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버디>, 명랑골프소녀의 경쾌한 티샷
, 명랑골프소녀의 경쾌한 티샷" /> 1회 tvN 밤 11시 10분
지난해 3월 촬영을 시작한 가 편성을 받지 못하고 표류한 데는 골프라는 소재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도 작용했다. 일반 시청자에게 골프는 쉽게 두 가지로 인식된다. 고소득, 고학력, 고위층이 운동과 사교, 비즈니스의 목적으로 즐기는 문화 혹은 박세리, 신지애 등 LPGA를 휩쓴 여제들의 승전보로 상징되는 고난 극복과 성공의 스토리. 가 199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 당시 영상으로 첫 문을 연 것은 영리한 선택이다. 검게 탄 다리와 극명하게 대조적인 하얀 맨발을 드러내며 박세리가 쏘아올린 기적의 샷은, 골프가 부자들의 신선놀음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희망일 수 있음을 보여 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광일을 하다 야채장사를 하는 부모님을 둔 성미수(유이)가 “광부의 딸이 골프 한다 그럼 세상이 다 웃을 거다”라는 말처럼 제 옷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골프에 첫 눈에 반하고, 인생을 거는 이야기는 신선하지는 않지만 보편적인 드라마로 큰 무리가 없다. 어린 미수(진지희)가 골프 레슨비를 벌기 위해 야밤에 무덤가를 배회하는 일도 마다 않고, 밤새 골프채 하나에 의지해 낭떠러지에 매달려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골퍼로서 타고난 담력과 체력, 근성을 보여주는 것도 자연스럽다. 다만, 미수의 이야기에서 숙명의 라이벌이 될 민해령(이다희)과 조력자이자 삼각관계의 축을 이룰 존 리(이용우)의 등장으로 넘어갈 때 시퀀스가 뚝 끊어지는 느낌을 주는 등 다소 분절적인 편집이 아쉽다. 하지만 지상파 편성을 받지 못해 케이블로 표류한 전사(前史)에서 오는 선입견을 버린다면,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지만 지나치게 만화적이지 않고 드라마에 집중한 의 첫 회는 꿈을 향해 도전하는 열혈 소녀 성공기의 시작으로 꽤 경쾌한 티샷을 날렸다.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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