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이민정, 결혼→출산 후
공감 자아내는 현실연기로 호평
미모에 가려졌던 연기력 증명
배우 김태희(왼쪽)와 이민정/ 사진=tvN, 텐아시아DB
배우 김태희(왼쪽)와 이민정/ 사진=tvN, 텐아시아DB
그간 연기력보다 예쁜 외모로 더 큰 주목을 받았던 배우들이 최근 주말드라마를 통해 반전을 만들어냈다. tvN '하이바이, 마마!'(이하 '하바마')의 김태희와 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이민정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해 폭넓은 경험에서 나오는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하바마' 속 김태희/ 사진제공=tvN
드라마 '하바마' 속 김태희/ 사진제공=tvN
◆ 김태희: '하바마' 속 절절한 귀신 엄마

가수 비와 결혼한 뒤 두 딸을 안은 김태희는 '하바마'를 통해 2015년 SBS 드라마 '용팔이' 이후 5년 만에 복귀했다.

'하바마'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차유리(김태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와 딸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담았다.

극 중 김태희는 한 번도 품어보지 못했던 딸을 향한 애절한 모성애를 표현하다가도 통통 튀는 차유리의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는 등 열연을 펼쳤다. 특히 깊어진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과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데뷔 초부터 '연기력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그에게 '하바마'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방송 전부터 김태희의 연기보다 외모에 더 주목하던 이들의 시선과 평가를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김태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엄마 연기에 도전했지만 지난 5년간 결혼과 출산, 육아 등 많은 변화를 겪으며 내실을 다진 탓에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속 이민정/ 사진제공=KBS2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속 이민정/ 사진제공=KBS2
◆ 이민정: '한 번 다녀왔습니다' 현실부부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출연 중인 이민정은 이혼, 유산, 고부갈등 등 민감하면서도 현실적인 부부 생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극 중 이민정은 의대를 수석 졸업할 정도로 유능하고 지나치게 이성적인 소아과 의사지만 집안일은 허술하고 남편 이상엽과 유치하게 다투는 반전 매력의 송나희로 분했다.

특히 윤규진(이상엽 분)과 이혼을 결정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결혼, 부부 생활의 문제점을 다양한 감정 연기로 펼쳐내며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또한 이민정은 천호진, 차화연, 김보연 등 쟁쟁한 베테랑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한 장면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방송 3주 만에 29.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김태희와 이민정 모두 빼어난 외모는 유지하면서도 탄탄해진 내공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다. 과거 주로 맡았던 화려하고 공주 같은 역할에서 벗어나 공감을 자아내는 연기를 통해 배우 인생의 제 2막을 화려하게 올렸다. 오직 연기력으로 정형화된 이미지를 탈피한 두 배우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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