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게스트는 거들 뿐
다섯 줄 요약
MBC 수 밤 11시 15분

오프닝부터 강했다. 소녀시대를 “꺾어진 50이 된 소녀들”, “대형 스캔들 떡밥까지 물고 온 소녀시대”라고 소개한 MC들은 멤버들이 의자에 앉자마자 공격을 시작했다. 스캔들 상대인 원빈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수영의 해명에 수영하고 있는 원빈의 사진을 들이밀었고, 4년 전에 찍은 ‘댄싱퀸’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때와) 달라진 분이 있다”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엔딩은 ‘라스’ 식 질문 대신 멤버들의 훈훈한 릴레이 조언이었다.



리뷰

쉬지 않고 숨 가쁘게 달린 한 시간이었다. 유세윤은 “투명인간이 되면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써니의 말에 여자친구의 애교를 볼 수 없어 슬픈 남자친구를 연기했고, 효연이 명상힙합을 하면 어떻겠냐는 농담이 나오자마자 ‘두 눈을 감고 Say Yeah’를 외쳤다. 이에 질세라 윤종신은 “(연예대상에서 받은) 상 값 해야 된다”며 ‘시냇물 졸 to the 졸 to the’라는 즉흥 랩을 선보였다. 소녀시대는 “식상”한 해명과 그동안 많이 봐왔던 개인기를 선보이며 끝까지 ‘정줄’을 놓지 않았고, 그저 머리가 산발이 되도록 웃는 격한 리액션으로 MC들의 고군분투에 화답했다. 효연이 자진해서 진흙탕에 뛰어들어 스스로의 힘으로 토크의 지분을 획득했지만, MC들의 역할을 보완하기엔 역부족이었다.비유하자면, 어제의 방송은 죽도록 달리는 MC와 그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없는 게스트의 조합이었다.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 게스트를 공격하는 MC들의 얼굴에는 능글맞은 미소 대신, ‘라스식 공격’이나 ‘라스만의 재미’라는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 혹은 9명의 게스트를 골고루 커버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묻어났다. 멤버들이 서로에게 건넨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새겨들어야 할 사람은 소녀시대가 아니라 ‘라스’ MC들이다.

수다 포인트
-애교를 배워봅시다: 코 찡긋+종종걸음 콤보에 도전해 봅시다. 부끄럽다고요? 이불에서 하이킥 천 번만 차면 괜찮아져요.
-칭찬을 배워봅시다: 잘난 척 하는 밉상 친구에겐 마치 ARS 음성 같은 영혼 없는 칭찬, ‘대.단.하.다.’를 날려주세요.
-실컷 부러워합시다: “종석이는 유일한 동갑내기 친구”라는 효연의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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