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천리 길도 취업뽀개기부터
다섯 줄 요약
1회 MBC 밤 9시 55분
학자금 대출과 아르바이트 사이를 줄타기한 끝에 간신히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서원(최강희)은 일당을 받기 위해 결혼정보회사의 맞선 자리에 나갔다가 어머니에게 등 떠밀려 나온 부잣집 아들 길로(주원)를 만난다. 길로는 자신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서원에게 흥미를 느껴 레이싱 대결에 데려가지만 경기 도중 쇼크를 일으킨 서원으로 인해 내기에 지고 차를 잃게 된다. 서로에게 최악의 기억을 안은 채 헤어졌던 두 사람은 국가정보원 7급 공무원 공개채용 면접 시험장에서 재회한다.



리뷰
야무지고 생활력 강한 여자와 철없어 보이지만 귀여운 남자, <7급 공무원>의 기본 구도는 최강희의 전작 SBS <보스를 지켜라>를 비롯한 로맨틱 코미디의 한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장르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인생의 교집합이 거의 없는 서원과 길로가 각기 다른 목적으로 나간 맞선 자리와 국정원 시험장에서 잇따라 마주치는 우연이나 감정 선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것은 그리 눈에 띄는 흠이 아니다. 지기 싫어하는 두 남녀의 기 싸움과 “유관순은 여사가 아니고 열사”라거나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철마다 시장바닥 돌아다니면서 떡볶이에 순대 먹어 가며 한 푼 줍쇼 구걸해야” 처럼 사회상을 풍자한 대사, 서원이 인적 드문 도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음식점 배달원을 활용하는 에피소드 등을 통해 전체적인 캐릭터의 생동감이 빠르게 구축된 덕분이다. 그러나 서원과 길로가 아직 국정원 밖에 있는 상황에서 생계형 첩보 공무원 김원석(안내상)의 애환, 과거 작전의 트라우마, 훈육관 자리를 둘러싼 직원들의 갈등, 산업스파이 최우혁(엄태웅)의 귀국 등 다양한 층위의 사건들을 나열하면서 이야기는 산만해졌고 완급 조절이 부족한 연출은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비교적 무난했던 1회보다도 서원과 길로의 국정원 입성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2회에서 더 뚜렷한 개성과 흥미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수다 포인트
– [리빙 포인트] 간첩신고 전화번호는 111, 간첩신고 포상금은 비과세 대상이다.
– [제보 포인트] 맞선 나와 소파에 발 올린 채 이어폰 꽂고 태블릿 PC 보며 공부한다는 한길로 때문에 분노한 언니들, ‘감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에서 진상의 추억을 공유해 보아요.
– [댓글 포인트] “멋지게 살고 싶어서” 국정원 들어오고 싶다는 한길로 씨? 어서 와, 정직원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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