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선택 2012>, 수렁에 빠진 내 MBC
다섯 줄 요약
MBC <선택 2012>는 선거 방송 최초로 영화 촬영에 동원되는 ‘테크노 크레인’을 내세워 스튜디오 1, 2층을 오갔지만 “시청자들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효과는 없었다. 광화문 광장의 대형 통유리 스튜디오에서는 박명수, 조형기, 광희가 추위로 입김을 내뿜었고, 사자성어를 콘셉트로 한 대선 정국 스케치 영상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지원하는 연예인들 위로 ‘천군만마’라는 자막이 떠올랐다. 그런데 각 지역의 특산 떡 소개와 ‘소통’, ‘화합’ 등 두루뭉술한 희망 메시지를 뒤섞은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Best or Worst
Worst: 선거 방송이 예능이어야 할 필요는 결코 없다. 그러나 5년에 한 번,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를 중계함에 있어 시청자 유권자를 사로잡기 위한 시도와 노력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감각과 고민의 부재를 보여준다. 특수 장비 도입, 전문가 초청, 연예인 섭외, MBC <출발! 비디오 여행> 스타일로 편집한 VCR, 과거 대선 후보들의 이색 공약 소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하게 구색을 맞추긴 했으되 형식 이상의 무엇을 내놓지 못하고 나온 진부한 결과물은 준비 부족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생방송 중 멘트가 뚝뚝 끊기는 것과 같은 방송 사고는 차치하더라도,쇼로서의 재미도 판세 분석에 있어서의 전문성도 획득하지 못한 <선택 2012>의 딜레마는 제작 현장의 많은 인력들이 내쫓기고 흔들려온 MBC가 처해 있는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그리고 방송의 결말에 따르면, 이제부터 MBC가 직면한 것은더 깊은 수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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