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순수에 가까운 토크
, 순수에 가까운 토크" /> 월 SBS 오후 11시 15분
아직도 는 워밍업 중이다. 캠핑의 콘셉트는 여전히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세족식은 벌써 불필요한 순서처럼 느껴진다. 제공된 음식을 먹기 전에 “게임 안 해도 그냥 먹어도 되냐”고 의심하는 차태현에게 이경규가 “우린 그런 거 없다”고 대답 한 것도 친절한 대접이라기보다는 어설픈 설정으로 보일 뿐이다. 그래서 이 방송은 심심하고 싱겁다. 하지만 그런 까닭에 이야기는 종종 기대 이상으로 빛난다. 특히 이경규가 제작한 영화에 출연했고, 김제동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으며, 한혜진과 직업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는 차태현과 같은 게스트가 출연하는 경우, 방송은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한 장점을 발휘한다.

요컨대, 는 인터뷰를 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진행자들은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대신 게스트를 통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덕분에 진행에 서툰 한혜진은 빨리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고, 대신 김제동은 예상보다 한발 뒤로 물러난 태도를 보인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쇼’가 아닌 순수에 가까운 ‘토크’다. 차태현이 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분명 이슈와 동떨어진 방식이지만, 방송은 그 과정을 통해 네 사람이 진심으로 대화를 하게 만드는 쪽을 택한다. 그리고 보다 깊은 속마음이 드러나는 순간, 방송은 연출로 이야기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게스트의 표정과 눈빛이 만들어내는 효과에 집중한다. 차태현은 공황장애를 고백하며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된다”는 경험을 털어놓았고, 방송은 바로 그런 방식에서의 힐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순간의 힘이 시청자의 힐링까지 유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가능성은 과연 저력으로 입증될 수 있을까.

글. 윤희성 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