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 역습하기에 아직은 다리가 짧다
, 역습하기에 아직은 다리가 짧다" /> 10회 MBC 저녁 7시 45분
분명, (이하 )의 시선은 범상치 않다. 태평스럽게 생업을 미뤄두고 열애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 대부분의 드라마와 달리 이 세계의 인물들은 불안함에 시달리며 좀처럼 안주할 수 없는 현실의 사람들을 닮아있다. 취업에 실패한 진희(백진희)는 물론, 괜찮은 직업을 가진 하선(박하선)조차 학생과 학부모, 동료에게 존중받지 못하며 고된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은 서러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얄궂은 위로가 된다. 그리고 모두가 버거움에 발을 동동 구를 때, 혈혈단신으로 남은 지원(김지원)과 온 가족을 짊어진 계상(윤계상)만이 침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 서로를 눈여겨본다는 점에는 존재론적인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빼곡하게 심어둔 의미는 20분 남짓한 드라마의 어깨에 무겁게 걸터앉아 있다. 지난 10번의 방송 동안 은 인물들의 상황을 10번에 걸쳐 설명했다. 그러나 이것을 10개의 에피소드라고 보기는 어렵다. 상경한 승윤(강승윤)이 결국 종석(이종석)과 친구가 되는 과정은 돌발적이고, 하선과 지석(서지석)의 나들이는 그저 하나의 상황으로 등장할 뿐 드라마적인 구조를 갖추지 못한다. 분명 우스꽝스러운 상황은 등장하지만, 이것은 한 회 안에서 하나의 매듭으로 완결성을 갖지 못하는 탓에 종종 과격하게 보일 뿐이다. 요컨대, 긴 이야기의 흐름에 도달하기위해 달리는 매일의 다리가 짧다. 캐릭터가 쌓여 스스로 역습의 기틀을 다지기 전이라면 더더욱 에피소드의 힘이 중요한데 말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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