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왼쪽), '낭만닥터 김사부2' 포스터.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왼쪽), '낭만닥터 김사부2' 포스터. /사진제공=SBS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큰 사랑을 받은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와 '낭만닥터 김사부2'(이하 ‘김사부2’)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스토브리그'는 19.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스포츠 드라마의 편견을 깼으며, '김사부2'는 매회 자체 최고시청률(27.1%)을 경신하며 시즌제 드라마로 성공했다.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사진=SBS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가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에 초점을 맞추며 차별화를 줬다. 극본을 맡은 이신화 작가는 데뷔작이라는 게 무색할 만큼 뛰어난 필력으로 프런트 세계를 사실적으로 풀어냈다.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공식을 보기 좋게 뒤집은 것이다.

2011년 방영된 tvN 드라마 ‘버디버디’ 이후 8년 만에 등장한 스포츠 드라마인 만큼 첫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캐스팅 비리, 부정 취업, 마약, 원정도박, 승부조작 등 스포츠계에서 실제 있었던 일들을 모티브로 에피소드를 그리며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야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 드라마지만 야구가 중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운영, 홍보, 스카우트, 전략 분석, 마케팅 등 구단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담당하는 인물들이 극을 이끌어 나가며, 단순 스포츠 드라마가 아닌 오피스 드라마로 범위를 넓혔다. 이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연봉 삭감, 트레이드, 외국인 영입, 구단 매각 등 위기를 맞은 드림즈가 이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성장 과정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과몰입으로 연결됐다. 드라마의 선풍적인 인기와 더불어 굿즈(Good, 기념품) 제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제작진은 드림즈의 마스코트 인형 ‘드림맨’부터 머그컵, 유니폼, 야구공 등을 만들어 판매했으며, 작품이 종영한 지금까지도 품절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2' 방송화면.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2' 방송화면. /사진=SBS
‘김사부2’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7년 방영된 시즌1의 호평에 힘입어 3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지상파에서 시즌제 드라마로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문 일이다. 스토리의 연속성이 떨어지거나 높은 인기를 견인했던 주요 배우들의 부재가 실패 요인을 작용했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돌담병원 세트장의 소품과 조명을 그대로 가져와 시즌1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등 작품의 연속성을 살리는 데 힘을 줬다. 지난 시즌에서 활약했던 한석규를 필두로 임원희, 진경, 김민재, 변우민 등이 다시 나오며 전작의 향기를 불러일으켰다. 시즌1에 출연했던 유연석, 서현진, 양세종의 부재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으나, 새롭게 투입된 이성경, 안효섭, 신동욱, 소주연 등이 빈자리를 메꾸며 시너지를 만들었다.

시즌2는 김사부를 통해 변화하는 젊은 의사들의 성장기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탄탄한 서사를 펼쳤다. 장기기증부터 존엄사까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에피소드는 공감력을 배가했다.

메디컬이라는 장르를 유지하면서 돌담병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사람 냄새로 가득했다. 그래서 의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이는 ‘스토브리그’의 흥행 공식과 일치하는 점이다.

다시 만난 김사부는 여전했다. 자본주의와 맞서 싸우고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의 신념은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김사부를 중심으로 벌어진 도윤완(최진호 분), 박민국(김주헌 분)과의 대결 구도, 돈독한 돌담병원 식구들, 현실 연인 케미로 설렘 지수를 높인 박은탁(김민재 분)과 윤아름(소주연 분) 등 다양한 설정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스토브리그'에 출연한 배우 채종협(왼쪽)과 '낭만닥터 김사부2'에 출연한 배우 소주연. /사진=SBS
'스토브리그'에 출연한 배우 채종협(왼쪽)과 '낭만닥터 김사부2'에 출연한 배우 소주연. /사진=SBS
채종협X소주연, 뜨거운 인기 속 자라나는 새싹들

‘스토브리그’와 ‘김사부2’를 통해 떠오른 신예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다. 채종협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첫 브라운관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극 중 드림즈의 투수 유망주 유민호를 연기한 그는 훈훈한 비주얼에 큰 키, 해맑은 눈웃음으로 여성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채종협은 남아공에서의 모델 활동을 시작으로 웹드라마 ‘흔들린 사이다’ ‘오늘도 무사히’ ‘루머’ 등을 통해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으며 '웹드라마계 박보검'으로 불렸다.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포상휴가도 반납한 채종협은 올해부터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예정이다.

'김사부2'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차 윤아름을 연기한 소주연. 그는 첫 등장부터 실시간 검색어의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극 중 엉뚱하고 긍정적인 매력으로 존재감 과시했다.

소주연은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내 사랑 치유기’와 영화 ‘속닥속닥’ 등에 나오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는 김민재와 극 중 현실 연인 케미로 달달한 분위기 발산하는 등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차세대 청춘 스타로 발돋움했다.
'스토브리그'(왼쪽)와 '낭만닥터 김사부2' 방송화면. /사진=SBS
'스토브리그'(왼쪽)와 '낭만닥터 김사부2' 방송화면. /사진=SBS
열린 결말로 끝난 ‘스토브리그’X‘김사부2’, 시즌제 이어갈까.

‘스토브리그’와 ‘김사부2’의 높아진 인기만큼 다음 시즌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는 두 작품 모두 열린 결말로 끝난 것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토브리그' 기자간담회에서 극본을 맡은 이신화 작가는 시즌2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야구를 통해 다룰 수 있는 소재는 방대하지만 16회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것.

이 작가는 "나중에 시즌2를 만들었을 때 ‘괜히 돌아왔다’는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 20부작을 쓸 수 있을 때 16부가 가능할 것 같다. 그때 시즌2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사부2' 제작사 측은 시즌3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러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두 작품의 흥행에 관해 “기본적으로 작품이 좋다. ‘스토브리그’는 지금까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야구라는 소재를 가져왔다.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오피스 드라마 형태로 범위를 넓힌 것이 흥행으로 이어졌다”면서 “‘김사부2’는 시즌제 드라마의 아주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시즌제가 가능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한동안 침체돼 있던 공중파 드라마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활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랑을 받은 두 작품만큼 후속작이 흥행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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