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싶다
다섯 줄 요약
SBS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학창시절부터 어머니 대신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던 6년의 시간, IMF를 계기로 시작된 정치인생, 최근 대통령 선거 유세 활동까지 짚어냈다. 하지만 정작 기억에 남은 것은 청바지, 빨간 워커, 브라우니 인형, 말춤, 파스를 붙인 두 손이었다. 잊을 만하면 2006년 피습 사건을 언급했고, 차분하다 싶으면 잔잔하거나 웅장한 BGM으로 감정을 자극했다. 다큐멘터리와 자서전의 경계에서 길을 잃었다.



Best or Worst
Worst: 분명 꼼꼼했다. 문제는 인간 박근혜를 다룰 때만 그랬다는 점이다. 15년의 정치인생을 “난파된 한나라당의 선장”과 “선거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로 요약해버린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는방송 초반에만 해도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는 듯한 속도감을 자랑했다. 구체적인 정치적 행보는 과감하게 생략한 채, 유세 도중 신발가게에 들어가 구입한 빨간 워커를 클로즈업하고 브라우니 인형과 함께 등장하는 모습을 길게 비췄다. 그러나 인간 박근혜 탐구생활은 오래 달리기와도 같았다. 오로지 “차분하고 흐트러짐 없는 단정한 모습”을 증명하기 위해 학교 생활기록부를 분석하고 동창과 친지의 증언을 인용하는 것은 물론, 동네 세탁소 주인 인터뷰를 통해 평소 입고 다니는 옷의 소재가 “서민층에 속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번 양보해서 앞으로의 5년을 책임질 대통령의 성품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임을 감안해도, 박근혜 당선인의 당면 과제를 설명하는데 할애된 시간이 48분 중 고작 2분이라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국가와 나는 결혼했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헌신에 감동했다는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님, 팬들과 결혼했다는 오빠들 보면 통곡하시겠어요…
-목에 점 있는 것까지 작은 어머니(故육영수 여사)와 닮았다며 놀라워하는 사촌언니 분, 발가락 닮은 부자지간 보시면 놀라 쓰러지시겠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몰아치는 BGM의 최고봉인 ‘You Raise Me Up’을 틀지 않았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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