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누구든 주인공이 되는 토크쇼
다섯줄 요약

SBS 월 밤 11시 15분
요식업 브랜드 27개와 국내 매장 426개를 소유한 ‘700억 밥재벌’이자, 신부인 소유진과 15살 차이가 나는 “노총각들의 희망”, 백종원이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찾았다. 낯익은 얼굴은 아니었지만 음식을 향한 깊은 애정과 자영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묻어나는 그의 이야기들은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흥미로웠고, 재혼설이나 숨겨둔 아들이 있다는 등의 루머를 돌파하는 태도는 소탈해서 더욱 빛났다.



리뷰

혜민스님과 같은 유명인도, 연예인도 아닌 게스트를 시청자들 앞에서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을 재조명하는 것만큼,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인물을 발굴해내는 것 역시 토크쇼의 재량에 달려있다. 백종원이 초대된 어제의 방송은 <힐링캠프>가 전자뿐 아니라 후자의 경우에도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세 명의 MC들은 별다른 진행 없이 백종원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만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방송은 눈에 보이지 않게 흐름을 조율함으로써 게스트의 매력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어릴 때부터 먹을 것에 유난히 애착이 강했다는 백종원의 고백은 먹거리 사업에 관한 주관으로 자연스레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구축된 그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는 소유진과의 결혼에 대한 에피소드에서도 빛을 발했다. 또한, 루머 해명에지나친 무게를 두지 않은 것은변명을 위한 방송처럼 보이지 않게했다는 점에서효과적이었다. 뻔한 자기계발서식 가르침이나 가십거리 대신 백종원이라는 사람 자체의 모습이 가장 크게 남은 것은 그 덕분이다. 이로 인해 <힐링캠프>는 여태껏 만들어진 틀을 깨고, 스타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는 토크쇼로 한 뼘 더 나아갈 계기를 마련했다. 아주 미미할지언정, 뒷걸음질 치기 십상인프로그램들 속에서 눈에 띄는성장이란 이런 것이다.

수다 포인트

– 오늘의 궁금증: 저도 제대로 못먹으면 화가 나고 힘이 빠지는데, 요식업체 대표가 될 자격이 충분한 건가요?

– 우삼겹, 대패삼겹살, 쌈밥, 제육볶음, 짬뽕…… 정말 맛있죠.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오늘 점심시간에 제가 한번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유난히 빛나던 경규 옹의 눈을 보니, 조만간 김밥집과 치킨집을 이을 음식 프랜차이즈가 또 하나 탄생할 듯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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