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tvN '슬의생'서 간담췌외과 교수 이익준 役
외래진료 자문부터 간이식 수술 참관까지
"자식에게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율제병원의 간담췌외과 교수 이익준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정석.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율제병원의 간담췌외과 교수 이익준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정석.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아빠 역을 맡게 됐어요. 우연치 않게 실제 아빠가 되는 시기와 맞아서 신기했죠. 그래서 이익준이라는 역할이 마음에 와 닿은 것 같아요. 이익준이라는 인물은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아빠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어요. 아들을 대하는 모습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 사랑하는 마음 등 인물을 연기하면서 좋은 영향을 받았죠. 그렇기에 이익준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배우 조정석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을 통해 또 하나의 '인생캐(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슬의생'은 14.1%(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그야말로 '슬의생'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극 중 율제병원의 간담췌외과 교수 이익준 역으로 열연한 조정석은 친근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코믹과 진지를 오가는 열연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으로 데뷔한 조정석은 드라마 '더킹 투하츠', '최고다 이순신',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 '녹두꽃' 등과 영화 '건축학개론', '관상', '역린', '형', '뺑반', '엑시트' 등에 나오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슬의생'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조정석. 그는 "당시 내가 가장 먼저 캐스팅이 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상대 배우나 대본 내용을 알지 못했다"면서 "오직 감독님과 작가님을 향한 믿음으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의사 역에 도전했다.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캐릭터 분석을 위해 병원을 찾아가 외래진료를 보는 교수님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간이식 수술에 직접 참관했다"며 "의사의 역할보다는 '이익준을 어떤 의사로 표현해야 할까'가 중요했다. 같은 의사라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이익준이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의사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촬영하면서 모니터링을 수시로 했다는 조정석은 "'이익준이 조정석을 연기하는 것 같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어디를 가도 나를 '이익준 교수님'이라고 부른다"며 웃었다.

"찍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던 작품이에요. 시청자들도 재밌게 봐줄 거라는 기대도 어느 정도 있었죠.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속에 담긴 따뜻함과 감동, 유머가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슬기로운 의사생활' 현장 포토.  /사진제공=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현장 포토. /사진제공=tvN
앞서 진행된 '슬의생' 제작발표회에서 신원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신인보다 인지도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다"면서 "전미도의 경우 오디션 때 대본을 읽는 순간 채송화가 딱 생각났다. 그러나 드라마 경험이 없어 캐스팅을 고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던 중 조정석이 '추천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고 연락했다. 알고 보니 전미도였다"며 "조정석의 적극 추천으로 캐스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정석은 "전미도는 채송화와 너무 잘 맞는 배우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지만 전미도가 출연한 공연을 한번 본 적 있다"며 "그때 전미도의 연기가 너무 인상 깊게 남아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감독님이 채송화 역 캐스팅에 고민하고 있길래 전미도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님께서 전미도의 이름을 듣고 놀라더니 오디션 당시 가장 채송화에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던 배우가 전미도라고 그러더라. 모든 상황이 절묘하게 잘 맞았던 것 같다"면서 "다섯 명의 주연 중 채송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전미도가 너무 잘 표현했다. 전미도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채송화 역에 딱 맞았다"며 칭찬했다.

의대 동기 5인방이자 일명 '99즈'로 함께 출연한 배우들 간의 호흡은 어땠을까. 조정석은 "모든 배우와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현장 분위기나 배우들의 호흡이 좋았던 것은 드라마나 메이킹 영상을 통해서도 전해졌을 것"이라며 "'99즈'는 촬영이 끝나고 나니 더 소중함이 크게 느껴지는 친구들이다. 생각을 되새길수록 4명의 배우 모두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드라마에 참여하기 전에도 노래와 기타를 해왔기 때문에 밴드를 한다는 점이 부담 없이 다가왔어요. 너무 재밌고 즐거웠죠. 하지만 노래와 연주를 같이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특히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합주할 때는 곡 자체가 어렵고 빨라서 가장 힘들었죠."

조정석이 직접 부른 '슬의생'의 세 번째 OST '아로하'가 지난 3월 27일 발매됐다. 그는 따뜻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색으로 곡의 매력을 배가했다. 음원은 공개된 직후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발매 20일 만에 음원 차트 1위를 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정석은 "처음 '아로하'를 제의받았을 때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서 흔쾌히 참여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사랑해주고 좋은 성과를 낼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우리 드라마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드라마의 힘이 크다는 걸 실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로 함께 나온 아역 김준과의 호흡에 관해서는 "(김준은) 브라운관에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면 더 매력적이다. '세상에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예쁘다"며 "계속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역과 촬영할 때는 눈높이를 맞추고 같이 노는 것처럼 분위기를 이끌려고 했다. 함께 연기하는 순간도 중요하지만, 촬영이 시작되기 전이나 후에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조정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이익준의 여동생 이익순(곽선영 분) 군부대 방문을 꼽았다.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이익준의 여동생 이익순(곽선영 분) 군부대 방문을 꼽았다.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아내는 저의 모든 작품을 애청자의 관점에서 모니터링해줘요. 이번 작품에서는 제 캐릭터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빠져서 봤다고 그랬죠. '아로하'가 음원으로 출시되기 전에 먼저 들려줬는데 '계절과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며 응원해줬어요. 많은 힘이 됐죠."

2013년 2월 지인의 소개로 가수 거미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조정석. 그는 5년여의 열애 끝에 2018년 10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오는 8월에는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

조정석은 결혼 이후 삶이 안정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예전보다 건강에 신경쓰게 됐다"며 "산책을 자주 하는 편인데 혼자 걷는 것보다 함께 하는 순간들이 훨씬 즐겁다"며 웃었다.

조정석에게 '슬의생'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작품을 할 때마다 어떤 역할을 하든 간에 열심히 분석해서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이익준이란 인물도 그렇게 했을 뿐인데 많은 분이 큰 사랑을 줬다"면서 "요즘에는 조정석보다 이익준으로 더 많이 불린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익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배우 조정석도 이익준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한 것 같다"며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이익준을 표현하다 보니 평소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슬의생'을 통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친밀감이 두터워졌다. 그로 인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며 "이번 작품은 나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관해서는 "촬영이 끝난 후 그동안 읽지 못한 시나리오들을 보고 있다. 아내와의 시간을 좀 더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슬의생' 시즌2 촬영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금 있으면 아빠가 되는데 저의 자식에게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예전에는 믿고 보는 배우, 영민한 배우 등의 수식어가 듣고 싶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 수식어도 갖고 싶지 않아요. '슬의생'을 통해 이익준을 연기하면서 깨달은 부분인데 저에게 있어 어느 부분이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은 마음이죠. 무언가에 한정 짓고 싶지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슬의생'이 대중들에게 따뜻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죠. 힘든 상황인 만큼 작지만 많은 분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랍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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