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반했어>, 넌 어느 시대에서 왔니?
, 넌 어느 시대에서 왔니?" /> 1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학내 밴드의 보컬이자 여학생들의 아이돌인 이신(정용화)이 동생의 맹장 수술로 공연을 펑크 내자 주최자로서 곤경에 빠진 규원(박신혜)이 대신 무대에 오르고,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은 연출가 석현(송창의)은 그런 규원에게 흥미를 느낀다. 1회의 클라이맥스였던 이 장면은 한 시간 동안 펼쳐진 전형적이면서도 작위적인 설정의 집결지와도 같았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라는 부제처럼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악연으로 얽히는 원동력은 이신의 무례함과 규원의 오지랖이고, 석현과 윤수(소이현)의 과거 연애사는 주변인의 입을 빌어 구구절절 설명된다. MBC 백승조(김현중)의 “머리 나쁜 여자는 질색” 만큼이나 황당하게 위악적인 “난 못생긴 애들은 질색이야”에 이어 자신이 펑크 낸 공연비를 돌려주며 봉투를 집어던지는 이신의 싸가지 없음은 캐릭터의 평면성을 새삼 확인시킬 뿐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가 그리는 청춘의 모습이 현재형보다는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그들에 대한 이미지를 답습하고 있다는 한계로부터 나온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는 경쾌한 모습과 초록의 캠퍼스는 아름답지만, 모르는 여학생이 남긴 밥을 태연히 먹거나 첫눈에 반한 상대 희주(우리)에게 “나타샤”를 외치는 준희(강민혁)의 캐릭터처럼 순수함을 빙자한 어색함은 극복되지 않는다. 그래서 규원에게는 “대결에서 지면 한 달간 노예하기!”라는 귀여니 소설 같은 조건을 내걸면서 윤수에게는 무조건으로 헌신하는 이신의 감정이 앞으로는 그 ‘무조건’에 대해 관객을 설득해야 한다는 숙제 외에도, 이 드라마가 해결해야 할 고민은 적지 않아 보인다. ‘레알’이라는 신조어만으로 2011년 대한민국 이십대의 동시대적 감수성을 표현할 수는 없지 않나.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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