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그 물건>, 홈쇼핑이 아니잖아요
다섯 줄 요약

JTBC 금 밤 11시

다섯 남자가 자존심 싸움을 벌인 두 번째 품목은 로봇청소기였다. 톡식이 고른 ‘로봇왕’과 이훈의 ‘탱자’가 국내 가전 양대 라이벌 사의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이상민이 선택한 세계 판매 1위 ‘쌈바’와 중소기업 전도사를 자처한 김구라의 ‘뽀뽀’는 의외의 변수로 작용했다. 디자인 비교, 주행 궤적 실험, 물걸레 실험, 장애물 인식 실험과 힘 대결, 흡입력 대결 등을 지켜본 방청객 평가단은 ‘로봇왕’을 최고의 로봇청소기로 선택했다.

리뷰

극한의 내구성 실험에 올인한 첫 회에 비해, 청소기에 매직펜을 달아 주행 궤적을 보여주고, 같은 조건에서 제한시간 동안 이물질을 얼마나 많이 청소해 내는지 실험한 2회는 성능 테스트라는 가제트 쇼의 본질에 조금은 더 가까워졌다. 국내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이훈과 중소기업 제품의 잠재력을 역설하는 김구라, 트렌디한 선택을 하는 톡식 등 캐릭터에 따른 멤버들의 제품 선택 기준도 더 선명해졌다. 하지만 <남자의 그 물건>이 집중하는 건 여전히 ‘성능 테스트’보다는 ‘흥미로운 볼거리’에 가깝다. “스튜디오 천장은 일반 가정집보다 높아 센서가 오류를 일으킬 수 있어 실험의 정확도는 낮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에도 굳이 어떤 청소기가 충전 도크를 먼저 찾아가나 실험한 것까진 애교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로봇청소기의 성능을 가늠하는 데 줄다리기를 통한 힘 대결이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쇼의 선배격인BBC의 <탑기어>나 영국 채널5의 <더 가제트 쇼>가 단지 황당한 실험만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게 아니듯, <남자의 그 물건> 또한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실제 성능과 관련된 볼거리를 고안하는 데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수다포인트

[다음 중 가장 안타까운 상황은?]

– ① 로봇청소기에게 말을 건네고, 함께 비트박스를 하더니, 급기야 ‘이 친구’라고 호명하며 “전 필요해요!”라고 간절한 러브콜을 보낸 이상민의 외로움.

– ② ‘뽀뽀’에 대한 자신의 충성도를 입증하기 위해 로봇청소기에 입까지 맞춰 보인 김구라의 절박함.

– ③ ‘남자가 많아 국군방송 같다’는 이유로 1회 만에 MC에서 내레이션으로 역할이 축소된 장선규 아나운서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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