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 밤 11시 15분
영화 개봉이나 새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그 출연자들로 특집을 꾸미되 홍보 이상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것은 의 특기다. 아니, 특기였다. 방송을 2주 앞둔 기대작 의 안내상, 윤유선, 고영욱, 서지석, 박하선, 김지원이 ‘이미지 변신’을 테마로 토크를 나눈 어제 방송은 다양한 연령대에 각기 다른 이력을 지닌 데다 아직 서로 친해지기도 전인 출연자들의 조심스런 태도만큼이나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졌다.

물론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들의 사소한 발언까지 놓치지 않고 크게 리액션을 해주거나 박하선에게 노안 캐릭터를 만들어준 유재석-김원희의 노련함과 김병욱 감독의 캐스팅 속마음을 활용한 퀴즈 등 매 회의 출연진에 맞춰 포맷을 개발하는 제작진의 노력은 인상적이었지만, 자꾸만 가라앉고 뚝뚝 끊기는 맥을 살리기란 만만치 않아 보였다. 김나영이 민소희 오열연기를 펼치고 ‘원래 우는 상’ 이하늘이 시트콤 출연을 노리며 김병욱 감독을 향해 “슈퍼맨이든 개똥 역할이든 괜찮다”는 영상편지를 보내는 등 고정 패널로서 토크의 간극을 메우느라 고군분투하는 동안 모처럼 제몫을 한 것은 고영욱이었다. 그가 윤유선에게 ‘체리 향’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촤하하하”와 “너 양아치니?”의 뒤를 이을 유행어 “이게 작은 일이야? (예능 ver.)”를 선보이며 수시로 김지현을 소환하는 애드리브를 던지지 않았다면 명절에 6촌 이상 친척들만 모인 듯한 어색함은 시청자들의 몫이 되었을지 모른다. 첫 녹화도 하기 전의 토크쇼 출연이란 그만큼 위험한 것이라는 교훈이다.

글. 최지은 fiv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