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생존이 아니라 생활이 된 ‘악어섬 생존기’에 끝이 보인다. 아늑한 집에 화장실까지 만들며 무인도에 완벽하게 적응한 김병만, 리키김, 황광희, 류담에게 섬을 나가도 좋다는 제작진의 결정이 전달된다. 단, 섬을 나가는 수단은 제공하지 않겠다는 조건. 나뭇가지를 엮어 직접 뗏목을 제작한 출연자들은 악어가 우글거리고 20m의 폭포가 있는 쿠네네강을 건너 뭍으로 도착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아프리카 원시부족에 적응하라는 또 다른 생존과제가 전달된다.

Best&Worst
Best 직접 만든 뗏목을 타고 무인도를 빠져나온 출연자 중 누구도 환호성을 외치지 못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았다는 먹먹함에 어떤 말도 건네지 못 했던 것. 그때 김병만이 리키김에게 “미안하다. 진짜 못해줘서 미안하다”라는 말을 전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가장 극한의 상황에서 생겨난 갈등을 이겨낸 사람만이 흘릴 수 있는, 인간의 ‘진짜’ 눈물이었다. 에서 김병만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리키김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갈등을 빚었다. 맏형으로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던 김병만은 “섬에서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하며 모든 짐을 내려놓았고,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는 포옹을 나눴다. 만약 의식주가 안정적인 상황에서라면 부딪힐 일이 없었던 이들이지만, 최악의 상황에 맞서 내보일 수밖에 없었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본래 사람간의 갈등이 생기고, 그것을 헤쳐 나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관계가 더욱 끈끈해지지 않던가. 이들이 흘린 눈물이 와 닿았던 것은 갈등을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성장을 경험하는 우리 인생의 축약판을 그들의 무인도 생활에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맨손으로 야생 뿔닭 잡는 ‘그물 김병만 선생’
– 나뭇가지로 성인 4명이 탈 수 있는 뗏목을 만들어내는 ‘조선 김병만 선생’
– 뗏목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지자마자 바로 튀어 올라오는 ‘점핑 김병만 선생’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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