동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사고로 사망 502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라는 인명피해를 만들었다. 전소니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섬세한 감정으로 표현하며 애잔함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연기할 때 사건을 경험한 누군가의 감정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무 두렵고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윤지수에게는 사회적인 사건보다 한순간에 가족을 잃어버린 기억이다. 어떤 사건이든 간에 윤지수에게는 똑같았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이해하고 연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처음 지수를 연기할 때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르고 시작했어요. 재현과의 행복했던 사랑이 지수의 인생에서 최대의 사건이라고 생각했죠. 엄마와 동생이 사고를 당했을 때는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큰 고비였어요. 갑자기 겪게 된 아픔이었기 때문이죠. 엄마, 동생과 함께 있었던 장면은 적은데 바로 헤어져야 해서 연기할 때 낯설고 어려웠어요."

지난 14일 방영된 '화양연화' 마지막 회에서 윤지수는 오랜 악몽을 이겨내고 행복한 나날을 꿈꿨다.

과거 윤지수는 자신의 생일에 맞춰 한재현의 군 면회를 가기 위해 도시락을 준비했다. 윤지영(채원빈 분)은 "오늘 엄마랑 시계 고치러 백화점 갈 건데, 거기 딸기 케이크 사 올까?"라고 물었고, 윤지수는 "마음대로 해"라고 답했다.

이후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던 윤지수에게 정숙희(이종남 분)는 "얼굴도 안 보여주고 가버리는 것 봐"라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어 윤지영은 "얼굴 까먹겠다. 언니야"라고 덧붙였다.

엄마와 동생이 세상을 떠나기까지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했던 윤지수는 마음 한편에 커다란 죄책감을 가진 채 기나긴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가족을 향한 그리움에 오열하는 윤지수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전소니는 "한 번만 돌아봐 주면 마음이 가벼워질 것 같다는 심정으로 연기했다. 원래는 돌아보는 장면이 있는지 몰랐다. 당시 돌아보지 않는 장면을 찍은 후 그때 입었던 옷만 봐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첫 면회에 대한 설레임에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고 한재현이 준 손수건도 머리에 묶었다. 애정을 기울였던 장면인 만큼 다가오는 슬픔도 컸다. '다시는 이 옷을 안 입겠지' 싶었는데 나중에 돌아보는 장면을 찍게 됐다. 마지막 회를 찍으러 갈 때는 기분이 진짜 이상했다"고 말했다.
전소니는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언제든 나한테 오면 숨겨줄게요"(8회)를 꼽았다. /서예진 기자 yejin@
전소니는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언제든 나한테 오면 숨겨줄게요"(8회)를 꼽았다. /서예진 기자 yejin@
'화양연화'는 가슴 아픈 이별을 극복하고 첫사랑의 결실을 이뤘다. 과거와 현재의 윤지수, 한재현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전소니는 "너무너무 고대했던 순간이다.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기만을 기다렸다. 촬영 마지막 날에 마지막 장면을 찍어서 선배들도 마음이 남달랐을 것 같다. 네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서 마지막을 맞을 수 있어 감사했다"며 "극 중 현재 윤지수가 과거 윤지수를 안아주며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장면이 있다. 이보영 선배가 안아줄 때 헤어지는 걸 실감했다. 과거와 현재의 인물이 만나는 게 나에게는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화양연화'를 통해 얻은 게 너무 많아요. '무슨 이런 현장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 동료 배우들 모두 부드럽고 따뜻했죠.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컸어요. 촬영 중반부터는 헤어질 생각에 너무 아쉽고 슬펐죠.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무언가 해냈다는 것보다 뺏기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만큼 기쁜 것은 없습니다."

극 중 윤지수를 연기하면서 세상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는 전소니. 그는 "무언가를 계산하는 것 없이 눈앞에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며 "첫사랑을 하는 역할을 하면서 마음이 풋풋해지고 순수해진 것 같다. 다시 한번 첫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작품 속 역할은 배우 혼자서 만드는 게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공간, 의상, 소품의 도움이 있었기에 시청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91년생인 전소니는 올해로 서른 살을 맞았다. 20대의 연기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어떤 마음이 들까.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칭찬하고 싶다"며 "여전히 연기하는 게 너무 좋고 행복하다. 초심이 유지된 것은 그만큼 진심으로 임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화양연화'를 보신 분들에게 지수의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길 바랍니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어딘가에서 떠올릴 수 있는 지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되게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을 텐데 과거의 지수를 예쁘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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