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미가 말하는 그 날의 '오해'
박민영, 마음속에 찾아온 서강준 걱정 폭발
사진=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방송 화면.
사진=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방송 화면.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에서 박민영이 어느새 자신의 마음속에 찾아온 서강준을 향한 걱정을 쏟아냈다.

지난 3일 방송된 ‘날찾아’ 4회에서 산 속이라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목해원(박민영 분)을 발견한 임은섭(서강준 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끌어안은 해원을 보면서도 냉정해졌다. 혼자 덜컥 산에 오른 무모함 때문이었다. “밤엔 산에 오지 않는 게 좋아. 조금만 걸어도 금세 길 잃어버리는 게 산이니까”라는 쌀쌀한 태도에 괜히 마음이 서운하고 시려온 해원이었다.

그가 무모하리만큼 은섭을 찾아 나선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어릴 때 엄마 심명주(진희경 분)가 자주 집을 비웠고, 그런 날이면 어쩌면 엄마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마음이 불안했다. 은섭을 찾을 때도 그랬다. 책방에서 “은섭아”라는 부름이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을 때 “문득 그때 기분이 들었어”라는 것. 그렇게 조그마했던 해원의 감정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천천히 스며들어가던 해원의 감정은 한순간에 폭발했다. 새해를 맞아 시무식 겸 등산에 나선 혜천시청 공무원들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막내 공무원 최민정(박지원 분)이 없어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과 소방관이 총 동원됐지만, 설상가상 하늘엔 회색빛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당연하게 은섭을 찾았다. 산을 잘 타는 ‘산짐승’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경찰과 소방관도 없이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자신만 아는 산길을 뒤지고 있다는 은섭의 동생 임휘(김환희 분)의 말에 태연하지 못한 건 해원뿐이었다. 심지어 “임은섭 걱정은 아무도 안 해요”라는 휘에 말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왜 걱정을 안 해? 왜 은섭이한테 그런 걸 당연하다는 듯이 부탁하는 건데 왜? 걔는 안 위험해, 안 다쳐? 걘 사람이 아니야? 왜 다들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부탁을 하는 거야, 왜”라며 자신도 모르게 걱정을 마구 쏟아냈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 달리 험한 산길을 헤매고 있을 은섭을 걱정하고 있던 건 해원 뿐 만이 아니었다. 긴 기다림 끝에 민정을 업고 산을 내려온 은섭에게 가족들이 한달음에 달려갔다. 엄마(남기애 분)는 다친 데는 없냐며 눈물을 흘렸고, 아빠(강신일 분)는 무심한 듯 아들의 어깨를 토닥였다. 걱정이 안 된다던 휘도 그날따라 좀 늦는 오빠가 내심 마음에 쓰였고, 민정을 구조한 그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렇게 가족에게 둘러싸인 은섭에게 해원은 선뜻 다가서지 못했다. 자신의 가족과는 전혀 다른 온도에 씁쓸한 웃음마저 새어나왔다.

아빠의 죽음으로 18살 해원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다. 엄마는 아빠를 죽인 죄로 7년 형을 선고 받았고,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이모 심명여(문정희 분)는 모든 것을 관두고 북현리로 내려와 자신과 데면데면해졌다. 믿었던 친구 김보영(임세미 분)은 딴에는 해원이 임신해서 혜천고에 내려왔다는 터무니없는 소문을 바로잡으려 했다며 힘들게 털어놨던 가정사를 다른 친구에게 누설했다. 그 후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냉동고에 어느 서랍 한 칸” 같이 살아온 해원. 그래서 따뜻한 그 집이,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은 은섭이 더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방송 말미, 해원의 인생을 뒤바꿔놓은 명주가 북현리로 돌아왔다. “엄마”라고 부르는 해원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무미건조했다. 그럼에도 북현리에 매서운 한파가 불어 닥칠 것 같은 예감이 찾아들었다. 시청률은 지난 회에 이어 또다시 소폭 상승해 2.53%(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날찾아’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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