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즈 메이크 원더>, 제주도에 저당잡힌 ‘영가이즈’의 초상
, 제주도에 저당잡힌 ‘영가이즈’의 초상" /> 화 XTM 오후 11시
와 닮은꼴 프로그램을 찾자면 KBS의 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팀별로 나누어서 하는 미션 수행이나, 그 미션이 체력을 시험하는 미션과 협동심과 창의성 중심의 미션으로 나뉘어있는 점이 특히 그렇다. 배경이 하와이에서 제주도로 바뀐 것만 같다. 특별히 개인의 역량이나 인성을 측량할 만큼 창의적이고 확실한 기준을 가진 미션이 아님에도, 마치 대단한 평가라도 되는 듯이 준엄한 평가를 내리는 심사위원들의 모습도 흡사하다. 하지만 에는 가 가지고 있던 하나의 장점마저 존재하지 않는다. 잔혹할 정도로 출연자들을 몰아붙이는 탈락자 면접의 긴박감과, 그로인해 만들어지는 관계와 캐릭터의 재미를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한 팀 전원이 탈락하게 된 이번 미션의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관심사가 도전자들의 면면이 아닌 것과도 연관이 있다. 의 카메라는 출연자들의 표정보다 제주도의 풍광에 더 관심이 많다.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목표에 연관된 미션들은 도전자들의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며 참참참 게임을 하거나 사진을 찍는 과정을 통해 대체 출연자들의 어떤 능력을 볼 수 있는가. 이런 상황이니 합격과 불합격의 판단 여부가 겨우 프리젠테이션에서의 태도 정도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 시대 ‘영가이즈’를 대표한다는 출연자들은 도전이라는 미명하에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바다에 뛰어들고, 차를 몰고 낯선 곳을 헤매 다니다가, 자신들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기준을 알 수 없는 합격과 불합격 여부를 통보받는다. 바로 이 모습이 무엇인가를 협찬 받아 위에서 내려준 미션을 클리어해야만 “자동차 한 대와 광고 모델의 기회”라는 현실적인 ‘기적’ 비슷한 것에라도 다가갈 수 있는 이 시대 ‘영가이즈’의 초상으로 보인다면, 너무 비관적인 것일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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