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실록>, 반쪽짜리 2012년 결산


< KBS 영상실록-2012 대한민국 > KBS1 목 밤 10시
대한민국의 2012년은 <뮤직뱅크>의 파리 공연으로 대변되는 한류 열풍으로 시작해,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장면으로 마무리 되었다. < KBS 영상실록-2012 대한민국 >(이하 <영상실록>)은 특별한 포장 없이 사실을 중심으로 2012년을 정리했다. 새옹지마인 인생사가 그러하듯 한 나라의 한 해에도 나쁜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좋은 일이 있었다. 현 정권의 실세들이 비리로 구속되는 와중에도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학교 폭력 문제나 반복된 잔혹 범죄 사이에도 <피에타>의 베니스 국제 영화제 수상이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과 같이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일 만 한 일들이 따라왔다. 태풍 볼라벤이 오고 기록적인 한파가 와도 결국 그 다음 계절이 찾아오듯이, 굳이 나누자면 부정적인 사건들이 더 많은 한 해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나빠지지는 않으리라는 기대가 남는 마무리였다.



하지만 <영상실록>의 기록이 2012년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올해 상반기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던 언론사 파업은 자취를 감추었고, 쌍용차 사태 등 노동계의 문제들 역시 일체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한 해에 있었던 사건을 모두 다 보여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이슈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는 객관적인 시선이었는지는 다시 한 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이슈의 경중을 따질 수 없다 하더라도, 모바일 게임의 규모 성장과 언론사 총파업 중 어느 쪽이 더 다룰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결정해 국민의 알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바로 언론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벌어진 일들을 정리하는 특집으로서의 <영상실록>은 <역사스페셜> 시간에 방영되었다. 이 실록의 기록자인 KBS 또한 자유롭지 않은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기록해야만, 그렇게 기록된 오늘이 쌓여 역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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