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삶의 빛마저 부익부 빈익빈인 세상이라니
, 삶의 빛마저 부익부 빈익빈인 세상이라니" /> 마지막회 MBC 오후 8시 40분
두 아버지가 함께 신부의 손을 잡고, 그 장면을 두 어머니가 손을 맞잡고 지켜본다. 그리고 신부 정원(김현주)은 질기고 오랜 인연을 나눠가진, 결국 자매가 되기로 한 금란(이유리)에게 부케를 던졌다. 너무나도 따뜻하고 행복한, 붙잡은 손이 감동적인 결혼식이었다. 그렇게 모두 행복해졌다. 하지만 이 행복을 위해서 온갖 곳을 뛰어다니며 노력한 것은 정원이었고, 이 행복은 그런 “반짝반짝 빛나는” 정원에게 모두 감화되면서 얻어진 것이다. 정원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겠다며 독기를 품었던 금란은 끝까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정원으로 인해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고, 사람 죽는 일에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던 사채업자인 승준의 어머니(김지영)는 결국 아들과 정원의 결혼을 허락했다. 어디서나 빛나는 정원은 햇살같이 웃으며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었다.

그러나 이 마지막은 생각처럼 따뜻하고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부모가 바뀌고, 키워준 부모와 갈등을 겪으면서도 정원은 한 번도 무언가를 진정한 의미로 잃은 적이 없었다. 모든 사람이 정원을 사랑했고, 모든 것들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정원이 명품 옷을 입고 자신을 꾸며서가 아니라 “투명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라고 대답한 금란의 말은 반쪽짜리 진실이다. 자신을 암매장하려는 남자와 악마 같은 시어머니까지 긍정과 사랑의 힘으로 이겨내는 정원의 모습 속에는, 결국 인간이 가진 천성이 전부이며, 그것으로 주변 사람들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손쉬운 결론이 숨어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건 그렇게 생겼기 때문이다”라는 선언은, 그렇게 생기게 태어나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자라난 이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것이 아닐까. 내내 정원의 그림자였던 금란은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빛나지 못했다. 결국 자신에 비해 정원이 얼마나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인지를 인정했을 뿐이다. 그래서 의 결론은 잔인하다. 삶에 비추는 빛마저도 부익부 빈익빈인 세상이라니. 이것은 결코 모두의 해피엔딩이 아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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