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예능을 심판하는 예능이 왔다
1회JTBC목 밤 11시 5분



다섯 줄 요약

김구라마저도 “정말 말이 많네요”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의 사람들이 만났다. 김구라와 강용석, 그리고 두문정치전략연구소의 이철희 소장은 이주의 시사 핫이슈인 인선위 구성에 대해 ‘썰’을 풀었다. 김구라-강용석에 박지윤, 이윤석, 홍석천, 허지웅이 출연한 두 번째 코너에서는 ‘하이퀄리티 미디어 비평’을 지향하며 예능심판단을 꾸려, 강호동-신동엽-유재석 중 대한민국 예능 대통령을 뽑는 시간을 가졌다.



리뷰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MBC <명랑히어로> 초기 형태와도 유사하며, 두 번째 코너는 2008년 MBC <놀러와>에서 김구라가 예능계를 진단하고 예측했던 연말 특집의 확장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신 <썰전>은 연예뉴스가 일상적인 씹을 거리로 소비되고, 시사뉴스에까지 재미가 요구되는 시기에 맞추어 등장한 현재형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뒷말’의 아이콘과 같은 김구라가 이 프로그램을 위한 최적의, 어쩌면 유일한 진행자임은 물론이다. 어떤 형태로든 자기 이야기를 하는 토크쇼들 사이에서 동시간대에 그 토크쇼에 대해 말하는 전략은, ‘종편 스타일’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지상파가 될 수는 없는 JTBC라는 방송사의 생존전략으로 보인다. 수위 높은 토크와 뚜렷한 정치색이라는 종편의 틈새시장에서, <썰전>은 그 두 가지를 소재로 삼으면서도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부분에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균형을 잡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목만 전투적인 것은 아니다. 스스로 ‘미디어 비평’이라 이름붙인 예능 심판자 코너는 동시간대 토크쇼 뿐 아니라, 연예 매체와도 경쟁한다. “무분별한 공격을 일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거리낌 없이 제작진의 이름을 노출하고 현실적인 부분까지 공개하며 예능을 ‘심판’의 자리에 놓는 순간부터 <썰전>은 이미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예능을 심판하는 예능. 종편의 짧은 역사상, 가장 문제적인 예능의 등장이다.



수다 포인트

–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총리후보자 자녀의 병역문제를 이야기하다 “해병대 출신 아들을 입양하라, 예를들어 이정” 같은 말로 시사에서 예능으로 장르를 돌려놓는 김구라의 클래스.

– “기승전정치”: 모든 이야기를 정치권에 비유하며 “강호동 씨 (<달빛 프린스>) 시청률이 제 득표율입니다”라고 말하며 은근히 자신을 강호동과 동급으로 놓는 강용석의 새로운 캐릭터.

– “예능계의 저격수”: 김구라와 강용석의 닉네임에서 <썰전>의 수식어로 변경하게 된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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