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스페이스 오디세이 외계생명체>, 다큐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브리핑
추측이 아니라 과학이다. <2013 스페이스 오디세이 외계생명체>(이하 <외계생명체>)는 UFO 사진이나 심증이 아닌 과학으로 외계생명체를 찾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1800년대 말 천문대에서 화성을 연구했던 로웰부터 여러 나라의 인사말을 넣은 골든레코드를 우주로 보내고 지난해 탐사 로버큐리오시티가 화성에 도착하자 눈물을 흘리는 나사 과학자들까지 인류의 열정이 기록됐다. 아직은 아니지만 기술의 발달로 2,30년 내에 외계생명체를 찾을 수 있을 거란 과학자들의 기대까지 말이다.



리뷰
과연 외계생명체는 있는 걸까. <외계생명체>는 이 질문으로 시작해 같은 질문으로 끝난다. 결국 이 다큐멘터리는 “풀리지 않을 수도 있는” 답을 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질문에 매달리는 인류의 끈질긴 탐구 정신을 기리는 여정인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병렬 구조 속에서 비슷한 온도로 제시됨으로써 다큐멘터리 전체 흐름과 리듬은 늘어지게 됐다. 지금도 태양계를 탐사하는 보이저 1호, 외계문명의 수를 예측하는 방정식을 만든 드레이크 박사, 전파를 이용해 외계신호를 분석하는 SETI 연구소의 질 타터에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까지 하나같이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는 각각의 정보는 부드러운 연결고리 없이 던져진다. 윤건의 나긋나긋한 내레이션도 흐름의 강약을 조절하진못했다. 방송이 끝날 즈음 마치 배는 부르지만 정작 무엇을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촘촘한 취재와 화려한 영상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것을 전달하는 것은 스토리다. 어려운 개념을 풀어나갈 수밖에 없는 과학 다큐멘터리임을 고려하면 이번 스토리텔링의 부재는 더욱 아쉽다. 드라마틱하지 않더라도, 모르는 개념이라도 몰입할 수 있는 구조를 찾아야하지 않았을까.



수다포인트
– 정말 외계생명체는 있는 걸까요? 너무 답답하니 문득 이 분에게라도 물어보고 싶네요.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내 눈을 바라봐. 넌 건강해지고…”
– 아니면외계어의 달인, 빵상 아줌마에게라도…
– 드레이크 방정식은 N=R*·fp·ne·fl·fi·fc·L. R*은 은하계에 지적 문명이 발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가진 항성이 만들어질 비율, fp는 그 항성이 행성계를 가질 비율, ne는 그 행성계가 적합한 환경의 행성을 가질 비율… 점점 머리가 빙빙 도는 방정식. ‘수포자’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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