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검사>, 첫 회에서 보여준 절반의 성공
, 첫 회에서 보여준 절반의 성공" /> 1회 화 tvN 오후 10시 10분
“증거 없습니다. 이제부터 찾아야죠.” 모방사건인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장철오 부장검사(장현성)의 질문에 대한 민태연 검사(연정훈)의 대답은 OCN 가 다른 수사물과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민태연은 증거를 통해 결론에 이르는 일반적인 방식을 역행해, 죽음에 이르게 된 상황을 먼저 확인한 뒤 증거를 찾는다. 이는 주인공이며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인 민태연이 범인의 피를 맛보면 죽음 직전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죽음의 풍경이 현장의 증거와 맞춰질 때, 사건은 종결된다. 그 과정에서 피를 마시고 고통을 느끼거나, 극한 상황에서 뱀파이어의 모습으로 변하는 민태연의 모습은 매혹적이다. 선명한 핏빛을 그의 이미지와 겹쳐놓는 영상미도 빼어나다.

하지만 ‘뱀파이어면서 검사’인 민태연의 특별한 능력은 정작 수사극으로서의 재미는 반감시킨다. 타살로 보였던 한 여자의 죽음이 자살인 것을 확인하고 증거를 빠르게 정리한 초반의 에피소드처럼, 첫 회의 소재였던 보육원 여자아이의 죽음 역시 민태연이 미리 죽음을 보고 증거를 맞추어 가는 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본 이상, 그 여자 아이가 프랑스 인형이 있는 방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 자리는 민태연이 매력적인 모습으로 증거를 찾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채우며 민태연을 돕는 수사팀은 개개인의 캐릭터를 드러내지 못하고 증거를 찾아다닐 뿐이다. 뱀파이어인 자신을 숨기는 이상 “민검이 봤다는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의 이야기는 매력적이지 않다. 수사물이라면 민태연이 왜 뱀파이어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감각적인 영상만큼이나 꼼꼼한 서사가 필요하다. 민태연은 그저 죽음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이 느낀 고통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 죽음의 의미를 시청자들이 함께 느끼게 하는 이야기가 에 준비되어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