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해결의 책이 능사는 아니다
, 해결의 책이 능사는 아니다" /> 월 MBC 밤 11시 15분
불과 몇 주 사이 ‘해결의 책’은 의 핵심적인 코너가 됐다. 어떠한 속 깊은 고민이라도 펼치면 바로 답을 주는 전능한 책 앞에서 게스트들은 모두 흥분한다. 어제 를 찾은 영화 팀 또한 마찬가지였다. “늦게 본 아들이 장성할 때까지 자신이 건재할까”란 고민으로 시작한 김정태는 어느 새 3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데 계속 모임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벌이가 될까” 고민하던 성동일은 지속 가능한 배우 인생을 위해 주연 섭외도 마다한 자신의 연기관을 들려줬다. 게스트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게 만드는 장치로 이만한 코너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해결의 책’을 상찬하기 앞서, 골방이 ‘눌러줘요 컴온’과 ‘내 맘대로 랭킹’의 두 코너로 구성되었던 시절을 복기해 보자. ‘내 맘대로 랭킹’이 개별 게스트에게 집중하는 코너라면, ‘눌러줘요 컴온’은 게스트 전원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코너였다. 덕분에 앞선 토크에서 소극적이었던 게스트도 제 이야기를 할 기회를 보장받았고, 이를 통해 n명의 게스트로 n+α를 얻는 기획섭외의 시너지는 배가됐다. 이런 균형 잡힌 구성은 토크의 깊이와 게스트 간의 조화 모두를 놓치지 않는 의 미덕이었다. 그에 비하면 ‘해결의 책’은 개별 게스트의 사연에 집중하는 맛은 있지만, 게스트 전원을 아우르는 기획섭외의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사연 많고 달변인 성동일과 김정태, 느긋한 템포로 말을 꺼내는 엄태웅과는 달리, 예능이 처음이라 위축된 조재윤이나 무명의 설움이 낯선 신예 주원이 대화에 끼지 못 해 겉도는 모습은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코너의 부재를 아쉽게 했다. 물론 초대된 게스트 모두가 달변일 수는 없고, 엄태웅의 말처럼 “많이 웃고 말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도 리액션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다만 가 스스로 기획섭외의 묘를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돌아 볼 필요는 있다. 새로워지는 것이 장점까지 버려야 가능한 건 아니니 말이다.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